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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17. 2021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풍경

#73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

코로나 시대에 위안이 되는 행복한 풍경들..!!


지난 여정(내게 기적(奇蹟) 베푼 그 남자) 끄트머리 



나는 즉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숙소까지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걸어 하니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하니는 물론 숙소는 환호성으로 난리가 났다. 긴가민가 했던 사람들.. 마치 거짓말처럼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이틀 후 허리병이 나으면 꼭 가 보고 싶었던 명소를 찾아 걸음을 옮기게 된 것이다. 돌로미티의 상징인 세 봉우리를 먼발치로 내려다보면서 리푸지오 아우론조 쉼터 곁 언덕 위에 있는 예수의 모습을 자꾸만 돌아보고 있었다. 



어느 날, 내가 만난 예수께서 내게 신유 은사를 허락한 놀라운 일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의 고향 사람들이 예수를 멀리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육체와 정신체의 역할을 전혀 몰랐던 것이며, 당신께서 장차 행하실 놀라운 사역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죽하면 믿음의 선조들 혹은 그 후손들이 예수를 핍박하며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도록 했을까.. 물질과 돈을 사랑하면 물질을 얻을 것이며, 하늘나라를 사랑하면 천국을 가슴에 안게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당신께 진 빚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서기 2021년 3월 17일 오전(현지시각), 노트북을 켜고 사진첩을 열어보니 돌로미티의 상징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의 비슷하지만 새로운 사진들이 나를 반긴다. 관련 포스트만도 어느덧 14개나 되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감동의 횟수에 비례하여 셔터음이 가중되는 것이랄까.. 이곳의 세 봉우리는 여행자로 하여금 자꾸만 뒤돌아 보게 하는 한편, 한 번 본 풍광들은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명품인 것이다. 


오늘 포스트에 담은 여행사진은 비슷할 망정 전혀 다른 앵글로 담은 것들이며 이어지는 포스트에서는 광각렌즈에 담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새 봉우리를 지나 리푸지오 아우론조 쉼터(Rifugio Auronzo alle Tre Cime di Lavaredo)에서 다음 여정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를 출발하면서부터 다른 카메라에 담긴 장면을 몇 편 더 돌아보게 될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가 되시기 바란다.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풍경




입장료 30유로 받는 등산로


차박으로 1박을 한 다음날 아침 7시경 우리는 마침내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 입장권을 손에 거머쥐었다. 자료사진에 선명하게 2020년 8월 13일이라 쓰여 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곳은 입장료가 30유로를 받고 있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4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속으로 "어쭈구리.. 이 친구들이 꿩 먹고 알까지 먹네"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잘난 산 하나 가졌다고 여행자에게 입장료를 물리나 싶은 것. 그러나 조금 후 이곳 로지에 가까운 주차장을 보면서 그런 생각은 단박에 사라졌다. 이른 아침부터 주차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땐 그저 입장료로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30유로는 주차비였던 것이다. 만약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면 주차난 때문에 난리법석을 피울 게 틀림없었다. 이곳이 얼마나 유명하길래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드는 것일까..



조물주가 숨겨둔 세상


우리가 다녀온 여정은 8월 8일부터 8월 말일까지였으므로 야영이 가능한 시기였다. 돌로미티에서 숙박은 원칙적으로 야영은 야영장에서 해야 하고 호텔이나 B&B를 이용하지만, 현지에서 목격한 바에 따르면 야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중 우리는 매우 착한 여행자였다. 겨우 싸구려 텐트에 의지하여 그 긴 여정을 소화했으니 말이다. 만약 텐트족들이 없었다면 하니가 한국에서 텐트와 이불 등을 공수할 꿈도 꾸지도 못했을 것이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돌로미티 여행자들 대부분은 호텔을 이용하고 주어진 트래킹 코스를 답사하는데 그쳤다. 참 아쉬운 장면이었다. 모두 그만한 사정이 있겠지만 이곳을 한 번만에 돌아본다는 건 불가능한 여행지라 말할 수 있다. 그만큼 광대하고 볼거리와 트래킹 코스가 지천에 널린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가는 3천 미터급 등산로


겉으로 드러난 자료를 보면 아이들이 도무지 갈 수 없는 곳처럼 여길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애완견까지 대동하고 산행에 나서는 것이다. 이곳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때부터 리푸지오 라바레도 로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거의 평탄하고 널찍하다. 


