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큐베이션 3기의 첫 번째 오프라인날이었다. 카톡방에서먼저 만난 우리는 친숙하면서도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는 것은 처음이니 머쓱 머쓱했다.아직 얼굴과 이름이 매칭이 되지 않는 분도 있고, 헷갈려서 실수할까 봐 굳이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냥 대화를 하기도 했다. 평일 10시부터 12시까지의 씽큐베이션 모임이지만 지방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은 엄청 일찍 올라오시니 얼마나 배가 고프시겠는가(전주, 충주, 원주, 대전에서 오시는 분들이 되려 일찍 도착하시는 아이러니함ㅋㅋㅋ)
토론을 마치고 순대국밥을 먹으러 가서 테이블끼리 토론시간에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하기 바빴다. 13명이 2시간 안에 모두 다 마음껏 이야기하지는 못하니 밥 먹으랴 이야기 하랴 정신이 없었다. 식사가 끝나고 난뒤 자연스럽게 슈퍼커넥터 소영님의 제안으로 스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는데 시간이 되는 사람은 4명이었다. 우리는 제2의 토론을 스벅에서 하기 시작했다. 그날 우리의 주제는 "잠"이었다. 불충분한 수면과 건강의 문제를 겪고 계신 영경님의 이야기에 우리는 몰입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는지에 대해 아는 지식은 다 동원했던 것 같다.
커피가 아님을 인증하는 영경님 ㅋㅋ
다른 모임을 가면 간혹 그런 것을 느낀다. 정보를 받기는 좋아하는데 정보는 주려고는 하지 않는 느낌. 그런데 씽큐베이션은 다르다. 서로가 알고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어떻게든 건강하고 즐겁게 함께 공동체 안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충만했다. 우리 나름의 미션을 짜서 영경님에게 제안을 하게 되었고, 이것으로 인해 성민님은 "잠 박사님"이라는 닉네임을 얻게 되었으며, 나는 잠을 방해하는 요소 중의 하나인 커피를 마시지 못하도록 영경님을 지키는 키퍼가 되었다. 요즘도 영경님은 무슨 차를 마시는지 자진해서 단톡방에 올리고 계시며, 여러 가지를 노력한 덕분에 전에 없던 숙면을 취하고 계시고, 그로 인해 말할 수 없는 효과를 누리고, 그 변화로 인해 우리 그룹 모두가 내일처럼 박수를 치며 좋아라 하고 있다.
잠은 정말 중요하다. 나는 잠이 무지하게 많은 사람이면서도 뭐에 꽂히면 그렇게 자는 게 아깝다. 책이 잘 읽히는데 잘 시간이 임박해올 때 조금만 더를 외치다가 새벽에 잔 적도 많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브런치와 블로그와 인스타를 넘나들며 댓글을 달다가 잠이 달아난 적도 많았다. 그런데 잠 앞에 장사는 없다. 어떻게든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 커피로 정신을 차리고 버틴다고 해도, 그것은 수명을 앞당기는 짓이며 수면 부채는 갚을 수 없기에 우리는 더더욱 수면을 잘 관리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자신의 선택이므로 이것을 무시한 채 과하게 일을 하거나, 잠 대신 다른 것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말릴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이 위험하고, 좋지 않다는 것을 조언해줄 뿐이다.
6시에 헬스장엘 가기 위해서는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적어도 5시 30분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11시 이전에는 자야 하는데 자꾸만 12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억지로 일어나서 운동을 갈 수는 있다. 하지만 낮에 계속 하품을 하거나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미련한 짓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적어도11시전에는(가능하다면 10시대) 잠을 자야 한다고 스스로가 목표를 설정했지만 귀가가 늦은 날은 지키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나의 생활패턴으로 봤을 때 자기 직전까지 막 머리를 쓰면 금방 잠을 자지 못하는 것 같다. 집안일이든 공부든 급하게 하고 딱 누워서 머리를 대자마자 잘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되도록 해야 할 일은 초저녁까지 끝내 둬야 한다. (필사-운동-글쓰기-독서-공부를 조금씩만 하려고 해도 시간이 꽤 걸린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날은 괜찮지만 밖에서 일정이 많은 날은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설거지와 물 끓이기, 화장실 머리카락 정리, 세면대 얼룩제거 등 손가는 집안일이 어디 한두가지랴...
