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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Nov 04. 2017

보드게임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나는 누구인가 매거진 글입니다. 왜 이런 글을 쓰는지 에 대한 설명글도 썼고 여태 10개의 글을 써 왔습니다. 100개쯤 채우면 불민한 저도 스스로 어떤 인간인지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습니다... 10개를 썼으면 10%라도 안 건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졌건만!


이라지만 생각해보면 6,7번 글을 쓸 때쯤부터 뭔가 정성을 덜 투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있습니다. 그걸 깨달았다고 다시 정성을 쏟고 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지 말입니다.


예전 글 

1) 순살치킨  2) 아메리카노  3) 닌텐도 스위치  4) 여행  5) 술 6) 화장실 7) 프라모델 8) 이어폰 & 헤드폰 
9) 만년필, 글씨 10) 게으름 11) 노래방  12) 청소 13) 스트레스 




내가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왜 보드게임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인지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부루마블 되게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돈이 없었고, 새로운걸 꿈꿔서 사촌들과 커스텀 브루마블을 만들어서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한동안 함께하는 게임 기피했던 것은 경쟁하는 것을 두려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게임들. 시작은 아마 <리니지>부터였다.


리니지가 나오기 전에는 모두가 함께 모여서 게임을 하는 그 새로운 세상 - 예컨대 울티마 온라인을 잡지로 관찰하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좋았었는데 내가 1등을 하지 못한 세상의 서사는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함께하는 게임에서 더더욱 멀어져 갔다. 스타크래프트 때도 마찬가지였고, 다른 여러 게임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혼자 하는 게임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보드게임을 모두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닌 함께 즐기는 것이 목적인 게임을 하게 되었을 때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있었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가 이기거나 지는 것보다는 '내가 더 즐거운 것'이 이기는 그런 경험.  그 경험 덕분에 나는 여러 보드게임을 사게 되었고 보드게임을 진행하는 경험도 여러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사람을 즐겁게 해 준다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이 꽤나 크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사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들어오면서도 사람들에게 더 즐거움을 전달해 주는 일을 하고 싶어 졌는데, 그게 보드게임을 진행하면서 좀 더 도드라졌다.


보드게임의 진행은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게임의 룰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되며 분명 누군가는 보드게임을 진행하면서 지루해하고 재미없어하고 힘들어하기에 다독여야 한다. 그런 상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많은 경우에 사회자에 몫이다. 나는 아직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 그 일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다. 


한 번은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드게임을 진행해야 되는 일이 있었다. 짤막한 자기소개 함께 거의 바로 보드 게임 시작을 해야 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알게 모르게 나는 즐거움을 느꼈다. 다른 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기서 난 왜 즐거움을 느끼는가. 그 성취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남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왜 성취감을 느끼는가. 결국은 인정 욕구인가, 그러다가 그렇게까지 저열하다 생각을 막고, 그 감정을 그대로 온전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171021에 해야 했던 자기분석.

171104

진짜 급하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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