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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석 Jan 13. 2019

글쓰는순서는 요리순서와 같습니다.

장보기부터 플레이팅까지, 요리와 글쓰기의 7단계 순서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켜야 할 순서가 있습니다.


글을 처음 써야겠다고 다짐하시는 분들은 처음부터 막힙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약 2년 동안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며, 많은 분들께서 이런 어려움을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해하기 쉬우실까 고민을 하다 요리와 글쓰기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비슷할까요?

해 본 사람이 잘합니다.

요리 순서와 글쓰기 순서가 꽤 비슷합니다.

다른 사람이 잘 먹어(읽어) 주면 기분이 좋습니다.

처음에 하기 힘들지만, 재미를 붙이면 자꾸 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이 중 글쓰기 순서를 요리 순서에 비유하여 좀 더 편하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께 글을 권합니다.

막상 글을 쓰려니 막막하신 분

어떤 순서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요리는 얼추 자신 있는데 글쓰기는 낯선 분

요리도 글쓰기도 아득하신 분


참고로 요리의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장보기 > 재료 다듬기 > 무슨 요리할지 생각하기 > 레시피 검색하기 > 요리하기 > 맛보기

저 또한 글을 쓴 지 오래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이 글을 작성합니다. 그러므로, 생각을 함께 나누어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_ _ )


출처: 집밥 백 선생. tvN

두려움 극복하기


요리를 많이 안 하신 분들은 요리하기가 두렵습니다. 왠지 맛없게 만들 것 같고 좋은 식재료를 망칠 것 같은 생각이 들지요. 요리를 여러 번 하신 분들도 항상 그런 마음을 가집니다.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겁니다. 더불어 좋은 현상입니다. 두렵다는 것은 "요리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 그만큼을 못하면 난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있다는 증거니까요. 순서에 맞게 차근히 하시면 좀 더 나아진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글쓰기도 많이 못 쓰신 분들은 우선 겁납니다.

글을 "공개하기"로 발행해 버리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을 것 같습니다. 때로는 너무 형편없어 아무도 읽지 않을 듯합니다.

글쓰기를 시작 못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어쩌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용기 내어 일단 써보는 것일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더라도 계속해서 쓰다 보면 나의 부족한 점이 보이게 되고 점점 나아지게 됩니다.

두려움에 등 돌리지 마시고 마주 서세요.



1. 장보기


요리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장을 봅니다. 장 볼 때 신선한 재료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제 많은 유명 요리사들은 신선한 재료를 구하는 걸 가장 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재료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리는데 집중하지요.


글쓰기의 재료 구하기는 바로 일상생활에서의 메모입니다.

삶을 살아가며 틈틈이 일어나는 내 생각을 글로 적어보는 훈련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글을 채집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펜과 메모지면 충분합니다.

매 순간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왜곡 없이 그때그때 적어두는 것이 신선한 글의 재료를 모으는 길입니다.

출처: unsplash

2. 재료 다듬기


장을 보면 재료를 보관하기 좋도록 손질해야 합니다.

요리하기 전 집에 와서 흙을 털어내고 씻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분하여 냉장고에 넣습니다. 그렇게 해 두면 요리할 때 따로 손질할 일 없이 편하게 바로바로 재료를 넣을 수 있습니다.


틈틈이 메모해 둔 글을 2~3일에 한 번씩 돌아보며 정리해 봅니다.

그때 내가 왜 그 글을 적었는지 상황을 돌아보며 충분히 작성되었는지 한번 정리해 봅니다. 그렇게 해 두면 글을 쓸 때 따로 그때 일을 일일이 기억할 필요 없이 용이하게 찾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출처: unsplash

3. 무슨 요리할지 생각하기


요리를 시작하기 전, 어떤 요리를 할지 생각해 봅니다.

오늘의 날씨엔 어떤 걸 먹어야 맛있을까? 지금 아침/점심/저녁에 맞는 음식은 뭘까? 집에 재료가 뭐 있지? 누구에게 요리를 해 줄까? 나는 어떤 음식이 지금 당길까? 등의 생각을 한 뒤 음식을 정합니다.


글을 쓰기 전, 어떤 글을 쓸지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는 어떤 글을 쓸까? 내가 어떤 메모를 많이 해 두었지? 이 글은 누가 읽을까? 등입니다. 이 생각을 한 뒤 어떤 글을 쓸지 정하게 됩니다.



4. 레시피 검색하기(요리 순서 생각하기)


요리를 잘하고 싶어 요리 방법을 검색해 봅니다. 그렇게 요리의 순서를 알아 둡니다.

처음에 팬에 기름을 둘러 열을 낸 뒤, 파를 넣어 파 기름을 내고... 등의 상세 순서를 숙지합니다. 순서가 뒤죽박죽이면 요리를 망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순서를 맞추어 요리합니다.


글 쓰기를 어떻게 시작할지 검색해 봅니다. 그렇게 글의 순서와 레이아웃을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어떤 레이아웃으로 글을 썼는지 전개 순서를 살펴봅니다. 그렇게 여러 개의 글을 읽으며 나는 어떻게 써야 할지 설계도를 그려봅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 부분을 건너뜁니다. 혹은 막막해서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 단계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집을 짓기 전 설계를 반드시 해야만 건물이 짜임새 있게 만들어지듯, 요리를 할 때 요리의 순서로 만들어야 본연의 맛이 살아나듯, 글쓰기도 전개 순서와 구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레이아웃을 구성하는 방법은 추후 작성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의 글로 어떻게 내가 쓸 글감에 대해 검색을 해야 할지 안내를 하였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5. 요리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에 들어갑니다.