어제도 부랴부랴 11시까지 미션을 마쳤지만(미션은 스스로가 설정한 것이지, 누가 강요한 게 아니다. 최소한의 시간을 설정한 것이므로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다 ㅎㅎ) 11일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11일은 11번가에서 쿠폰을 뿌리는 날이므로 필요한 상품을 사려면 11일 날 사야 하는데, 그걸 자려고 누운 밤 11시에 본 것이다. 꼭 필요한 상품 딱 2개 만을 사는데도 시간이 후딱이다. 진짜 똑같은 상품도 사이트마다 어찌나 다른지, 쿠폰과 할인 혜택의 세계는 깊고도 넓도다.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이제 66 챌린지와 블로그 인증을일찍 하고, 일찍 자기로 말이다. 핸드폰을 하다 보면 다가오던 잠도 달아나기 때문에 인친님들 방문은 다음날 하더라도 좀 편안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기로 말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늦게 잤어도 무조건 6시에 헬스를 갔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얼마큼 잤는지도 씽큐베이션 멤버들이 물으시기에 그냥 더 잤다. 헬스를 오후에 가던지 홈트로 대체하는 것에 그렇게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에 잠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단순히 잠만 못 자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속이 안 좋아서 잘 못 먹거나, 짜증이 나거나, 화장실을 못 가서 얼굴이 안 좋아지는 등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는 자꾸만 잠들지 못하게 채찍질하는 것 같다. 남들 자는 만큼 다 자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냐며 닥달하고 있지만, 나는 차라리 잠을 자고 심기일전해서 다시 태세를 갖추는 게 지혜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프고 나서 후회해봤자 돌이킬 수 없다. 우리는 무한한 삶이 아닌 유한한 삶을 살아가므로 일단은 수면시간을 잘 확보해야 하고, 수면의 질도 높여서 최상의 컨디션을 가질 때 우리가 계획하는 일들, 하고 싶은 취미생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운동을 하니까 확실히 잠을 잘 자는 것 같다. 운동하기 전에는 까닭 없이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아무래도 활동량이 많아지면 더 잠들기 좋은 건 확실한 것 같다. 저녁도 일찍 먹고, 낮에 운동도 좀 하고, 자신이 릴렉스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서 최대한 꿀잠을 잘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했으면 좋겠다. 더 나은 내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말이다.
다이빙을 가서는 아무래도 우리 집과 환경이 다르니 낯선 것이 사실이다. 나에게는 애착 이불 같은 애착 베개커버가 있다. 이것을 발로 만지면서 잠을 자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나는 그 베개커버를(이불을 통째로 들고 갈 수 없으니 같은 재질의 축소판인 베개 커버를 사용한다) 또 들고 갈 예정이다ㅋㅋㅋ 아기들만 애착 이불이 있는 게 아니었어ㅠㅠ 좀 창피하기도 하지만 잠만 잘 자면 됐지. 남편도 챙겨 가라고 하니 뭐 당당히 챙겨본다ㅋ
어쨌든 단순히 독서와 서평만을 하는것이아닌, 함께 달리고 서로의 수면의 상태까지 서로서로 체크하는 우리는 씽큐베이션 3기 실력팀이다. 제목을 감시라고 썼지만 애정이 없으면 어떻게 저게 가능하겠는가? 서로의 라이프패턴을 위해 격려하고, 흔들릴때 잡아주는 공동체가 있기에 우리는 6주동안 전원 마감시간 전 서평제출을 넘어 잘 자고 잘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