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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별 Sep 13. 2020

8. 광주 명진고, 재단 비판 시민에 1억 손배소 제기

 명진고등학교는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사립학교로 학교법인 '도연학원'에 의해 운영된다.


 그러나 여러 사립학교 재단들이 그러하듯, '도연학원' 역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누리며 급속도로 타락해왔다. 2018년에는 명진고 스쿨미투 사건이 있었고, 2020년에는 교사 A 부당해임 사건이 있었다. 결국 명진고등학교는 시민단체, 시민, 학교 재학생, 학부모, 교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사회 주체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필자 역시 명진고 측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응당 마주해야 할 감시와 비판에 직면한 명진고 측은 해서는 안될 행동을 취했다.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명예훼손죄'로 각 사회주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한편, 2020년 8월 31일 필자 앞으로 광주지방법원에서 보낸 특별 송달 우편물이 왔다. 광주 명진고 재단 측이 필자에게 '1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담긴 소장이었다.

 명진고 재단 측은 필자의 비판 때문에 금 1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장 내용은 13페이지에 불과했으며, 거기에도 학교법인 측이 입은 손해에 대한 입증은 전무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도연학원이 제출하고 있는 소장들은 도연학원 측 변호사가 아닌 학교 측 관계자가 해당 변호사의 명의를 빌려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고위 법관 출신 법조인이 결코 사용하지 않을 용어들로 점철된 소장의 의문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누가 작성한 건지는 모르지만, 이 소장 작성자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고등 사고능력은 그가 작성한 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글에서는 법인 측의 황당한 주장들을 세세하게 비판하고자 한다.


<학교법인 도연학원 측이 문제삼은 필자의 행위>


1. 인스타그램, 브런치, 나무위키 작성 글


 학교법인 측은 필자가 인스타그램, 브런치, 나무위키(명진고등학교 문서)에 작성한 글이 법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법인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명예훼손인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글을 그대로 소장에 붙여넣었고, 필자가 작성한 글의 제목들을 명시하고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너무 장문의 글이라 일일이 기재하지는 못하고 증거로만 제출합니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어이없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도연학원 측은 허위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명예훼손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또 어느 부분인지에 대해 적시하지도 않았다. 황당한 일이다. 이 소장을 받아든 재판부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뭐 어쩌라는 거지"


2. 현수막 게시


 도연학원 측은 필자가 5월 14일 명진고 정문 앞에 게시한 현수막이 법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미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법인 측은 필자의 현수막 게시 사실을 언급한 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피고는 알고 지내는 학생의 부탁으로 현수막을 게시한 것 뿐이라는 변소를 하나, 피고가 알고 있다는 학생이 누구인지도 불명할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이전에도 도연학원을 상대로 정보공개 신청을 수 차례 하는 등 도연학원에 적대적인 행동을 해 온 사람으로, 피고는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거나 그들과 공모하여 한 행동으로 판단될 뿐 단순히 아는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게시하지 않았음이 분명합니다."


 이 대목에서도 필자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민사소송 소장은 법리적인 문제를 따진 후, 피고의 행위가 원고에게 끼친 손해를 입증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러나, 학교법인 측 소장 작성자는 갑자기 피고에게 배후가 있을 것이며,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건 '어리석음'이다. 얼마전 호남대 총학생회가 제출한 정보공개 청구 관련 답변서가 지역 사회 활동가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일이 있었다. 그들은 법리를 따져야 할 답변서에 법적인 내용들은 명시하지 않고, "결코 좌시하지 않을것이다"라는 해괴한 표현을 포함시켰다. 명진고 소장 작성자의 수준은 이것과 비슷해 보인다.


 필자는 실제로 명진고 3학년 학생의 요청을 받고 현수막을 게시했다. 그러나 필자의 뒤에 '흑막'이 있고 현수막 게시를 지시한 사람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민사소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민사소송은 원고 측 손해에 대한 피고 측 책임을 따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뚱딴지 같은 내용에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3. 해임된 교사 A 관련


 도연학원 측은 해임된 교사 A가 공익제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A와 함께 2017년 명진고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했던 1차 합격자 G가 본인의 SNS에 쓴 글을 인용했다. "G는 A가 공익제보자가 아님을 명백히 설명하고 있습니다"라는 말 외에 도연학원 측은 더 이상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G는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2차 면접 시험 응시 시점까지만 겪은 사람이다. 도연학원 측은 사건을 전반적으로 알고 있지 않은 사람의 주장만을 근거로 사실관계의 가부를 단언했다. 그러나 G의 관점과 별개로, 교사 A는 이미 국무총리실 산하 국민권익위원회로 부터 '공익제보자'임을 인정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교사 A는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 관련 광주광역시교육청 조사에 협조한 사실이 있는 자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상 '신고자 등'에 해당한다"며 교사 A가 공익제보자임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A는 대한민국 반부패총괄 기관으로 부터 공익제보자임을 인정받았다.


