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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Oct 24. 2017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지만,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고 안 아픈 건 아닙.

나는 누구인가 매거진 글입니다. 왜 이런 글을 쓰는지 에 대한 설명글도 썼고 여태 10개의 글을 써 왔습니다. 100개쯤 채우면 불민한 저도 스스로 어떤 인간인지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습니다... 10개를 썼으면 10%라도 안 건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졌건만!


이라지만 생각해보면 6,7번 글을 쓸 때쯤부터 뭔가 정성을 덜 투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있습니다. 


예전 글 

1) 순살치킨  2) 아메리카노  3) 닌텐도 스위치  4) 여행  5) 술 6) 화장실 7) 프라모델 8) 이어폰 & 헤드폰 
9) 만년필, 글씨 10) 게으름 11) 노래방  12) 청소




나는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이다. 은근히 예민하다. 아니, 이상한 곳에서 예민하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시선보다는 남의 생각이랄까, 이상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가 많다. 주로 부정적으로. 그래서 남이 나를 칭찬하면 나는 경계한다. 그 사람이 날 좋아하거나, 좋게 보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낮다고 여기기 때문에. 


이런 더러운 성격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걸까, 아니면 역인 걸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선을 긋고 남에게 다가가지 않게 된 걸까, 생각해본다. 지금의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적어도 행동만은. 그런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학 간 첫날에 친구들을 우르르 끌고 왔던 사람이다. 맙소사.


친한 친구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초등학교 시절 언젠가, 내게 서울말을 가르쳐주겠다던 친구가 있었다. 꽤 친했던 것 같은데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왤까. 글쎄, 모르지. 매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던 시절의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많이 지운다던데 그렇다면 나는 학창 시절까지의 대다수의 시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계속 만나고 있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통한 이야기로 내 경험을 유추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학교 때가 기억난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내겐 원형탈모가 생겼다. 스트레스성 원형탈모. 주사 요법 등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꽤나 난치병이었다. 애초에 스트레스가 원인이니, 아무리 치료를 해도 더 빠지는 게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예리한 시기에 외모적인 '다름' 은 '열등'의 상징으로 날 옭아맸던 것 같다. 그런 것 치고는 크게 왕따를 당하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기억에 부모님이 내 체육복에서 '땜빵'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본 적이 있으니 남들은 왕따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눈치채지 못했거나 - 혹은 그 왕따를 당한 기억을 내가 지웠거나가 아닐까 유추해본다. 


그 이후로 나는 스트레스를 극도로 경계해왔다. 덕분에 다시 원형탈모가 생겨도 금방 치료를 해내곤 했다. 재발은 군 시절에 한 번, 창업을 할 때 한 번 정도 있었다. 둘 모두 컨트롤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쏟아지는 상황들이었다. 음. 그 두 번을 겪고 나면서부터 난 정말로 정신적으로 내게 압박이 되는 일을 무의식적으로 피한 것인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도 딱히 열심히 산 건 아니지만 - 지금은 진짜 대충대충 사니까. 그게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닐까?


머리카락은 왜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진화에 딱히 목적성을 부여하면 안 되니까. 영장류가 털이 없는 쪽의 종으로 분화하면서 두뇌가 있는 쪽을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였을까. 사회를 만들면서부터는 서로를 구붓짓는 특징점으로 남겨두었을지도. 어쨌든 그쪽이건 어느 쪽이건 털이 빠지는 것이 스트레스의 증상인 건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는 털이 있는 다른 영장류 중에서도 이런 일이 있는 걸로 안다. 면역력 감퇴가 문제일까? 노화에 의해서 머리가 빠지기도 한다. 뭐 여하튼, 스트레스라는 내 '감정' 적인 문제가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는 과학의 영역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각설. 머리카락은 <방자전>의 대사처럼 '남자의 팔 할'이고 당연히 여자 혹은 다른 성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게도 꽤나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머리카락 안 빠지도록 대충 열심히 살고, 스트레스를 안 받도록 마음수련을 해야지.




171020에 해야 했던 자기분석.

171024

진짜 급하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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