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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08. 2024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이론의 기억과 실행의 기억 간의 간극>에 이어 <테니스 이너게임>의 제5장 '기술의 발견' 일부를 읽고 느낀 점을 씁니다.


자세히 관찰하려면 자기 연민이 필요하다

다시 읽으며 고마움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풋워크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다.

부끄러움이나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극복하고 자세히 관찰하려면 연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복습(?) 하기 때문입니다. 복습이라 표현한 이유는 바로 <판단을 내리지 말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연민의 힘>을 쓰면서 '자기 연민'에 대해 느끼고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더불어 감정 과학자로 입문한 덕분에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면 감정을 정보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떠올립니다. 

그토록 이해가 안 가던 '공감의 본질'에 대해서도 이제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고마운 마음이 솟아납니다.  


요즘 자주 접하긴 하지만, 여태껏 워낙 안 쓰던 말이라 다시 한번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씨말인 개별 한자의 유래[1]까지 찾고 난 후에야 감이 조금 오는 듯했습니다.[2]

TDD를 가능하게 하는 자기 연민 그리고 대칭화 활용

다시 책으로 가면 자세히 관찰하는 예시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지침의 여러 내용 중 체중 이동과 같은 한 가지 항목을 특히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바꾸려고 하지는 말고 현재 체중 이동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보기만 하면 된다.

읽는데 세포가 기억하는 TDD 수용 때의 고통이 소환됩니다. 지금에서야 그 고통의 이유를 알 듯합니다. 실패를 맛보게 하는 평가에 대한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연민이 부족했습니다.


한편, 다음 포기말(=문장)은 같은 맥락의 예시이지만, 저에게는 다른 관점으로 읽혔습니다.

적절한 각도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다. 45도로 할 때 어떤 모습인지 한번 본 다음, 당신의 풋워크 각도를 주의 깊게 보면 된다.

박문호 박사님께 배운 '대칭화'와 결합하였습니다. 거기에 이분법을 더하면, 상충관계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용기(container)와 내용물(component)의 대칭이나 반면교사 그리고 윤구병 선생님 글에서 배웠던 '있음과 없음'을 함께 떠올리는 사고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각적 이미지와 감정적 이미지를 통해 동작을 배운다

뒤이어 등장하는 다음 포기말은 이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자아 2가 당신에게 가장 맞는다고 판단한 부분이 지시 사항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바로 <시각적 이미지와 감정적 이미지를 통해 동작을 배운다>를 썼기 때문에 역시 복습처럼 여겨졌습니다. 한편, 어제 봤던 영상에서 이종범 코치가 후배 선수인 김도영 선수에게 자신을 믿고 자신 만의 방법으로 성장하라고 조언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거의 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내용도 뒤를 따릅니다.

세부사항에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숙련자의 시범을 잘 관찰하면서 이를 흉내 내려고 한다면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 게 바로 '대칭화' 응용의 한 가지 사례란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바로 '대칭화'로 인식하지 않고 개별 동작을 분해해서 평가하면 '충조평판'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때 본인의 스윙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전체적인 스윙에 대한 감을 잡을 때까지는 결과가 어떻게 되건 개의치 않아야 한다. 그때까지는 세부사항에 신경 쓰지 말고 저절로 교정되도록 놔둬야 한다.

브런치 글이 1,000개를 찍을 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운동을 배울 때 어떻게 도울지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는 듯합니다.

마치 정답을 다시 확인시켜 주려는 듯한 문장이 등장하네요.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잊고 있었는데 몇 달 전에 겪은 인턴사원 코칭 경험과도 그대로 부합하네요.


주석

[1] 한자 낱말의 유래를 찾아보면서 최봉영 선생님이 역설하신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2] 이 글을 쓰고 나서 <그저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연민일까? 연민이란 무언가?>를 썼습니다.


지난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연재

(7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71. 나에게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72. 인공 신경망의 인식 능력과 디퓨전 모델

73. 나를 지배한 사고의 틀을 해체하면 만날 또 다른 나

74. 시작은 칠판 대신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75. 가면의 내면화와 함께 하는 존재적 빈곤

76. 잠재력을 믿고 명확한 비전 수립 이후는 하도록 놔두기

77. 감정을 무시한 대가는 나쁜 관계의 기억으로 쌓인다

78. 돈의 신뢰 작용과 가치를 바라보는 다양한 장면들

79. 스테이블 디퓨전 모델과 GPT의 기반, 트랜스포머 구조

80. 이론의 기억과 실행의 기억 간의 간극

81.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6가지 기준과 패턴들

82. 반사적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선행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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