4.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 관련


 도연학원 측은 또한 필자가 일전에 도연학원 및 명진고 측에 요청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언급하며, 이것이 도연학원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둔 일이다. 판례에 따르면 도연학원과 같은 사립학교법에 근거한 학교법인들은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보공개 청구 업무에 마땅히 응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즉 '고유업무'로써 정보공개 청구 관련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등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일반 국민이 일방적인 정보수령자나 정보조작의 대상에서 벗어나 국정의 감시·비판자로서의 실질적 지위를 확보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이는 그 어떤 이해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 시민이 자유롭게 공공기관 등에 원하는 정보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연학원 측은 소장을 통해 "필자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관련도 없는 사람"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이 오죽했으면 나섰을까?


 가사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도, 이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정보공개법에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청구에 대한 반려 절차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민사소송 소장에 포함시킨 것 역시 '어리석음'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5. 필자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이다


 도연학원 측은 민사소송 소장에 이런 내용을 여러차례 포함시켰다.


 "피고는 학교법인 도연학원과 전혀 이해관계를 가진 바도 없는 등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입니다"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원고의 이 주장은 이번 민사소송과 전혀 이해관계를 가진 바도 없는 등 아무런 관련도 없는 주장입니다."


6. 손해배상의 범위 부분


 도연학원 측은 1~5의 주장을 늘어놓은 후 이런 결론을 내렸다.  

 "원고(학교법인 도연학원)이 입은 정신적 고통 등 손해에 대하여 피고는 금 1억원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읽은 후, 필자는 웃음을 참다못해 데굴데굴 구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대체 학교법인이 어떻게 정신적 고통을 입는 다는 것인가. 속된 말로 빵 터졌다. 학교법인이 정신과 상담을 받은 후 관련 치료 기록을 제출한다면 모를까, 그 어떤 증빙도 없이 갑자기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니까 1억원을 보상 하란다. 큰 소리로 웃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사건 소장을 받아든 재판부 관계자분들도 같은 데시벨 정도의 웃음을 참지 못할 것 같다. 격무로 고생하시는 판사님께 한 줌 웃음을 선사할 목적이었다면 성공적이다.


 결론적으로 이 민사소송 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헛소리로 가득하다. 기각될 게 뻔한 내용이다.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명진고 관계자로 추정되는 본 소장 작성자는 고등학교 국어수업을 명진고 학생들과 함께 다시 한번 들어보는 게 어떨까?


 다만, 소장 내용과 별개로 학교법인 도연학원이 필자에게 '1억' 소송을 제기한 것은 필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새로운 공격 시도로 보인다. '손배소'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억압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필자에 대한 도연학원의 소송을 인지한 광주교사노동조합 역시 "손배·가압류를 통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킨 못된 사례를 도연학원이 학습하여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민사소송에도 굴하지 않고, 사학재단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는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지속해나갈 생각이다.


-- 이전 글 -- 다음 글 --


<명진고 사학비리 사건 총정리>


0. 명진고등학교 사학비리 사건 개요

1. 2018년,  명진고등학교 스쿨미투 사건 총정리

2. 2020년, 명진고등학교 부당해임 사건

3. 명진고 학생들, 학교 재단 비리에 맞서다

4. 명진고등학교, 소속 학생을 경찰에 고소하다

5. 명진고등학교 게시판에서 벌어진 일

6. 명진고등학교 교사 부정채용 의혹

7. 명진고 측 명예훼손 고소장에 올리는 '도연 7조'

8. 광주 명진고, 재단 비판 시민에 1억 손배소 제기

9. 광주 명진고 학내 집회, 교장이 막아섰다

10. MBC 스트레이트, 명진고 사학비리 다뤘다

11. 명진고 사학비리 규탄 기자회견 열렸다

12. 국회 교육위 국감 '명진고 사학비리' 겨냥했다

13. 광주 명진고 손규대 교사, 7개월 만에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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