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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별 Jul 15. 2020

3. 명진고 학생들, 학교 재단 비리에 맞서다

 명진고등학교는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사립학교로 학교법인 '도연학원'에 의해 운영된다.


 2020년 5월 6일 광주 명진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도연학원'이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한 교사 A를 부당하게 해임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명백한 사립학교 인사권 '전횡'이었다. 이 소식은 곧 평소 A가 고단한 학교생활을 이어왔음을 아는 명진고 학생들에게도 전달되었다. A는 명진고에서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한 몇 안되는 교사 중 한 사람이었다. 결국 학생들은 분노했고, 집단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2020년 5월 8일, 명진고 학생들이 인스타그램에 해시테그 '#명진고사학비리',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등을 테그하며, 직접 작성한 손글씨를 업로드하는 '손글씨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는 금새 100명이 넘는 학생들의 참여로 이어졌다. 5월 11일에는 학생들의 트위터 '실트총공'이 있었다. '실트총공'이란 같은 '해시테그'를 여러 트위터 계정에 업로드함으로써 관련 사안을 이슈화하는 SNS 공동행동을 뜻한다.


명진고 학생들의 인스타그램 손글씨 릴레이


 2020년 5월 13일 명진고 학생들이 '광주 명진고 사학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이름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교사 A 해임' 관련 활동을 주도하고 있던 건 명진고 재학생 B였다. B는 교사 A 해임 소식을 접한 직후부터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에서의 활동을 주도했고, 각종 후속 활동들을 기획하고 있었다. 나는 이 사건 이전부터 우연한 계기로 B와 아는 사이였다. 5월 13일, B에게서 "학교 앞에 현수막을 게시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문구만 보내주면 현수막을 제작해서 학교 정문에 게시하겠다고 답했다. 곧 B로부터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한 현수막 문구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저희들은 정의로운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기를 원합니다. 부당한 해임처분 철회하고, 해당 선생님께 사과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주명진고사학비리

#잘못된_것을_바로잡는_것


- 명진고 학생 일동 -


2020년 5월 14일, 명진고 정문에 게시된 현수막


 5월 14일, 나는 학생 일동 명의의 현수막을 명진고 정문에 게시했다. 물론 사진을 촬영하여 B에게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시 B는 명진고 학생 명의의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B는 학생들의 입장문을 완성한 직후 현수막 사진과 인스타그램 손글씨 릴레이 사진을 첨부한 보도자료를 제작했다. 나는 가지고 있던 기자명단을 B에게 보내주었다. 이후 B는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이를 접한 여러 기자들이 명진고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명진고 정문 앞에 게시된 현수막은 학교 측이 직접 구청에 민원을 넣음에 따라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철거되었으나, 현수막 사진은 기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명진고 학생들이 5월 13일에 시작한 서명운동 '명진고 사학비리를 고발합니다'는 5월 18일까지 6일간 이어졌다. 학생들은 서명운동 링크를 광주 지역 각 고등학교 학생회 및 청소년 단체들에도 전달했다. 해당 서명운동에는 무려 2,040명이 참여했다. 이중 명진고 재학생은 376명이었다. 당시 명진고 재학생이 총 800 여 명이었음을 고려할 때, 방학 중 임에도 불구하고 재학생의 절반 가량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셈이다.


 명진고 학생들이 2020년 5월 14일에 배포한 1차 보도자료를 첨부하며, 이 글을 마친다.


[명진고 학생들의 보도자료]


배포일 : 2020. 05. 14. (목)

수신 : 각 언로사 사회부, 노동부, 교육부 담당 기자

발신 : 명진고 학생 B


광주 명진고 사학비리를 고발합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명진고등학교에 재학중인 3학년 학생 B입니다. 명진고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사립학교입니다. 지난 5월 6일, 학교 재단 측이 저희 학교 모 선생님에 대한 해임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학생인 제가 보아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당한 사유였습니다. 아래에 덧붙이겠지만, A 선생님에 대한 해임 징계는 학교 측의 명백한 권력 남용, 보복징계로 판단됩니다. 저희 명진고 학생들은 이를 계기로 그간 명진고 측이 자행해왔던 사학비리들에 관심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앞으로 명진고 사학비리에 맞서 싸울 생각입니다.


○ 현재 분노한 명진고 재학생들은 각종 SNS에서 'A 선생님 해고', '명진고 사학비리 고발'과 관련된 공동 행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SNS 프로필 사진 바꾸기를 진행했고, 5월 14일자로 학교 앞에 현수막을 게시했습니다.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가장 먼저 저희들의 요구 사항을 말씀드리고, 아래에 쟁점 사안에 대한 입장을 첨부하겠습니다.      


첫째, A 교사를 부당해임한 도연학원 측의 사과와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합니다.


둘째, 광주시교육청에 학교법인 도연학원에 대한 특별 감사 진행을 요구합니다.

