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 이슈 / 새로운학교지원센터
<2020 새넷 총회 스케치>
총회, 잘 몰라도 괜찮은 걸까?
새넷 회원이긴 하지만 새넷 총회는 잘 모르는 상황, 괜찮은 걸까?
지난 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천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새로운학교네트워크 겨울 연수와 더불어 2020 정기 총회가 개최되었다. 좋은 사람들과 뜻깊은 배움의 시간을 가진 후 뭔가 새로운 에너지가 차올라서였을까. 바빠서, 어려워서, 지루해서…. 갖가지 이유로 슬금슬금 피하던 총회, 올해는 작정하고 참석해 보았다.
총 회원 1477중 현장 참여자와 위임장 제출자를 합해 모두 866명의 참가로 총회 성립이 선언되었고 이어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한상훈 이사장님(충북 서전고등학교장)의 인사가 있었다. 회의 순서를 보니 크게 2019년 주요 활동 보고와 결산안 승인을 비롯한 6개의 안건 심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우선, 주요 활동 보고를 들어보자. 2019년 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제안했던 올해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사업 방향을 되짚어 보면서 그에 따라 진행된 사업 내용이 소개되었다.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달린 기록들이다. 전체 회원은 지난해 301명이 새로 가입한 반면 128명이 탈퇴를 해서 12월 31일 현재 전국 회원은 1477명이라고 한다. 가입은 반가운데, 탈퇴는 왜 했을까? 그런데, 우리 지역 회원들은 잘 지내고 있나?
안건 심의로 넘어간다.
첫 번째 안건은 2019년 사업 평가 및 결산안 승인 건이다. 사업 평가는 총괄평가, 사무국, 연수위원회, 새로운학교지원센터, 그리고 지역별 새넷 사업 평가 순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다행히도 자료집에 잘 실려 있다.
‘평범한 회원’의 귀에 쏙 들어온 내용만 소개하자면 일단 새넷 홈페이지가 개편되었다는 소식이다. 회원 가입 코너가 개설되어서 이제는 홈페이지 주소만 알면 쉽게 가입을 안내해 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홈페이지 주소는 뭐였더라? http://www.newschoolnet.kr 이거다. 또, 네트워크 방이 개설되어 지역별 게시판에 지역 소식과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살짝 들어가 보니 아직은 그리 활성화된 것 같지 않다. 모쪼록 많은 소식과 정보들이 나날이 업데이트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새로운학교지원센터에서는 새넷 총서 2권 『새로운 학교, 학생을 날게 하다』를 출판해서 회원들에게 기
쁨과 보람을 안겨주었다. 새넷 총서는 새넷 이름으로 발간하는 책으로서 개인 회원의 발행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지역 새넷에서 안건으로 심의하고 중앙에서 협의하여 출판이 결정된다고 한다. 새로운 학교 운동의 열매가 총서 3권, 4권으로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2019년 결산이다. 돈 문제는 아무리 보아도 이해가 쉽지 않다. 수입과 지출 총액은 2억 8천만 원 규모이다. 월 회비 수입은 증가했으나 여름 연수 참가비 같은 수익금이 없어 수입 총액이 지난해에 비해 적다. 예산 사용에 있어서 중앙에서 사용하는 금액과 지역 활동을 위해 내려보내는 금액의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있었는데 별도 안건으로 다룬다고 하니 일단 넘어가자. 회원들의 소중한 회비가 투명하고 의미 있게 쓰이도록 서로가 맑은 눈으로 잘 살펴야겠다.
두 번째 안건은 2019년 새넷의 사업과 회계에 대한 감사보고서 채택이다.
감사보고서에서는 새넷의 사업을 지역 실천네트워크 강화, 정책연구 역량 강화, 새로운 교육체제추진동력 강화, 조직 확대 및 강화라는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성과와 과제를 기술하고 있었다. 감사는 새넷의 활동을 비판적 안목에서 바라보고 감독과 제언을 하는 기관이다. 누가 그랬다. 셀프 성찰은 불가능하다고. 그런 의미에서 회계 관리 프로그램 도입, 지역 새넷 간 네트워크 강화, 정책연구 역량 강화, 교과 단위 연구 역량 강화 등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제언들을 잘 살펴야 할 것 같다.
세 번째 안건은 이사, 감사 선출 및 인준에 관한 건이다.
현재 새넷의 이사회는 지역 대표를 주축으로 모두 열 분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그중 정진화 이사님, 김주영 이사님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먼저 그동안 고생하신 서울 새넷 정진화 선생님께 꽃다발을 드렸다. 우리 교육을 위해 선생님께서 그동안 걸어오신 길이 어떠했는지 우리 모두가 다들 잘 알고 공감하고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부드러운 미소로 작별 인사를 전하시는 선생님께 참여한 모두가 뜨거운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렸다.
