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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별 Jul 15. 2020

4. 명진고등학교, 소속 학생을 경찰에 고소하다

 명진고등학교는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사립학교로 학교법인 '도연학원'에 의해 운영된다.


 지난 2020년 5월 6일, 광주 명진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도연학원'이 명진고 교사 A를 부당하게 해임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소식은 삽시간에 명진고 재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 A는 명진고에서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한 몇 안되는 교사 중 한 사람이었다. 결국 분노한 학생들은 학교 측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해임된 교사 A 역시 광주 시민사회와 함께 학교 재단 측에 맞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A의 편에 섰던 건, 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과 노동조합 '광주교사노동조합'이었다.


 사건 직후, 학벌없는 사회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학교법인 '도연학원'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정의당예비당원협의체 '허들' 역시 논평을 통해 도연학원 측에 항의했다. 학생들은 인스타그램 손글씨 릴레이 캠페인, 트위터 실트총공 등을 통해 의견을 표출했으며, 학교 앞에 현수막을 게시한 후 학생 명의 입장문도 발표했다. 이는 여러 언론사를 통해 보도되었다. 5월 27일, 광주교사노동조합이 교사 A와 함께 명진고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많은 학생들이 정문에 나와 오랜만에 교사 A를 만났다.


 그러나 저항에 봉착한 '명진고등학교' 측은 학교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을 취했다.


 여러 항거의 목소리들을 접한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즉시 변호사를 선임했다. 도연학원 측은 해임된 교사 A, 학벌없는 사회 윤영백 대표, 광주교사노동조합 박삼원 위원장, 정의당예비당원협의체 '허들' 유성윤 광주전남지부장, 명진고 재학생 2명, 명진고 졸업생 1명, 언론사 기자 3명 등 10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서 였다. 고소 당한 명진고 재학생들은 단지 인터넷 상에 도연학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들이었다. 정의당예비당원협의체 '허들' 광주전남지부장 역시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이때 명진고 측이 경찰에 고소한 청소년만 세 사람에 달했다. 떳떳하지 못한 자들이 문제제기의 목소리를 막기 위해 '명예훼손죄'가 기제된 고소장을 남발하는 건 흔한 일이다. 그러나 고등학교가 본교 소속 재학생을 경찰에 고소하는 일에는, 특별한 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020년 6월 11일, 광주교사노동조합이 학교 앞에서 두 번째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명진고 재학생들도 함께 피켓을 들었고, 가사를 바꾼 노래를 부르며 명진고 측을 규탄했다. 명진고 측은 정문과 후문에 CCTV를 설치했으며, 대형 버스를 동원하거나 같은 자리에 집회신고를 하는 등의 수단으로 시위를 방해했다. 6월 15일, 명진고 학생들이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2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차 보도자료에는 지난 5월에 실시했던 서명운동에 2,040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이중 명진고 재학생이 376명이라는 사실 등. 그동안 학생들이 진행해온 활동들이 담겼다.


 6월 17일 분노한 광주교사노동조합이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시교육청에 명진고등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와 특별장학을 요구했으며, 도연학원이 명진고 운영 과정에서 드러내온 여러 문제점들을 하나 하나 지적하고, 비판했다. 광주교사노조는 명진고 측이 학내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는 학생들을 향해 '절도죄 고소'를 운운하는 경고문을 부착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같은 날, 명진고 측이 학생들을 고소했다는 소식을 접한 광주시교육청 사학정책팀이 전격적으로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재학생 2명, 졸업생 1명, 타교생 1명(허들) 등 4명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고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여론이 악화된 점, 교육청 측이 고소 취하를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하여 이들 4명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물론 다른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는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애초부터 억지스러운 고소였기 때문에, 유죄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6월 17일, 광주지방검찰청이 학교법인 도연학원 측이 학벌없는 사회 윤영백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관련 고소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윤영백 대표는 즉시 명진고 이사장을 무고죄로 역고소했다. 고소장에 명시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소인(도연학원)이 언론, 시민단체, 교사, 학생 모두를 무차별적 고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제 주체들의 자연스러운 사회 행위를 범죄로 착각할 만큼 법상식이 없거나 명예훼손의 성립 조건조차 인지하지 못 할 만큼 무지한 탓이 아니라, 제 주체들이 정당하게 사회적 기능을 다하고, 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위축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도연학원 측은 최근에도 업무상횡령 혐의로 피소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피고소인은 부조리한 사학 운영을 반성하기는 커녕,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에게 죄를 뒤짚어 씌우고 있습니다. 이는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입니다. 이에 피고소인을 형법 제 156조에 근거, 무고죄로 고소하오니 조사하여 엄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후 명진고 측이 재학생을 고소한 사건이 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20년 6월 25일,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가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명진고 측이 "학생들과 공모하여 학교 앞에 현수막을 게시한 필자를 경찰에 고소했다"며, 출석해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이었다. 앞선 5월 14일 필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명진고 재학생 B의 요청을 받고 명진고 정문에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후 B는 현수막 사진을 첨부한 학생들의 입장문을 보도자료로 배포했고, 여러 기자들이 이를 보도했다. 도연학원 측은 현수막을 게시한 필자, 보도자료를 배포한 학생 B,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 기자 C를 경찰에 고소했다. 필자는 형사의 연락을 받은 직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학교 측 고소장을 확인했다.



 학교법인 도연학원 측 고소장에는 '학교의 이름으로 학생을 고소했음'이 명백하게 기제되어 있었다.


 2020년 7월 14일, 필자는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경찰조사를 받았다. 필자는 현수막 게시 사실을 인정한 후, 교사 A 해임을 '부당한 일'로 인지했던 사유에 대해 지금까지 주장해온 대로 진술했다. 학생 B가 누구냐는 경찰관의 질문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명진고 측은 "정말 학생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게 맞다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며 우선 학생의 신상과 행위를 확인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 현재, 광주 명진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도연학원 측은, 명진고 재학생 B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지 않은 상태다. 학교가 학생을 고소한 이 기막힌 사례는 대한민국 사립학교 비리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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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고 사학비리 사건 총정리>


0. 명진고등학교 사학비리 사건 개요

1. 2018년,  명진고등학교 스쿨미투 사건 총정리

2. 2020년, 명진고등학교 부당해임 사건

3. 명진고 학생들, 학교 재단 비리에 맞서다

4. 명진고등학교, 소속 학생을 경찰에 고소하다

5. 명진고등학교 게시판에서 벌어진 일

6. 명진고등학교 교사 부정채용 의혹

7. 명진고 측 명예훼손 고소장에 올리는 '도연 7조'

8. 광주 명진고, 재단 비판 시민에 1억 손배소 제기

9. 광주 명진고 학내 집회, 교장이 막아섰다

10. MBC 스트레이트, 명진고 사학비리 다뤘다

11. 명진고 사학비리 규탄 기자회견 열렸다

12. 국회 교육위 국감 '명진고 사학비리'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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