마치 집 앞 동네를 거니는 듯 수월한 등산로인 것이다. 거기에 주변 경관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포스트를 준비하는 동안 가슴이 설레는 것도 좀체 보기 힘든 비경 때문이었을까.. 어느 날 산행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으면 그 아이의 유년기는 엄청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지닐 뿐만 아니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가슴을 가지게 될 게 틀림없다. 



사람과 꽃길


현대가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준 대신 앗아간 게 있다면 호기심 혹은 희망이 사라진 것이다. 한 때 사람들이 꿈꾸던 희망이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판에 박힌 정형화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형편은 제3세계의 오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보화 시대의 산물을 누리며 인생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인간 세계 최고의 가치인 행복이 '돈만 있으면 해결된다'는 믿음이 팽배해진 세상에서, 하느님은 무엇이며 조물주는 무엇이며 천지신명은 또 무엇인가.. 어쩌면 석가모니와 예수 조차 설 자리를 잃어버린 건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그 어떤 말씀보다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세상.. 노트북이나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게 된 세상에서 까마귀 몇 마리 날았다고 길조 운운하는 건 정말 우스운 일 아닌가.. 



그곳에 가면 작아지는 사람들


서기 2021년 1월 26일 새벽(현지시각)에 우리가 다녀온 돌로미티 여행 사진첩을 열어보면서 문득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표정이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노골적으로 자신의 불행을 말하면서 절망하는 모습도 발견된다. 

불행과 절망을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늘 상대와 비교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외모까지 남들과 비교하며 당신의 불행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나칠 정도로 자기 자랑에 빠진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그들 또한 당신의 처지를 남들과 비교하며 우쭐대는 것이다. 



카메라가 행복한 여행지


하니가 올려다보고 있는 곳은 장엄함 그 이상을 두른 채 우뚝 솟아있는 뜨레 치메(Tre cime_cime는 cima의 복수형이다)란 '세 봉우리'를 말한다. 사람의 모습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우리는 어느덧 세 봉우리 곁까지 진출한 것이다. 이곳에 서면 진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세 봉우리는 가장 작은 봉우리(Cima piccola, 2,857m)와 가장 큰 봉우리(Cima grande, 2,999m) 및 동쪽에 위치한 중간 봉우리(Cima ovest, 2,973m)로 구성돼 있다. 지금 보고 있는 봉우리는 방위상 가장 작은 봉우리에 해당한다. 가까이에서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며, 곧 만나게 될 두 번째 쉼터까지 멀리 떨어져야 조망이 가능하다. 이때 뜨레 치메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된다. 



그곳에 가면 행복해지는 사람들


그녀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빼놓지 않는 아침 산책이나 운동을 하지 못해 늘 푸념을 늘어놓는다. 몸 상태가 찌뿌듯하고 기운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날은 통화 너머로 들려오는 음색이 톡톡 튄다. 물어보나 마나 이날은 가까운 산을 다녀온 것이다. 산을 다녀온 것만으로도 행불행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원인은 어디서부터 비롯될까.. 


