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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15. 2024

현금을 지우는 것이 과연 '클린'인가?

지식 덕후의 탄생

작명에 대한 글을 쓰고 나서인지 맥락은 다르지만 페북에서 문구의 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게다가 페벗님이 바로 인상 깊게  읽었던 <단단한 영어공부> 저자인 데다가 책에서처럼 글에도 연민의 정서가 있다고 여겨 눈길이 갔습니다.

메시지에 공감했지만, 저자의 견해 그 자체보다는 요즘 자주 듣는 리터러시 혹은 문해력 관점에서 현상을 보는 글입니다.


클린 버스와 Cash-Free 클린 버스

먼저, "클린 버스"라는 문구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삼총사의 의견[1]을 듣는 중에 추가적인 정보도 얻은 듯합니다. 먼저 제미나이의 답변은 예전 데이터에 기초한 답인 듯합니다. 처음에는 저자가 잘못 알고 있나 싶었습니다. 만일, 친환경 버스를 '클린 버스'라고 부르면 누가 반기를 들겠습니까?

그런데, 퍼플렉시티 결과를 보니 페벗님 지적이 무언지 분명해졌습니다. 더불어 최신 문서를 출처로 쓰는 AI 검색의 이점도 확인합니다.


결과에 나오는 근거로 눈에 띄는 요인은 두 가지입니다.

단말기 조작으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예방 도모


숨기려는 의도일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일단, 누가 작명한 것일까 따져 보아야 합니다. 작명의 적절성을 따지려면 풀려는 문제를 분명히 해야 하고, 누구 관점에서 문제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그러니 작명자를 찾아봐야 (그가 인식한) 문제가 보입니다. 이럴 때는 또 퍼플렉시티보다 구글이 더 확실합니다. AI 검색을 쓰며 부수효과로 구글을 써야 할 때가 명확해집니다.[2]

구글 첫 페이지를 보면 확연하게 홍보 기사로 보이는 글이 걸립니다. 기사의 이미지가 클린에 담긴 의미를 규정하는 듯합니다.

'요금결제 완전 디지털화'라는 객관적이면서 어딘가 모르게 좋은 느낌을 풍기는 문구가 보입니다. 아마 '완전'이라는 말 때문이겠죠? 근데 누구에게 좋은 ‘완전’일까요? 두 곳이 떠오릅니다. 일단,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버스 회사를 상상해 볼 수 있고요. 두 번째는 더 분명합니다. 기사에도 등장하는 티머니 사업자가 공공사업의 수혜자가 될 듯합니다.

이젠 대중교통 시스템도 디지털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동전이나 현금을 넣는 현금통이 완전히 사라지고 모바일 교통카드 앱과 티머니(교통카드 T-money)를 이용해야만 버스를 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일부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는 대가로 시장이 커지는 것이죠. 물론, 신용카드를 쓰면 티머니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있으니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전자 지불에 관여된 곳이 '클린' 뒤에 숨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보홍수시대에 문해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

다시 <정보홍수시대에 문해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를 쓸 때, 원동력이 되었던 분노가 느껴집니다. 이를 보면 기억이란 온몸에 저장되는 것이 많긴 한가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속으로 비웃은 기사 제목들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기사 내용보다는 제목 어그로와 클릭 장사로 전락한 기자들의 작품인데. 인터뷰 기사에서 한 마디 한 것을 흡사 전쟁으로 만들기도 하고, 제가 인용한 기사 제목은 무려 '천벌'이라는 말까지 인용합니다.

참고로 토트넘은 경영을 매우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무려 천벌씩이나 받은 일도 또 받을 일도 없습니다. 그저 클릭을 받으려는 간절함(?)이 기자가 수치심을 모르게 했을 가능성이 엿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클릭질이 아니라 공공 정책에서 이런 작명은 문제가 다소 심각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현금을 지우는 것이 과연 '클린'인가요?


그리고 앞서 인용한 홍보성 기사에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금결제 완전 디지털화는 누구에게 이득을 주는 것인가요?


사용자 포용성 측면에서는 요금결제 불완전화라고 부를 수도 있는 일입니다. 만일, 공공버스의 낮은 수익 구조를 타개하기[3] 위해서 필요한 자구책이라면 솔직하다 느껴질 텐데. 클린과 완전은 개인적으로 매우 찜찜하기 짝이 없는 단어 선택이고 그런 단어를 선택한 사람의 의도는 심히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주석

[1] 인공지능 삼총사란 제미나이, 챗GPT4o 그리고 퍼플렉시티를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에 사용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버스에 붙어 있는 '클린 버스'라는 표현의 의미와 기원은 무엇인가요?

[2] 달리 표현하면, 사용자 관점에서 좁아지는 검색 시장을 예상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3] 타개-하다(打開하다)의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매우 어렵거나 막힌 일을 잘 처리하여 해결의 길을 열다.

한자사전의 풀이 중에서 한자 구성도 찾아봅니다.


지난 지식 덕후의 탄생 연재

1. 2024년에는 지식 덕후로 변신하는 중

2. 교류로 갔다가 상호작용으로 돌아오기

3. 오늘의 1달러가 내일의 1달러보다 크다

4. 종심타격(縱深打擊)을 작게 잘라서 응용하기

5. 쓰고 있는 연재를 돌아보고 지도를 만들기

6. 이 사건이 창작자들과 자본가들의 갈등이었을까?

7. 시간과 시장이 알려 준 거래와 일상의 의미

8. 늘어나는 AI 고용주(?)와 생각의 자동화라는 부작용

9.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 옵션(선택권)을 인식하다

10. 이러다가 곧 구글 검색을 안 할 듯합니다

11. Value Object 이전에 Object란 사실

12.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다

13. <AI 미래>로 배운 집필, 소통의 이면, 작명 모순

14. 생명의 위대함에 대하여...

15.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

16. 대칭으로 인식한 다양한 현상을 돌아보다

17. 대칭으로 깊어 갔더니 발견한 객체의 대칭 그룹

18. 흥미로운 문장을 AI로 번역(?)하고 살펴보기

19.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책 내용을 그냥 섞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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