요리 초심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불 조절과 시간 조절, 재료 양 조절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량, 정시를 잘 지키면 요리가 기본 이상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참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료별 조리 시간과 요리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글쓰기도 조리 시간이 있습니다.

다급하게 쓴 글은 티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글을 쓸 때 우려야 하는 시간과 뜸을 들여야 하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글을 쓰며 충분한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 소리 내어 읽으며 작성합니다. 막히는 어휘에는 국어사전도 찾아봅니다. 인용할 글이나 사진이 필요하면 검색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색해 봅니다. 그렇게 쓴 글은 기본 이상이 됩니다. 하지만 참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출처: twitter

6. 간이 잘 되었는지 맛보기


요리를 하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제 맛을 내는지 맛을 보는 것입니다.

점검을 해 보면서 많은 부분을 판단합니다. 지금 그대로 요리하면 될지, 어떤 재료가 추가적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조리 방식에 어떤 변화를 줘야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맛을 틈틈이 보면서 내가 완성할 요리에 대한 감을 잡습니다.



글쓰기의 경우, 이 단계가 퇴고하기입니다.

퇴고를 하며 내가 쓴 글에 이상이 없는지 많은 부분을 판단합니다. 글의 순서를 바꾸어야 할지, 과연 이 제목은 맞는 제목인지, 글에 오탈자는 없는지, 오해를 살만한 치중된 의견은 없는지 등을 바라봅니다.


요리처럼 글을 쓰는 동시에  퇴고를 진행할 수 있지만, 글을 다 쓴 뒤 퇴고가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퇴고를 많이 한 글은 독자가 글의 깊이를 알아봅니다. 글을 많이 쓸수록 퇴고의 중요성은 더욱 큽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을 통해 구체적으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출처: 냉장고를 부탁해.JTBC /  unsplash

7. 요리 플레이팅 하기


그런 뒤, 플레이팅을 합니다. 플레이팅은 접시에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담는 행동입니다.

요리는 직접 먹는 것보다 보는 것(플레이팅)에서 먹는 사람은 기대하게 됩니다. 같은 맛이라도 더욱 맛있게 느껴질 수 있는 핵심이 플레이팅입니다.

하지만 음식 맛은 기본적으로 중요하지요.


최종 글 발행 전, 글의 제목과 썸네일에 신경 씁니다.

글 또한 클릭하여 여러분의 글을 읽기 전, 독자들은 기대를 합니다. 같은 글이라도 더욱 가치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제목 짓기입니다. 식당으로 비유하자면 간판과 같습니다. 간판을 보고 손님이 들어오게 되지요.

하지만 글의 내실이 기본적으로 중요하지요.

 


Appendix.

요리의 순서와 글쓰기 순서를 위와 같이 알아봤습니다. 좀 더 쉽게 다가오시나요?

이번에는 그 외 글쓰기와 요리의 나머지 공통점을 알아볼까 합니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

요리를 주변 사람들에게 해 주면 즐거움이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맛 어때? 먹을만해?" 그리고 의견을 듣지요. 물론 맛있다고 하면 기분이 좋고, 좀 아쉽다고 하면 새겨듣습니다.

이때 사람들에게 맛이 어떤지 물어보기 두려워하는 사람은 요리 실력이 늘기 어렵습니다. 반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는 사람은 요리가 조금씩 발전하게 됩니다.


글쓰기의 경우, 가까운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때? 읽을만해?" 약간 오글거리긴 하지만 그들의 의견은 중요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두려움이 있지만 그 의견을 듣고 그 뒤 쓰는 글은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물론 글을 읽고 의견을 서로 나눌 사람들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요.


#다른 사람들의 요리도 맛보기

요리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식당에 가면 습관이 있습니다.

맛을 보며 음식의 조리 방식이나 재료가 뭐가 들어갔는지 파악합니다. 그렇게 음식이 아쉬운 경우엔 이런 재료를 넣으면 안 되겠다, 맛있는 경우엔 이렇게 요리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지요.

실제로 식당에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는 다른 식당들의 같은 메뉴를 많이 맛보러 다닙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글을 그냥 읽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글에서 구성과 주장에 대한 것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렇게 글이 아쉬운 경우엔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좋은 글인 경우엔 어떤 부분에서 좋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글만 읽는 게 아니라 아쉬운 글도 골고루 읽으면 오히려 초심자에겐 좋은 경험이 됩니다.

그렇게 다시 책상에 앉아 글을 쓰게 될 때, 여러 글을 읽고 느낀 사람은 좀 더 나은 글을 쓸 확률이 높아집니다.


#할수록 늘어나는 자신감

요리를 여러 번 하면 자신감이 붙습니다.

적어도 실패하지 않는 요리는 어떻게 만드는지 알게 되지요. 그렇게 자기만의 요리 방식이 생깁니다. 그리고 조금씩 요리에 도전을 하게 됩니다.


글을 여러 번 쓰면 자신감이 붙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서서히 감을 잡습니다. 그렇게 자기만의 문체와 글쓰기 방식이 생깁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조금씩 하게 됩니다.

출처: unsplash


이렇게 요리와 글쓰기의 공통점을 알아보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여러분들의 글쓰기 막막함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_ _ )


여러분들의 좋아요와 공유,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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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석


현재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조직 운영 및 인센티브/콘테스트 등 제도 기획

신사업 전략, 기획 / 해외 전시, 의전

기술/금융 영업, 국책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자기 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 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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