안 청춘인 우리가 돌로미티 여행을 19박 20일 동안 하면서 "피곤을 몰랐다"라고 하면 믿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은 동선은 자동차 이동거리 포함 돌로미티 구석구석을 드라이브 한 거리는 대략 4천 킬로미터에 해당한다. 짧은 기간 동안 싸돌아 다닌 거리만 해도 피곤애 지칠 것이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씩 이런 현상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장엄한 비경을 담는 여행자의 자세


조물주가 빚은 걸작품이 카메라 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처음으로 그 모습을 작품이라 말했다. 내가 건져낸 사진에 작품(作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익숙하지 못한 나의 표현이다. 누구나 이곳에 서면 사진작가가 되던지 영상 촬영감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아무 곳이나 어디든지 시선이 향하는 곳을 향해 셔터를 누르면 그냥 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 연출자가 조물주라는 말이다. 나는 그저 당신이 펼쳐놓은 시놉시스에 따라 셔터만 눌렀을 뿐인 것. 하니와 나는 세 봉우리 곁에서 꽤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 잠시 후 돌아본 그곳에는 세 봉우리를 감싼 구름이 선경을 연출했다. 우리가 떠나온 길을 돌아보니 사람들이 개미보다 더 작게 보였다. 이 산중의 작은 점 하나로 변한 사람들.. 그들이 우리를 바라봤을 때도 똑같은 점 하나가 아닌가. 점 하나와 거대하고 장엄한 세 봉우리.. 



세 봉우리의 아름다운 동행


지난주 산책 겸 운동을 갔다가 다녀오면서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는 등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면서 샤워를 하고 거울 앞에 섰다. 그곳에는 백발의 한 남자가 어깨 위로 드리워진 장발의 머리카락을 손질하고 있었다. 꽤 오랫동안 기른 머리카락은 꽁짓머리로 묶여 있다가 샤워 후에는 산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너는 누구냐?"며 내게 묻는다. 거울 앞에 서 있는 그 남자가 개똥이라 부르고 소똥이라 부르는 게 맞는 말인지.. 새삼스럽게 자아에 대한 물음이 잇는 것이다. 그 남자가 노트북을 열어놓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혼자 사는 삶.. 



돌로미티의 혼(魂)


드넓은 신작로 길에서 뒤돌아 본 세 봉우리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니는 돌로미티에 발을 디딘 이후로 무시로 휴대폰을 꺼내 보고 있다. 비경을 휴대폰에 담는 것은 물론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돌로미티의 풀꽃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것이다. 자칫 황량해 보이는 신작로 길 옆에는 풀꽃들이 여행자를 반기고 있었다.


-안녕, 아이들아! ^^ 

-(일제히) 와~아더찌다. 안넝하떼요. ㅋ 


나는 돌로미티 여행을 통해서 이들 풀꽃이 이곳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심장이자 혼이라 생각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돌로미티는 얼마나 멋대가리가 없었을까. 그냥 밋밋한 돌산 혹은 바위산이라면 앙꼬 빠진 찐빵으로 변했을 게 틀림없다. 그런 한편 사람들의 발아래 혹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지들끼리 살아가고 있는 게 너무 기특해 보이는 것이다.



이탈리아서 받은 행복한 택배


지난 1월 14일 경, 마음이 바빴던 하니는 코로나 시대를 가로지르는 일을 감행했다. 돌로미티의 비경이 그녀의 가슴을 여전히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우체국에 들러 두 가지 일을 저질렀다. 야영용 텐트와 양털이불 등을 이탈리아로 택배로 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텐트는 옵션에 걸려 탈락되었다. 당시 통화 장면을 관련 브런치 실패로 끝난 그녀의 발칙한 도발 편에 기록해 두었다. 이렇게.. (기억하시나요? ^^)


-응, 텐트.. 이거 무게를 재보니까 3.5킬로그램이네..^^

-어쩌자고..ㅜ 

-양털 하고 같이 무게를 재보니 7.5킬로그램이야.

-그거.. 소포로 부쳐야 돼요. 차라리 여기서 구매하는 게 더 낫잖아. ㅜ 



TRE CIME DI LAVAREDO 그녀의 꿈과 나


하니가 작대기 두 개를 들고 아우론조 쉼터에 다가서고 있을 때였다. 그녀의 등 뒤로 한 무리의 새떼들이 비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희한한 일이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가 발길을 옮길 때마다 새들이 무리 지어 비행을 하고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현재 여행을 끝마친 후였으므로, 이들은 우리의 안녕을 호위하는 길조였을까..


