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306일째, 민성이 D+555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1일), 민성이 영유아 검진을 하러 소아과에 갔다. 지난해 8월, 아이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검진을 받은 뒤 딱 반년만이다.
또래와 비교해봤을 때 키는 평균, 몸무게는 79%라고 했다. 아내는 민성이를 볼 때마다 야윈 것 같다고 했지만, 역시 그렇지 않았다는 게 입증됐다. (그녀의 걱정과 달리) 18개월 민성이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민성이의 한 달이 또 지나갔다. 생후 18개월 차,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이가 전보다 더 엄마를 찾는다는 거였다. 가깝게는 사흘 전, 서울로 1박 여행을 갔을 때 절감했다(민성이와 호캉스를(2)).
걷다 지칠 때면, 민성이는 늘 엄마를 찾았다. 그녀를 향해 팔을 뻗고 울상을 짓는다. 내가 안아주려고 하면 그렇게 몸서리를 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유괴범이 된 기분이 든다.
그의 '엄마 앓이'는 자고 일어났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아빠는 없는, 모자(母子)의 세계). 아내가 출근하거나 눈 앞에 없으면 괜찮은데, 그녀가 가시거리에만 있으면 바로 엄마 껌딱지가 된다.
민성이에게 나는 유괴범이었고, 아내에겐 닭이었다(꿩 대신 닭). 울적한 기분에 사로잡힌 나는 애 있는 부부 관계에 대해 고민도 해봤지만(부부는 애 때문에 사는 걸까(1),(2)), 결론은 쾌지나 '징징'나는 거였다.
아빠가 외롭거나 말거나, 민성이는 폭풍 성장했다. 잘 놀고(혼자서도 잘 놀아요), 의사 표현도 더욱 명확해졌다(싫은 건 싫고, 좋은 건 좋고).
아이가 예쁜 짓만 하는 건 아니었다. 특히 밥 먹을 때 미운 행동을 많이 했다(맘마 전쟁 비긴즈). 아내와 나는 처음으로 타임아웃을 감행하기도 했다(어바웃 타임아웃(1),(2)).
나는 휴직 300일을 돌파했고(육아휴직 300일째), 민성이는 이제 1세 반에 등원한다(가자, 1세 반으로!). 애 좀 키웠다는 생후 18개월을 마감하고 19개월의 문이 열렸다. 와라, 19개월. 나는 두, 두렵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