새로운 이사로 서울 지역 이준범 선생님이 추천을 받았고 고 김주영 선생님의 공석에는 경기 이만주 선생님이 추천되어 박수로 통과되었다. 부산 김선자 선생님은 해촉된 이만주 선생님을 이어 새로운 감사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잠시 정회를 하고 새로운 운영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이사회의가 별도로 진행되었다. “(나는) 마른자리도 비껴 앉아있었는데, 진자리 마다하지 않았던 김주영 선생님을 생각하며 운동가로서 열심히 살아가겠다.”라는 이만주 운영위원장의 당선 인사말은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안건은 2020 사업 계획안과 예산안 승인 건이다. 차기 이사회의 요구에 따라 사업 계획안 마련을 위한 토론 자료를 검토한 후, 자세한 사업 계획을 이사회에 위임하여 수립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전교조 참실과 새넷 총회 일정 조정 부분, 감사에서 지적한 내용 중 올해 사업 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제언이 있었고 이들을 충분히 해결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제출된 예산안은 그대로 통과되었다.
기타 안건으로 모두 3개의 안이 올라왔는데 우선 첫 번째가 「새로운학교교육원리」를 수정하는 문제였다. 지난 6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수정 필요성이 제안된 이후 중앙단위 수정위원회를 구성하여 3차 논의를 거친 후 이번 수정안이 제출된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학교교육 원리는 새넷 교육 운동의 지향과 실행을 담고 있기에 한 구절 한 구절이 매우 의미 있다. 그래서인지 총회의 전 과정을 통틀어 가장 역동적인 토론이 진행되었다. 원리 수정이 정말 필요한가, 원리 수정의 과정에서 충분한 참여와 논의가 이루어졌나, 전체 맥락과 더불어 용어의 엄밀성을 살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결국 제안된 수정안은 통과되지 못하였다. 전국적인 연구위원회를 조직하고 각 지역 단위가 참여하는 폭넓은 의사 수렴 절차를 거쳐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의견에 참가자의 대다수인 58명이 찬성하였다.
기타 안건 두 번째는 지역과 중앙 단위 분담금을 조정하자는 안건이었다. 현행 중앙과 지역은 4:6의 비율로 예산을 배분하고 있는데 회원 100명 이상의 지역에 한해 5:5 배분율로 지역 분담금을 조정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중앙의 활동이 지역 네트워크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판단하에 지역 분담금을 중앙으로 지원하는 취지다. 해당 지역 회원의 의견을 물으니 이러한 제안이 합리적이며 지역 회원들도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하신다. 통과다!
기타 안건 세 번째. 드디어 마지막 안건이다. 교원 단체 시행령 제정 이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조직 운영 방안에 관한 내용으로 이번 총회 안건 중 가장 무게 있고 영향력 있는 주제이다. 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올해 명실상부한 교원단체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다.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교원단체 설립과 운영에 관한 시행령’ 제정이 현실화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금 당장 그리고 점진적으로 준비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새롭고 큰 변화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들으려고 했지만, 법령도 알아야 하고, 교육부와의 입장도 알아야 하고, 다른 교사 단체와의 관계도 어느 정도 감이 있어야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당장에 중요한 일은 6개 이상 지역 법인을 설립하는 일이라고 한다. 중앙 단위 교섭권을 갖기 위해서는 동일한 정관을 사용하는 6개 이상 지역의 법인이 설립되어야 한다. 지역 법인 설립에는 지역 교육감의 영향력이 크므로 어느 지역에서 법인 설립을 추진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지역에서 일제히 힘 있게 법인 신청을 추진하자는 것이 이사회가 제안한 내용이다. 법인 운영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지역 새넷 대표님들 모두가 결의를 보여주셨고 원안이 통과되었다. 교원 단체로서 새넷의 새로운 정체성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새넷 회원 모두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의 많은 선생님과 더 넓어진 공간에서 만나고 우리가 가려는 방향을 더욱 힘 있게 요구하기 위해서!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총회가 드디어 끝났다. 운전은 하지만 차는 모른다는 고백이 예전부터 마땅치 않았는데, 이참에 ‘새넷은 알지만, 총회는 몰라도 된다.’라는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 보려고 한다. 총회를 보면 새넷이 보인다. 아는 만큼만 보이기는 해도 말이다. 참여하고 관심 가지는 회원이 있어서 새넷의 앞날은 밝다.
들어가는 글 _ 새넷 2019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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