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덕후의 탄생
페벗 님의 소개로 흥미로운 지도를 보게 되었습니다.[1] 이제 상식이 바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징어를 보고 동해안에서 잡은 거냐고 묻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제는 서해안 오징어냐고 물어야 할 상황이니까요.
상식이란 말을 떠올렸더니 지난 주말에 이웃에게 들었을 말이 생각났습니다. '어떻게 남현희 사건을 모를 수 있냐'라는 말이었습니다. 아내가 중간에 추가 설명을 하려다가 제가 배경을 전혀 모른다는 점을 눈치 채자 저를 빼고 둘이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그 일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빙그레 웃게 되었습니다. 그게 저니까요. 그러니까 10 년도 전에 팀장일 때, 팀원 모두에게 일과 중에 네이버 포탈을 보지 말라고 지시한 일이 떠올랐습니다. 근거는 이렇습니다. 네이버 뉴스를 보면서 일과 시간을 소비하면서 저녁에 야근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네이버 뉴스 볼 시간을 아껴서 일과 중에 일을 마치고 집에 가서 원하는 일을 하라는 논리였죠.
생각해 보면 각박한 처사였으나 스스로 10 년 간 지켜오던 규칙을 팀원들에게 강조한 것이 지나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외침이 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이죠. 어떤 독자님들은 이 이야기를 왜 하나 싶을 수 있을 꺼라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언제로 할까요? 대충 90년 초로 잡아 볼까요? 그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는 종이 신문을 보고 밤에는 9시 뉴스를 봤습니다. 우리 집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문 대신 네이버 뉴스 포탈 아니면 다음 아고라를 봤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둘 다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자리는 페이스북이 차지했죠. 저만 둘 다 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부터 우리의 상식은 갈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아래 그림에서 소문을 전달하는 사람이 뉴스라고 생각해 볼까요? 그것이 축적된 기억을 상식이라고 생각하면 제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지 않았더라면 이런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상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각해 볼 생각도 못했을 때니까요. 하지만, <사피엔스>를 읽고 허구의 힘을 알게 된 후에 다시 <언어본능>으로 접했던 스티븐 핑커의 인공지능에 대한 책을 볼 때, '인공지능은 상식을 가질 수 없다'는 말이 선명한 기억을 남겼습니다.
일부러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면 상식은 믿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록을 뒤져 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준 묻고 따졌던 흔적들이 보입니다.
성급한 결론을 보완할 설명이나 주장은 훗날을 기약하겠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을 위해 상식 풀이를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2]
[1] 출처는 동아일보 기사였습니다.
[2] 씨말이 되는 한자에 대해서도 풀이를 추가합니다.
(1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9.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책 내용을 그냥 섞어 보기
23. 신까지 빚어낸 인간의 말
25. 취향 중심과 기능 중심의 사업 활동은 어떻게 다른가?
27. 자신의 기록을 데이터로 활동 현황과 효과 측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