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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May 20. 2024

햇살처럼 펼쳐 나가는 사는 '맛' 그리고 새로운 독서법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지난 글에 이어  <한국인에게 나는 누구인가> 책의 '욕심과 다스림' 내용을 묻고 따지고 풀어봅니다.


욕심과 쓴 맛

다음 포기말[1]은 최근 읽는 다른 책에서 깨달은 점과 연상작용을 일으킵니다.

욕심은 임자가 대상에서 느끼는 맛에서 비롯한다.

분명 욕심과 맛을 연결시키는 일이 낯설기는 하지만 <고통을 다루는 방법: 욕심과 고통과 임자를 연결시키기>를 썼던 경험이 연상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죠. 특히 고통이라는 낱말의 바탕을 풀어 본 경험이 작용했습니다.


몸으로 퍼져가는 통(痛)과 다르게 괴로움(苦)은 쓴 에서 비롯되었다는 가정이 바로 그것이죠.


햇살처럼 펼쳐 나가는 사는 '맛'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볼까요?

사람은 대상에서 느끼는 맛을 갖거나 버리는 과정, 곧 욕심을 채우는 일을 통해서 스스로 임자로서 구실하게 된다. 이는 사람이 욕심을 채우는 일을 통해서 임자로서 구실하는 맛을 알게 됨을 말한다.

실생활의 사례에 대입해 볼까요? 아래는 방금 전에 제가 좋아하는 형님과 카톡으로 나눈 대화입니다. 어제 자루 우동이라는 일본 요리를 처음 먹었는데, 그 식감이 기가 막혔는지 하루가 지나고 갑자기 생각나서 고마운 마음을 글로 표현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형님이 우동을 직구로 시켰다며 저에게 선물로 주겠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 대한 저의 인식을 두고 '햇살처럼 펼쳐 나가는 사는 맛'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아무래도 책의 진도는 잠시 멈추고 제 머릿속에서 일어난 현상과 이해 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을 이 글을 목표로 삼아야겠습니다.


우동 맛과 그것을 나누는 맛 그리고 마음을 함께 하는 맛

앞선 대화는 우동 맛에서 비롯합니다. 최봉영 선생님 글에 대입시켜 볼까요? '사람은 대상에서 느끼는 맛'이라는 매듭말[2]에서 사람은 '우동 맛 아는 형님'과 저를 각각 대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상은 '자루 우동'이죠. 그런데 여기서 다른 맛으로 번져 나갑니다. 혀로 느끼는 맛과 마음으로 느끼는 맛은 분명 다른 것이지만 우리는 느낌을 이용하여 마음에서 이를 얽히게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이를 은유라고 부르죠.


아무튼 그렇게 은유를 사용하면 '욕심을 채우는 일을 통해서 임자로서 구실하는 맛'의 사례를 위 대화에서 여럿 찾을 수 있습니다.

식감에 대한 기억을 나만 느끼기 아쉬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때 느껴지는 맛

맛을 알아주는 동생의 말에 기뻐하며 다시 기쁨을 누리려고 선물을 하려는 마음(일종의 바람직한 욕심)

부담을 느껴서 거절할 때 작용하는 과한 맛에 대한 감각

우동 맛이 그리워서 직구로 구매하는 추진력(욕심의 힘) 활용

부담을 줄여서 다시 선물하며 맛을 조절하는 임자의 작용


바로 이해를 추출하는 독서와 쓰기 병행법

방금 제가 대입한 행위는 스스로 익힌 저의 학습 방법인데요. 마침 오늘 아침에 페북에서 본 글에 인용된 포기말(문장)과 그대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어 인용합니다. '언어입력에 의해 주어진 단서'란 제가 책에서 접하는 문장들이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에 '실제 경험'에 대입합니다. 앞서 카톡 대화에 대입한 장면이죠. 그렇게 흔적들을 통합하고 배열하면 대리 경험 혹은 간접 경험 형태로 저자의 경험을 일부나마 내 정신 속에서 재현할 수 있는 것이 이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한 연유로 박문호 박사님이 '이해는 뒤에 따라오는 거예요.'라고 말씀하셨겠죠. 하지만, 저는 책을 읽을 때 편안하게 읽는 대신에 바로 일상에 대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왔는데, 대략 2020년부터 했으니 4년 정도의 노력 끝에 방법을 대강 찾은 듯합니다. 제가 만든 방법에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바로 이해를 추출하는 독서와 쓰기 병행법' 정도가 되겠네요.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어구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매듭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

(6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61. 온인 나로 또는 쪽인 나로 마주하기

62. 닫힌 우리에서 유기체들의 조직으로

63. 우리의 네 갈래 그리고 남을 님으로 높이는 일

64. 한국인과는 다른 영국인과 중국인의 우리

65. 누리에 때와 틈과 함께 나는 낱낱의 존재

66. 한국말 살다, 살음, 살기, 삶, -살이와 살리다

67. 사람도 해를 닮아 살을 뻗어나가는 것이 삶이다

68. 마음에서 낼 수 있는 힘을 바탕으로 한 살이

69. 욕심과 다스림: 추진력인 욕심을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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