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돈의 지배 작용과 직업의 매개 작용>에 이어 WHY의 <Money: 풍요 속의 결핍>을 읽고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다음 내용을 읽다 보면 이미 삶의 많은 부분에서 눈속임에 무감각해지고, 당연시 여기는 부분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농약 성분인 성장촉진제를 맞히고, 붉게 반짝이게 하기 위해 사과에 착색제를 바르고, '당도를 맞춰서 오라'는 마트의 요청에 따라 딸기에 '작업'을 해야 하는 현실은 농부의 잘못일까? 마트의 잘못일까, 내 잘못일까, 과일 잘못일까. 자연의 섭리대로 짓는 농사는 점점 더 귀해지는 세상이다.
규제로 인해 꼭 표기하게 하고 있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저는 그것조차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잠봉과 프로슈토에는 색소와 보존제 역할을 하는 아질산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다고 꼭 뒷면에서만 말을 해준다.
한편, 잠봉과 프로슈토는 처음 들어 본 표현이라 제미나이 도움을 구합니다.
사실 이들이 악순환인 것은 맞지만 어쩐지 무시하게 됩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악순환은 사소한 식탁부터 인류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삶 속에 악순환이 고요하게, 하지만 쉬지 않고 가동되는 동안 정보는 왜곡되고 분절되고 가려져(통제와 조작) 악순환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 물에 물 탄 듯 결론 없이 끝이 난다.
통제 불가능한 것이라고 판단해서 그럴까요? 아니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악순환이란 불현듯 나타나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서로 결합하고 이용하고 연결하고 커지면서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드는 속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관심을 둔다고 해도 과연 악순환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의문이 드는 가운데 저자는 '악순환의 생태계'에 대해 말합니다. 열쇠가 나에게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연결이 지배하는 네트워크 세상에서 '나'의 힘은 오히려 강력하다. 다만 규모를 만들 수 있는 원리, 시간을 창조하는 원리가 필요할 뿐이다.
악순환의 주인공이 '나'라고 생각해 본 일은 단연코 한 번도 없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악순환의 주인공이 '나'라는 자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천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왜곡된 진실은 이런 악순환이 계속 자라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급되는 혈액이다.
참여하지 않으면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걸까요?
모두가 참여하고 있는 악순환에서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가는 이해 당사자들(기업, 정치권, 미디어, 학계)의 서로 돕는 지배종속(먹이사슬) 구조를 기반으로 제 역할이 부여된다.
저자는 '우리의 관성이 수명을 연장한다'라고 강조합니다.
악순환에 공급되는 혈액과 왜곡된 정보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악순환의 수명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신뢰를 만들어 내는 일이 열쇠가 되는 걸까요?
신뢰란 겉과 속이 같을 때 돌려받는 보상이다. 신뢰는 받는 사람, 주는 사람, 쌓이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을 두고 정보의 축적을 통해 신뢰 관계가 자라고, 세상은 이 관계를 통해 움직인다. <중략> 무엇이든 지속 가능한 힘의 원천이 신뢰에 있다.
다음 다발말을 읽을 때는 또다시 <사피엔스>에서 말한 '뒷담화' 혹은 '허구의 힘'이 떠오릅니다.
환경, 기후, 에너지, 전쟁, 자연, 생태계처럼 수백 년 누적된 악순환의 악순환도 있다. 게다가 우리 스스로가 악순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우는 문제를 인지한 다음에도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신뢰를 주고받을 대상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두 이대로 가던 길을 가야 한다. <중략> 악순환은 반드시 (관계의) 파괴를 초래하게 되어 있지만, 그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것인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악순환의 수명을 최대한 늦추고자 하는 힘과 이를 최대한 빠르게 소멸시키고자 하는 힘 중에 나의 무게는 어디에 있는가. 작고 나약한 우리에게 소멸의 시간을 앞당길 힘이 있는가.
이어지는 문장은 그야말로 띵언입니다.
참과 거짓의 구분은 흑과 백처럼 명료하지 않다. '의도 intention'에 의해 정해진다. <중략> 진실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레퍼런스를 통한 나의 이해다. 내가 주인이다.
레퍼런스를 통한 나의 이해!
이어서 저자는 '악순환의 아킬레스건'을 설명합니다.
존재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연결은 '살아 있음‘이 가진 본성,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존재적 가치를 만들고 나누는 경험에서 떨어질수록 고갈되는 생명 자체이기 때문이다.
유기체적 연결을 통해 나의 진실이 커져 나가는 길이 과연 악순환을 막는 힘이 될까요?
존재적 가치란 내가 아닌 세상(대상)을 향한 '왜'가 만드는 가치,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나, 치유되는 나를 만든다(다음 장 참고). 나눌수록 커진다. 돈이나 권력처럼 나눌수록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 기쁨, 만남(관계 맺기)처럼 나눌수록 커지는 가치를 말한다
강한 확신은 아닐지라도 저 역시 요즘 다음 포기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내가 누구인 줄 알기에,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고, 길을 아는 사람들이 발견한 삶의 비밀이다.
마지막으로 '악순환의 균열'이라고 이름 붙여진 섹션에서 만난 다음 포기말은 눈에 띕니다.
정보란 운명 공동체를 결정하는 몸의 피와도 같다
그리고, <바로 보고 녀기는 역량 그리고 바탕을 함께 하는 대화법>에서 인용했던 그림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러한 피를 상식이라 불러온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7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76. 잠재력을 믿고 명확한 비전 수립 이후는 하도록 놔두기
77. 감정을 무시한 대가는 나쁜 관계의 기억으로 쌓인다
78. 돈의 신뢰 작용과 가치를 바라보는 다양한 장면들
79. 스테이블 디퓨전 모델과 GPT의 기반, 트랜스포머 구조
82. 반사적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선행 조건
83.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84. 우리는 돈 앞에 평등하다, 오직 돈만 가치를 가질 뿐
86. 일상을 파고드는 생성 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