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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Jun 07. 2024

브런치 작가님과 독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남겨 주신 짧은 한 마디, 한 마디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박사는 내 운명', '조변명곡', '조변살림&조변육아'를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며칠 전에 제가 번아웃에 관한 글을 썼습니다.


위 글을 쓸 때, 육체적으로 많이 소모가 된 느낌이 있었습니다.

육아휴직 중인데 소진된 느낌이 있다는 상황이 참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댓글에서 남겨주신 소중한 조언과 격려 덕분에 몸과 마음의 기운을 많이 차리게 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과 독자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제가 지난 9월부터 브런치를 시작할 때에는 꽤 불순한(?) 생각과 의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공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름 변호사이다 보니 언젠가는 개업을 하여 변호사의 삶을 다시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다시 변호사로서의 삶을 시작하기 전에 브런치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런치를 브랜딩과 마케팅의 수단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콘텐츠의 경쟁력을 너무 과대평가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만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구독을 해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10명도 저의 글을 읽지 않았습니다. 조회수가 1인 날도 있었습니다.

참 서운했습니다.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 쓴 글을 아무도 봐주지 않다니...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브런치를 갓 시작한 초보 작가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매일 글을 썼습니다. 제가 로스쿨 1기 변호사라서, "로스쿨 1기의 변호사 10년"에 대한 글을 매일 썼습니다.

길지 않고, 어렵지 않은 글을 썼습니다. 어려운 법률을 다루기보다는 변호사의 일상과 고민을 소개하는 글을 썼습니다. 조금씩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구독을 해주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매일 변호사의 글을 쓰기만 하니, 저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래에 관한 글도 가볍게 써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조변명곡'이라는 매거진을 시작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육아휴직을 했고, 그래서 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들었던 노래를 조심스럽게 브런치 작가님과 독자님들께 소개를 했습니다. 처음으로 좋아요 "100개"가 넘는 글이 되었습니다. 감성이 가지는 힘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조변명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신 분은 알겠지만, 육아휴직자의 일상은 크게 "육아"와 "살림"으로 구분됩니다. "육아"를 하는 시간과 "살림"을 하는 시간으로 일상이 채워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회사에 출근하지는 않지만, 살림하고 육아를 하는 일상에 대한 여러 단상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조변살림&조변육아"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살림도 육아도 초보입니다. 서툴지만 열심히 해보려 했고, 그러면서 기록을 남겼습니다. 조변살림에 관한 글이 인기가 많습니다. 요리에 관한 글, 살림에 관한 글, 육아에 관한 글을 번갈아 쓰면서 브런치 작가님과 독자님들로부터 많은 격려 말씀을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요리에 관한 글은 아주 잠깐 다음 메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시금치, 닭백숙, 스크램블에그, 돼지목살, 애호박볶음, 멸치볶음 이렇게 6개의 글을 썼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소개할 수 있는 요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6개의 글로 조회수 5만을 넘긴 것 같습니다. 볼품없는 솜씨 볼품없는 내용이지만 많은 분들이 봐주셨고, 저도 큰 격려와 위로를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요리글 외에도 "살림의 본질"과 "주부의 역할"에 대한 글도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변호사로 일을 하다 보면, "이혼" 사건에 대한 상담을 자주 하게 됩니다. 학문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가사 노동"에 대해서는 별 다른 생각을 갖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그래서 누구도 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직접 "살림"을 하는 "주부"가 되어보니, 제 생각이 아주 많이 바뀌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고유하고 매우 특별한 성격을 가지는 것이 "가사 노동"이었습니다.


"가족이 건강하다"면 살림하는 사람의 노력 덕분입니다. 


위 한 마디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여 주셨습니다. 살림을 하는 것일 뿐 잘한다고 티 나지 않습니다. 못하면 바로 보이지만, 아무리 잘해도 그것은 "기본값"이지 결코 빛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가족의 건강"입니다. 가족이 건강하다면 그것은 대부분 99%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살림하는 사람의 노력 덕분입니다. 건강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듯이, 주부의 노력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살림의 본질과 주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쓸데없는 고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살면서 참 쓸데없는 것을 할 때도 열심히 합니다. 아들과 게임을 할 때도,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자동차를 세차할 때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왜 그것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쓸데없는 고퀄"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나만 몰랐던 민법"은 그 쓸데없는 고퀄의 결정체입니다. 정말 열심히 썼습니다.

이보다 더 쉬운 민법책은 없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민법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직까지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쓸데없는 고퀄"입니다.

결코 돈이 되지도 않고, 경력에 보탬이 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비웃을 변호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민법은 어려워야 민법이고, 고통스러워야 민법인데, 어디 감히 쉬운 민법을 거론하느냐고 아니꼽게 보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법"을 비롯한 "법"은 우리의 법입니다.


우리 모두의 법입니다. 우리의 과거가 만들었고, 우리의 현재가 그 법을 지키며,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가 만들고 또 고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초가 되는 민법총칙과 물권법을 쉽게 썼고, 이를 위하여 민법의 배경도 함께 소개를 했습니다. 제가 나온 경북대 로스쿨 1학년 신입생 후배님들께도 소개를 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브런치를 하면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브런치를 하면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손수 달아주시는 댓글 하나, 하나에 정말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 키우는 아들이라 저도 이렇게 아들을 키우는 것이 맞을까 늘 고민이 되고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브런치에 글을 썼습니다. 육아 선배님들의 조언도 있었고, 공감도 있었습니다.



아빠가 육아를 하는 것의 가장 큰 단점은 "맘카페"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정보(?)와 지혜(?)의 집합체인 "맘카페"를 이용할 수 없지만, 저는 브런치를 통해서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육아 선배님들께서 남겨주시는 댓글도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늘 100점짜리 아빠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점수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매 순간 즐겁게 지내는 아빠가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흘러가는 하루는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육아를 하면서 실감이 날 때가 있습니다. 딱 이렇게 아빠도 아들도 더 늙지 않고 더 크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 적도 있습니다. 그럴 수 없겠지만, 그렇게 매일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아들은 대답합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였어요."라고.


감사합니다. 저도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브런치를 하면서 제가 받은 것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영악하게 브런치를 이용하고자 했던 초심은 없어졌습니다. 브런치가 제 삶의 일부가 되었고, 그렇게 글을 쓰고 글을 읽고 공감하고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비록 서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브런치에서 서로 만나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참 따뜻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참 멋진 글을 쓰시는 작가님도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의 글을 읽으면, 참 부러워집니다. 저의 글은 너무나도 현실에 맞닿아 있는데, 그분들의 글은 예술의 경지에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렇게 따뜻하고 멋진 글을 쓰고 싶습니다.


브런치 작가님, 독자님들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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