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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연 작가 Nov 05. 2020

“이거 얼마나 팔릴까?”

책은 ‘필력’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기획’으로 쓴다.

엄마표 영어로 책을 써 볼까요?”

엄마의 자존감을 위한 글쓰기를 주제로 책을 써볼까요?”     


책 쓰기 수업에 앞서 늘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예비작가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사실 삶 속에서 책의 주제가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자기소개와 함께 통화를 해보면 어떤 책을 쓰면 좋을지 가닥이 잡힌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이 현재 어떤 책이 잘 팔리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하루 혹은 이틀에 한 번은 온라인 서점에 접속한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코너와 신간 코너를 둘러본다.

 어떤 책이 잘 팔리는지 그리고 어떤 책이 나오는지 둘러보기 위함이다.     

 

저는 여러분이 책을 왜 쓰고 싶고

어떤 책을 쓰고 싶고

내 책이 세상에 나와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는지 

생각한 다음에는 이것이 결국 팔릴 것인지’ 깊이 고민하길 바랍니다


너무 속물 같은 이야기인가요

그런데 상업출판을 하는 출판사가 

어떤 기획과 원고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바로 이겁니다

이거 얼마나 팔릴까?” 

심지어 에디터들이 수일 동안 머리 싸매고 고민하여 

써낸 기획안을 본 상사의 첫마디도 이러합니다

그래서이거 몇 부 정도 예상해?” <출판사 에디터가 알려주는 책쓰기 기술>     




출판사는 약 1,000만 원의 비용을 들여서 책을 낸다고 한다. 

기획출판의 경우 저자는 따로 내야 할 돈은 없다. 

이 책이 잘 팔리면 다행이지만 만약에 잘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말했던 것처럼 하루에 200여 권의 책이 나온다. 

며칠 동안 책이 지지부진하게 팔린다면 

그 책은 바로 서가에 꽂히게 된다. 


서점에 가면 사람들이 매대에있는 베스트셀러를 고를까? 

혹은 서가에 꽂혀있는 잘 보이지 않는 책을 고를까? 

즉 저자라면 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을 어떻게 팔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작가도 살고 출판사도 살기 때문이다. 

출간되는 책이 많은 만큼 사라지는 책들도 많다. 

출간되는 책의 90%가 1쇄만 찍고 사라진다. 

그래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이 책은 얼마나 팔릴 수 있을까?’     




편집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시장에 나와 있는 책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미출간된 책들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가진 필요와 욕구를 알아보고

다른 저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어떻게 정리해 냈는지 관찰한다

이러한 정보들에 내가 만난 저자의 특징과 강점을 대입하여 

어떤 기획을 할지 생각해 낸다. <편집차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그렇다. 책 쓰기는 기획이 중요하다. 

잘 팔리는 컨텐츠인지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저자와도 맞아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가 나온다. 

작가와 쓰고 싶은 내용만으로는 

또 시장에서 잘 팔리는 컨텐츠만으로는 쉽지 않다.     


쉽게 말해서 내가 쓰고 싶은 책과 

독자가 읽고 싶은 책이 겹쳐야 한다. 

쉽게 못 찾을 수도 있지만, 

분명히 겹치는 포인트가 있다. 

사실 책 쓰기 코칭은 이 포인트를 찾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기획만 제대로 된다면 그 다음 과정을 수월한 편이다. 

왜냐하면 책은 ‘필력’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기획’으로 쓰기 때문이다.      




독서관련 책을 써 볼까요?”

약 2년 전쯤 나는 특별한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그때 ‘하루1시간 독서습관’이라는 책 제목이 탄생했다. 

맨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나에게는 전혀 맞지 않은 주제라는 생각과 

‘쓸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독서와 관련된 책을 쓸 수 있을까? 

나는 오히려 내가 좋아하고 모았던 명언에 대해서,

 또 나름 자신있는 영어와 관련된 책을 쓰고 싶었지만 

그때 출판시장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을 썼다면 

나는 아직 작가가 되지 못하지 않았을까?      




내가 쓰고 싶은 책과 남이 읽고 싶은 책


말은 쉽지만, 그 고민의 과정은 쉽지 않다. 

심지어 책을 쓰면서 이 두가지가 바뀌기도 한다. 

‘남을 위해, 남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원고가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로 가득한 일기장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출간가능성은 희박해진다.   

   



한 출판사 대표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대학 교수님이 원고를 투고했습니다

내용은 좋았지만너무 재미가 없어서 반려했습니다

그러자 대학 교수님이 계속 연락을 해오는 겁니다

왜 원고가 거절되었는지 말을 해달라며 말이죠

실랑이를 벌이다가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교수님 혹시 자제분이 있습니까

-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딸에게 말한다고 생각하시면서 

이 원고를 다시 한 번만 써주시겠습니까

그러면 저도 다시 한번 고민해보겠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거절당했던 그 원고가 출간이 가능할 정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딸에게 이야기하는데 과연 재미없게 말했을까?

 아니다. 아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재미있게 

또 사랑을 담아 글을 꾹꾹 눌러 썼을 것이다. 

어떤 책 즉 누구를 위한 책인가에 따라 

출판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내 이야기로만 가득한, 나를 아는 사람들만 읽을 듯한

 ‘죽은 책’을 쓰고 싶은가? 

아니면 많은 사람이 ‘이거 내 이야기잖아?’ 하면서

 읽고 싶은 책을 쓰고 싶은가?  

    

2권의 책을 쓰면서 또 여러분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쓰면서 

2,000여 권에 가까운 책을 읽었다. 

왜 이 책이 잘 팔리는지 연구하면서,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을지 공부하면서 책을 썼다. 

잘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읽고 싶은 책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사람을 만났다. 

‘책을 쓰고 싶다.’라는 한마디에 도움을 주고 싶어 달려갔다. 


작가님은 어떻게 독서와 책쓰기 그리고 에세이를 이렇게 빨리 쓸 수 있었습니까?

-저 열심히 독서 했습니다즉 연구하고 공부했습니다

공부해서 책을 어떻게 쓰나요처음 들어봅니다.

-그렇죠저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책을 썼고앞으로도 

그렇게 쓰려고 합니다.     


책 쓰기 수업을 받는 사람들의 첫 번째 미션이 바로 독서다. 

왜냐하면 좋은 학생이 좋은 교사가 되는 것처럼, 

좋은 독자가 좋은 저자가 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말한다.     


“50권씩 3년을 읽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전문가인 사람도 책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또 그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도 책을 읽어야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분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 

전문가가 쓴 책을 수십 권 읽었는데 전문가가 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당연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어떤 책을 써야 좋을까? 

오늘도 그 고민으로 자기소개서를 읽는다. 

또 다음에 쓸 나의 책도 고민해본다. 

내가 쓰고 싶고 또 남이 읽고 싶은 책. 

이 짧은 문장에 사실 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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