    

셋째, 스쿨미투로 인해 직위해제 되었던 교사들의 징계 사항을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투명한 재심의를 실시해줄것을 요구합니다. 해당 교사들이 3학년 학생들 졸업 전에 명진고 교사로서의 복귀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명진고등학교 재학생 일동


------------ 쟁점 ------------     


1. 22개월간 근무한 A 교사 부당해임


 재단 측에 의해 해임 당하신 A 선생님은 명진고에서 2년 2개월간 근무하신 교사입니다. A 선생님께서는 학교 근무 중 학교법인 전 이사장으로부터 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 받았다는 사실을 공익 신고한 바 있습니다. 이로인해 학교법인 전 이사장은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생들이 그간 보아온 선생님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A 선생님께서는 초임에 버거운 평가계 업무를 도맡아 야근과 주말 출근을 일삼으면서도 학생들에게 늘 웃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명진고 안에서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하신 몇 명 안 되는 선생님 중 한 분이셨습니다. 또한  A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편견 없는 눈으로 바라봐 주셨습니다. 무거운 서류더미를 들고 5층을 오르내리며 일 하시는 와중에도 학생들의 질문을 하나하나 전공 서적까지 뒤지며 답변해주셨습니다.


 A 선생님에 해임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3년 동안 임용고시에 응시하지 못합니다. 학교법인 측은 여러 사유로 해당 선생님을 해임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학교법인 측이 주장한 해임 사유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법인 측이 주장한 해임 사유 중 하나인 ‘2018년 12월 시험문제 오류로 인한 재시험’에 대해 반박하자면, 저희는 그간 A 선생님이 담당했던 과목을 제외하고도, 국어, 수학, 생명과학, 사회문화 등의 과목에 대한 재시험을 치뤘습니다. 심지어 2019년 12월 당시 2학년 학생들은 문제집을 그대로 베껴 시험을 출제한 생명과학 1학기 1차·2차 지필고사, 2학기 1차 지필고사 총 147점 가량의 문제에 대한 재시험을 봤습니다. 때문에 학교법인 측 주장은 타당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A선생님의 해임으로 해당 반 부담임으로 있던 한 교사가 담임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이 교사는 미투로 인해 직위해제 되었던 교사입니다. 학교 측에서 재학생들을 배려하여 미투로 직위해제 되었던 교사들에게 담임 자리를 주지 않겠다고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2. 2018년 미투로 인해 직위해제 되었던 교사들의 복귀


 지난 2018년, 광주시교육청이 명진고 학교법인 도연학원 측에 미투로 인해 직위해제 된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습니다. 재단 측은 교육청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직위해제 되었던 교사 16명 중 10명이 2020년 1월부로 복귀했고 학교가 개학할 경우 1, 2학년 수업에 들어갑니다. 이는 2019년에 미투로 인해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징계를 요구받은 교사를 교장 직무대자로 앉히려 했던 학교 측 시도와 더불어 재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미투 당시 1학년이었던 학생들, 즉 현 3학년 학생들은 현재 명진고에 재학 중입니다. 당시 학생들이 졸업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들이 복귀하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2차가해라고 생각합니다.


3. 이외 여러 재단 측 문제들


- 도연학원 측은 이사장의 자녀 2명을 본교 교사로 채용했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명진고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 도연학원 이사장 부부는 50억 원대에 이르는 국세를 체납했습니다.

- 교내 소프트볼팀 전 감독의 성추행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우리들의 행동 ------------   


1. 서명운동


 현재 명진고 재학생들의 서명운동이 진행중입니다. 저희들의 서명 운동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운동입니다.


2. SNS 연대


 저희들은 SNS 연대, 카카오톡 상태메시지 바꾸기 운동 등을 통해 저희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3. 현수막 게첨


 저희들은 또한 관련 현수막을 학교 정문에 게시했습니다.


------------ 결론 ------------   


1. 귀 언론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저희들의 행동과 명진고 사학 비리에 대한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 이전 글 -- 다음 글 --


<명진고 사학비리 사건 총정리>


0. 명진고등학교 사학비리 사건 개요

1. 2018년,  명진고등학교 스쿨미투 사건 총정리

2. 2020년, 명진고등학교 부당해임 사건

3. 명진고 학생들, 학교 재단 비리에 맞서다

4. 명진고등학교, 소속 학생을 경찰에 고소하다

5. 명진고등학교 게시판에서 벌어진 일

6. 명진고등학교 교사 부정채용 의혹

7. 명진고 측 명예훼손 고소장에 올리는 '도연 7조'

8. 광주 명진고, 재단 비판 시민에 1억 손배소 제기

9. 광주 명진고 학내 집회, 교장이 막아섰다

10. MBC 스트레이트, 명진고 사학비리 다뤘다

11. 명진고 사학비리 규탄 기자회견 열렸다

12. 국회 교육위 국감 '명진고 사학비리' 겨냥했다

13. 광주 명진고 손규대 교사, 7개월 만에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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