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윤정인 Sep 28. 2017

시간이 멈춘듯한 도시, 비토리오사

몰타 여행, 18편

비토리오사(Vittoriosa). 몰타 사람들은 이곳을 비르구(Birgu)라고 부른다.

보트에 내리자 내가 모르던 몰타를 만난 것 같았다.

슬리에마와는 물론 달랐다. 발레타와도 많이 다르다.

겉모습은 같지만, 전혀 다른 나라의 도시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사람은 없었고, 조용했다. 새파란 바다에 떠 있는 배들조차 흔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멈춰있던 것만 같은 도시.

몰타에서 비토리오사를 가장 그리워하는 이유 중 하나다.



/


앞서 몇 번 이야기했지만, 쓰리씨티즈는 이름 그대로 세 개의 도시를 일컫는다.

비토리오사(Vittoriosa), 코스피쿠아(Cospicua), 센글레아(Senglea).

그래도 대충 훑어만 본다면 하루에 다 돌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비토리오사에 반한 내겐 하루로도 시간이 부족했다.







바다와 인접해 있는 가장 큰 건물, 몰타 해양 박물관(Malta Maritime Museu)

처음에는 겉모습만 보고 성당인 줄 알았다.

몰타의 각종 바다와 관련된 역사(특히 선박)에 관한 전시를 하는 곳이다.





해양 박물관 옆에 있는 St. Lawrence's Church.







비토리오사 중심에 있는 Victory Square.

/

1565년 오스만 대군의 침략에서 몰타를 지켜낸 곳이 바로 비토리오사다.

그런 전쟁의 역사가 여러 번 있는 도시지만, 안타깝게도 2차 세계 대전 때 이탈리아군의 폭격에 이 도시는 

폐허가 되었다. 

후에 옛 모습 그대로 복원을 했다고 한다.








잠깐 둘러봤지만, 이 도시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거미줄처럼 이어진 골목의 구조도, 조용함을 너머 고요한 마을의 정적, 도시의 색과 적당하게 내리쬐는 햇살도. 도시와의 궁합이 있다면 딱 맞는 곳은 이곳이다.

한 달 정도 머물면서 글을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전, 인포에 들렀다.

사람은 없다. 뭔가 허술하게 운영되는 듯했다.

쓰리시티즈에 관해 물어볼 것이 많았는데..

어쩔 수 없이 지도만 들고 나왔다.






비토리오사는 성 요한 기사단들이 1530년에 몰타로 들어와 처음 정착했던 도시다.

그래서 몰타 기사단의 본부였던 세인트 안젤로 요새가 여기 비토리오사에 있고,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곳은 마을을 좀 더 둘러본 후 가볼 예정.






누군가가 비토리오사 건물은 벌꿀색이라고 했는데,

그 표현만큼 적당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회암으로 지은 건물에 몰타의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면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낸다.





우연히 계단을 발견했다. 





꽤 넓은 전망대였다.



건너편엔 칼카라 지역이 보인다.

비토리오사에는 이렇게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럿 있었는데,

지금에야 풍경 감상용이지만, 예전에는 적들의 침략을 대비하는 시설로 쓰였을 것이다.



 




한참 걷다 보니 또 다른 계단이 나온다.


 



아까와는 다르게 바다에 인접해 있는 외곽 길이 나왔다.

바다 풍경 감상하기에 딱 좋은 포인트.





발레타에서 본 풍경과는 또 달랐다.

어퍼 바라카 가든보다 여기가 더 좋다.

풍경에 취해서 똑같은 사진만 여러 번 찍었다.

너무나 조용해서 들리는 건 내 카메라 셔터 소리뿐이었다.

그리운 순간이다.



/

외곽 길이 끝나면 또다시 비토리오사의 작은 골목과 마주하게 된다.

다시 시작된 골목 탐방.



다 같은 빛깔과 모양의 건물이지만, 유일하게 문과 창문만이 달랐다.

내 집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듯이 색이고, 모양이고 굉장히 공을 들였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그저 눈이 즐겁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처음 출발했던 성당에 와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난 후여서 서둘러 요새를 보러 발걸음을 옮겼다.




::몰타 지난 여행기::


[프롤로그]몰타 그곳에서의 기억 https://brunch.co.kr/@@25NC/21 

[몰타여행/1편]몰타에 도착 https://brunch.co.kr/@@25NC/23

[몰타여행/2편]슬리에마에서 라바트 가는 길 https://brunch.co.kr/@@25NC/24

[몰타여행/3편]중세 서민들의 도시, 라바트 https://brunch.co.kr/@@25NC/26

[몰타여행/4편]귀족들이 살았던 성채 도시, 임디나 https://brunch.co.kr/@@25NC/27

[몰타여행/5편]다시 슬리에마,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 https://brunch.co.kr/@@25NC/28

[몰타여행/6편]몰타 투어 버스 타고 마샤슬록으로! https://brunch.co.kr/@@25NC/29

[몰타여행/7편]마샤슬록 선데이마켓에 가다! https://brunch.co.kr/@@25NC/30

[몰타여행/8편]마샤슬록, 아름다운 어촌 마을 풍경 https://brunch.co.kr/@@25NC/32

[몰타여행/9편]에메랄드 빛 지중해를 볼 수 있는 블루그로토 https://brunch.co.kr/@@25NC/33

[몰타여행/10편]몰타 수도 발레타로! 어퍼 바라카 가든에 오르다! https://brunch.co.kr/@@25NC/34

[몰타여행/11편]발레타, 몰타 국립 도서관과 성 요한 대성당 https://brunch.co.kr/@@25NC/35

[몰타여행/12편]발레타 미니 열차 타기, 골목 탐방 https://brunch.co.kr/@@25NC/36

[몰타여행/13편]몰타 전통 레스토랑  Ta' Kris https://brunch.co.kr/@@25NC/37

[몰타여행/14편]고조섬(GOZO), 다시 갈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yjungin23/38

[몰타여행/15편]몰타에서 마지막 날, 발레타부터 https://brunch.co.kr/@yjungin23/39

[몰타여행/16편]다시 한번, 발레타 골목 탐방   https://brunch.co.kr/@yjungin23/40

[몰타여행/17편]몰타 전통 배 디사를 타고 쓰리 시티즈로!   https://brunch.co.kr/@yjungin23/41




::[모집/10월]<나도 여행 작가!> -여행 글쓰기부터 출간까지 ::

여행 책 쓰기 10월 강좌 모집 시작합니다. 

여행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필요한 여행법부터 여행 글쓰기까지 모든 과정을 배워볼 수 있는 강좌입니다.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몰타 전통 배 디사를 타고 쓰리 시티즈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