하니는 마침내 아우론조 쉼터 앞 일 뜨리꼴로레(il tricolore, 이탈리아 삼색기) 앞에 도착했다. 뒤로 보이는 산길 위로 작은 동굴 몇 개가 보인다. 이곳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바위를 뚫어 참호를 만들어 둔 곳이었다. 이곳에서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니 개미처럼 변한 사람들의 모습이 대자연의 품에 안긴 모습이다. 이들 모두는 서로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지만 생각과 언어는 천 차 별 만차 별이다. 


집 나가면 개천국


늑대를 닮은 근사한 녀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글쎄, 녀석들의 표정을 보니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혀를 길게 내밀고 헥헥거리는 것이다. 어쩌면 자기들의 영역이나 다름없을 텐데.. 개들의 고생이 눈에 띄는 것이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그들은 속으로 주인을 나무라고 있었을까.. 그냥 집에 가만있으면 될 텐데 왜 이렇게 사서 개고생 시키냐 싶을 것. 그런데 잠시 후 대반전이 일어났다.


녀석들이 주인과 함께 도착한 곳은 풀꽃들이 지천에 널린 곳이자 호수가 조망되는 기막힌 장소였다. 사람들이 힘들게 이곳으로 온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두 마리의 애완견은 그제야 주인의 속뜻을 헤아렸을 것이다.

엄마, 아빠.. 우리 그냥 여기서 살면 안 돼요..? (애원 애원)ㅜ

엄마, 아빠.. 집에 가기 싫은 데.. 걍 여기서 살아요. ㅜ 



내게 기적(奇蹟) 베푼 그 남자


지금부터 나의 기록을 있는 그대로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내가 향한 공동묘지는 누군가의 이끌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숙소에서 100미터를 채 오가지도 못한 몸으로 1킬로미터가 더 되는 시 외곽의 묘지로 향했던 것이다. 왕복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묘지까지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하고 허리를 찢는 듯한 고통을 무릅쓰고 묘지 입구에 다다랐다. 


그런 잠시 후 고개를 들고 묘지 내부로 통하는 길 끄트머리에 붉은 피를 뚝뚝 흘리며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잠시 잊고 살던 예수의 십자가.. 당신은 힘 없이 머리를 떨군 채 내 앞에 매달려 있었고 나는 그의 곁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때 희한한 일이 생겼다. 


허리병 때문에 다리를 절며 걸음을 옮겨야 할 텐데 이때부터 허리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나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조금 전까지 나를 괴롭혔던 허리의 통증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그런데 감쪽같이 허리의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나는 예수상 앞에서 몇 발자국 뛰어보기도 하고 깡충깡충 점프를 해보기도 했다. 아무렇지도 않았다. 리오 꼬자이께(Rio Coyhayque) 강 옆에 위치한 묘지에는 나 혼자 밖에 없었다.





   서기 2021년 3월 17일, 오늘 아침 이곳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날씨는 일교차가 크게 느껴졌다. 한낮의 기온이 대략 영상 15~18도씨를 가리켰지만 아침에는 영상 5도씨를 가리키는 쌀쌀한 날씨였다. 코로나가 기온에 민감하다고 하므로 이탈리아 반도의 일교차가 코로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틀 전(16일) 집계된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감염자 수 20,396 명 사망자 수 502명을 기록했다. (Coronavirus in Italia, bollettino di oggi 16 marzo: 20.396 nuovi casi e 502 morti)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이탈리아는 벌써부터 코로나 19 3차 팬데믹을 걱정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매일 지옥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가운데.. 대한민국의 코로나 성적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러우며 국민들과 보건당국과 정부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니와 함께 다녀온 돌로미티 여행이 자칫 우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일교차만큼 낮추어 주는 것이다. 독자님들과 이웃분들.. 늘 건강에 유의 하시기 바란다.


Documento di 19 notti nelle Dolomiti_TRE CIME DI LAVAREDO
Scritto_il 17 Marz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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