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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12. 2024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책 내용을 그냥 섞어 보기

지식 덕후의 탄생

<시작은 칠판 대신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를 쓰는 중에 챗GPT를 이용한 이미지 생성 시도가 시도를 낳았습니다. 최초에 생성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책의 내용을 그냥 섞어 보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그냥 섞어 보았습니다. 다음 문장을 [인용]으로 챗GPT에 제시했습니다.

내가 어디서 와서 왜,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나를 진정한 풍요로 인도하는 여정의 시작이다. <중략> 각자가 찾은 각자의 렌즈가 서로의 발견을 도울 것이다. 정답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 <중략> 협업하는 능력이 물질이 넘치는 풍용의 시대에 서로를 존재적 빈곤으로부터 구해 줄 능력이다.


챗GPT와 대화하고 그가 그리는 그림을 보기

챗GPT와 나눈 대화는 대략 다음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일단, 챗GPT(뒤에는 편의상 '그'라고 표기합니다.)를 켜고 기존 질문 목록을 찾은 후에 기억을 상기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이미지에 인용문의 의미를 더하여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문장을 이미지에 의미만 추려 반영해 달라는 복합적 변환 요구에 대해 챗GPT는 나름의 단계적 접근을 제시합니다. 인용문에 대한 해석이 목록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그럼 이미지도 그에 맞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모습으로 그려 달라고 요청하기

결과에 대한 기댓값이나 목표 설정은 하지 않고, 모순이 되는 부분을 보정하여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지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모순의 뜻을 찾아봅니다.[1]

화분이 길을 가게 하는 모순은 시간의 흐름을 '길'로 묘사하는 정적 이미지를 요구한 데에서 오는 모순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화분 대신 길을 걷는 사람[2]으로 바꾸는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을 탐구하는 모습'을 포함해 달라고 했습니다. 챗GPT가 추가한 '근본적인 질문을 탐구하는 모습'에 상응하는 이미지 요소는 물음표와 책 따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의 모습은 최초에는 성인의 뒷모습이었는데, 샤인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주고 비슷하게 바꿔 달라 요청했더니 곱슬머리에 키와 나이를 줄이고 얼굴이 드러나도록 앞모습으로 그렸네요.


펼쳐진 길을 보는 이미지는 희망찬 미래가 강조된 듯한데, 후자는 과거를 통해 미지의 미래를 걸어가는 느낌이라 더 나은 듯했습니다.


다양한 관점과 협업을 상징하는 이미지

두 번째 이미지 변경은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을 확인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먼저 대상 이미지를 확인하려고 물음을 던졌더니 챗GPT는 그대로 추론을 하여 앞서와 비슷한 기준으로 이미지를 변환했습니다.

두 번째 주제 이미지도 바꿔 볼까요?

다음 프롬프트를 주려고 했는데, 막상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경험과 많이 결부되지 않는 인용문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결국 프롬프트를 더 주지 못한다는 것은 제가 행동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다는 의미와 비슷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다음에 똑같은 장면이 주어졌을 때, 프롬프트가 떠오른다면 인용문이 말하는 저자의 경험을 제 경험화할 아이디어가 있다는 뜻이겠죠.


유사 인격체로 인공지능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생각 나무

세 번째 주제는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요구했습니다.

세 번째 주제에는 앞서와 달리 질문과 협업이라는 두 요소가 복잡한 유기체의 성장을 이끄는 모습을 묘사해 주세요.

그런데 챗GPT가 소년 이미지를 고집한다는 느낌을 주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능과 대화에서도 감정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습니다. 게다가 분명 '고집'[3]이라고 인식했으니 유사 인격체로 그를 대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제가 요구한 '복잡한 유기체의 성장'을 나무를 골라 묘사했는데 훌륭한 표현이었고, 소년과 대화하는 나무를 '생각 나무'라 불러도 좋을 듯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시점에는 인공지능의 고집에 대해 약간의 짜증스러운 감정이 일었던 것이 가라앉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로 그냥 섞어 보는 일에 대하여

이번에 그냥 해 보기는 <다정한 수학책>에서 수학자들이 노는 방식을 따라 한 것입니다.

수학자들은 '탐구한다'라는 말 대신 '논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논다는 건 지나치게 목표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별한 목적 없이, 되는 대로 탐구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발견을 하기도 한다.

동시에 오랫동안 익혀 온 <준비없이 아기발걸음 바로 실천하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테니스 이너게임>에서 배운 '자연적 학습'의 응용이기도 합니다.


주석

[1] 씨말이 된 한자들도 찾아보았습니다.

[2] 사용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화분 속의 새싹을 벗어나서 자기 탐색을 위해서 구불구불 나아가는 이미지로 다시 그릴 수 있을까요? 다만 길을 걷는 사람은 다음 이미지를 참조하여 그리고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을 탐구하는 모습도 반영해 주세요.

[3]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사전을 찾아봅니다.


지난 지식 덕후의 탄생 연재

1. 2024년에는 지식 덕후로 변신하는 중

2. 교류로 갔다가 상호작용으로 돌아오기

3. 오늘의 1달러가 내일의 1달러보다 크다

4. 종심타격(縱深打擊)을 작게 잘라서 응용하기

5. 쓰고 있는 연재를 돌아보고 지도를 만들기

6. 이 사건이 창작자들과 자본가들의 갈등이었을까?

7. 시간과 시장이 알려 준 거래와 일상의 의미

8. 늘어나는 AI 고용주(?)와 생각의 자동화라는 부작용

9.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 옵션(선택권)을 인식하다

10. 이러다가 곧 구글 검색을 안 할 듯합니다

11. Value Object 이전에 Object란 사실

12.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다

13. <AI 미래>로 배운 집필, 소통의 이면, 작명 모순

14. 생명의 위대함에 대하여...

15.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

16. 대칭으로 인식한 다양한 현상을 돌아보다

17. 대칭으로 깊어 갔더니 발견한 객체의 대칭 그룹

18. 흥미로운 문장을 AI로 번역(?)하고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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