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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4. 2024

자본에 대해서 자유롭게 해석해 볼까?

지식 덕후의 탄생

페벗 님의 주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본 資本은 energy 그 자체다. Capital을 자본으로 번역한 오류는 사람들로 하여금 Capitalism을 왜곡시키게 한다.

먼저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페벗 님의 주장에 따르면 사전 자체가 번역의 오류를 기록하고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합니다. 페벗 님의 이전 글을 보면 사전에 실린 번역 오류의 기원이 그 유명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의 가까운 지인 중에는 마르크스를 시대를 앞서 간 천재라 평하며, 노동이 사라져 갈 AI 시대에 맞게 다시 읽어 봐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해석의 풍요로움'을 음미합니다. 하지만, <자본론>은 저에게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합니다.


누리에 널려 있는 누르고 눌리는 힘이 자본인가?

제가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다른 자극에 있습니다. 바로 energy 그 자체라고 한 해석입니다. 일단, 독창적이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쪽인 나로 일을 인식하는 과정을 풀어 보기>의 배경이 된 묻따풀 과정에서 듣고 공감한 사실과 조응[1]하기 때문입니다.

누리에 널리 주어진 힘이 누리고 눌리는 작용을 하는 누리가 바로 우리가 사는 공간의 본질이라는 정의입니다. 두 분[2]의 흥미로운 견해가 저에게 스며듭니다.


그래서, 사전의 정의를 벗어나 자본을 씨말 단위로 다시 봅니다. 이때는 다시 사전에 의존하네요. :)

재물의 근본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해석을 하려고 보니 문제가 좁혀집니다. 결국 '돈'으로만 규정한 일이 지난 시대의 한계라 느껴집니다.

2년 전에 <오리진>을 읽을 때 금융 시스템의 기원을 배운 일이 있습니다. 페벗 님이 번역 오류라고 해석한 내용이 제게는 시대의 한계처럼 느껴졌습니다. 대서양 횡단과 같은 모험이 가능하게 하는 금융의 힘은 당시로서는 대체 불가능하다 여겼을 듯합니다.


<Money 2.0>에서 주장한 가치주의를 적용하기

지금은 달려졌을까요? 달리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듯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분의 지인도 그렇다고 할 수 있죠. 3년 전에 읽은 <MONEY 2.0>에서는 '가치주의'를 내세웁니다. 아무리 가치주의를 내세워도 역사와 체제가 레거시로 작용할 돈으로 환산할 수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지구 온난화처럼 달라 패권을 지닌 초강대국 미국 조차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면 바로 그 '가치주의'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흥적인 면이 있지만 본의 뜻에서 '돈'을 제거하고 '가치'로 바꿔보겠습니다. 그 가치가 아이디어를 구현하여 비전을 보이는 것이라면 힘을 얻을 수도 있겠죠. 이미 그런 것들이 도처에 있는 듯도 합니다. 경제학자들이 주목 경제라고 부르는 현상도 이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이제 그저 즉흥적으로 진행했던 생각 연습을 마치겠습니다.


대응을 대칭점으로 하여 번역과 해석을 살펴보기

목적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마무리로 한 가지 결론을 내리고 싶네요. <쪽인 나로 일을 인식하는 과정을 풀어 보기> 묻따풀 과정에서 사태 판단이 일종의 대응 과정이란 점을 배웠습니다. 그 대응(對應)을 대칭점[3]으로 해석과 번역의 같고 다름을 살펴봅니다.

번역의 사전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언어로 된 글을 다른 언어의 글로 옮김.

언어를 대응시켜 옮기는 일을 번역이라 합니다. 말과 말을 대응시키고 결과물은 옮긴 말입니다. 해석은 어떨까요? 수학에 한정시키지 않으면 다음 풀이가 남습니다.

「1」 사물을 자세히 풀어서 논리적으로 밝힘.

대응과 연결시켜 풀이를 보면 사물과 논리적 풀이를 대응시키는 일이군요. 그런데 논리와 풀이와 언어 모두가 의도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독자와 화자의 몫이 될 수도 있겠군요.

결과적으로 이 글은 '해석의 풍요로움' 혹은 '자유로운 해석'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켜 준 듯합니다.


주석

[1] 적절한 단어 선택인지 자신이 없어 사전을 찾아 확인합니다.

[2] 묻따풀을 하는 최봉영 선생님과 페벗 이순석 님을 지칭합니다.

[3] 한자사전 풀이입니다.


지난 지식 덕후의 탄생 연재

1. 2024년에는 지식 덕후로 변신하는 중

2. 교류로 갔다가 상호작용으로 돌아오기

3. 오늘의 1달러가 내일의 1달러보다 크다

4. 종심타격(縱深打擊)을 작게 잘라서 응용하기

5. 쓰고 있는 연재를 돌아보고 지도를 만들기

6. 이 사건이 창작자들과 자본가들의 갈등이었을까?

7. 시간과 시장이 알려 준 거래와 일상의 의미

8. 늘어나는 AI 고용주(?)와 생각의 자동화라는 부작용

9.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 옵션(선택권)을 인식하다

10. 이러다가 곧 구글 검색을 안 할 듯합니다

11. Value Object 이전에 Object란 사실

12.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다

13. <AI 미래>로 배운 집필, 소통의 이면, 작명 모순

14. 생명의 위대함에 대하여...

15.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

16. 대칭으로 인식한 다양한 현상을 돌아보다

17. 대칭으로 깊어 갔더니 발견한 객체의 대칭 그룹

18. 흥미로운 문장을 AI로 번역(?)하고 살펴보기

19.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책 내용을 그냥 섞어 보기

20. 현금을 지우는 것이 과연 '클린'인가?

21. 해석의 풍요로움 그리고 글로 만나는 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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