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9일 오전 11시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광주 시민·노동·청년 단체들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주교사노동조합,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참교육학부모회,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참여자치 21,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광주청년유니온이 공동 주최 단위로 참여했다. 이들은 공익제보 교사를 부당하게 해임한 후, 비판자들을 향해 소송을 남발한 학교법인 도연학원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교사 부당해임·소송 남발 학교법인 도연학원(명진고) 규탄 기자회견>
지난 5월 6일 광주 명진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도연학원'이 전직 이사장의 비리를 공익 제보했던 교사 A를 학교에서 '해임'시켰다. 해임된 교사 A는 2년 2개월간 명진고에서 근무해온 초임교사였다. 담임교사이기도 했던 A는 학생들에게 "끝까지 함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남기고, 학교를 떠났다. 그러나 도연학원 측이 A 징계 사유로 제시한 것들은 징계 양정의 적정성에 비추어 결코 '해임' 징계를 내릴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난 2017년 A는 최신옥 전 도연학원 이사장에게 "교사로 채용시켜 줄 테니, 5천만 원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A는 최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후 A는 정정당당하게 채용 절차를 합격하여 교사가 되었고 최씨에게 금품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교육청, 경찰, 검찰 등에서 진술했다. 결국 최씨는 법원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여전히 최씨와 그 가족들에 의해 의사결정이 좌우되는 학교법인이 A를 해임한 것이다. 결국 A에 대한 해임 징계는 전직 이사장의 비리를 공익 제보했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명백한 '보복성 징계'다.
A 교사 부당해임에 가장 크게 분노한 건 명진고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해임 소식을 접한 직후 학교 정문에 현수막을 게시했다.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학생들의 서명운동에는 시민 2,040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명진고 재학생은 376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문을 열고 있지 않았음에도 전체 재학생의 절반 가량이 A 교사 해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직접 표명한 것이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도 A 교사와의 연대를 시작했다. 여러 언론사 기자들도 학생들과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보도했다.
그러자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자신들의 부정을 비판한 모든 사회 주체들을 명예훼손죄를 이유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금까지 학교법인이 남발한 고소는 무려 17건에 달한다. 해임된 A 교사, 광주교사노동조합 박삼원 위원장,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윤영백 대표, 광주 MBC 남궁욱 기자, 뉴시스 송창헌 기자, 뉴스1 전원 기자, 시민 김동규, 명진고 재학생 3명, 졸업생 1명, 타교 재학생 1명 등이 모두 무차별적인 고소의 대상이 되었다.
도연학원 측은 각 사회 주체들이 정당한 목소리를 내고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고소장을 남발했다. 도연학원 측은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서 명예훼손죄를 활용했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학교법인 측이 본인들이 운영하는 학교의 재학생들까지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에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본연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렸다. 너무나도 큰 사회적 충격에 MBC 스트레이트를 비롯한 중앙 언론사들도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심각한 비리사학이다. 지난 2017년 광주시교육청 감사에서 최신옥 전 도연학원 이사장의 '1억 벤츠 깡'이 드러났다. 최씨는 이외에도 학교법인 카드로 수천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 사건 범행으로 법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0년 감사에서는 최씨의 남편인 김인전 현 도연학원 이사장이 학교법인 카드로 1,50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명진고등학교는 특정 개인이 소유한 사유재산이 아니다. 명진고는 동료 시민 900명이 3년간 중등교육을 받는 교육기관이다. 그런데 이 정도로 중대한 공적 가치를 지닌 곳이 재단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몇 사람으로 인해 심각한 갈등 상황에 놓여있다. 결국 사학재단 비리는 학생, 학부모, 교사를 넘어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다. 우리들은 이번 명진고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광주지역의 사학비리를 묵과하지 않겠다. 우리들은 앞으로 광주지역의 모든 사립학교들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철저한 감시를 이어갈 것이다.
도연학원의 김인전 이사장은 10월 20일에 열릴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된 상태다. 김씨는 국정감사에 소환된 직후 이사장직 사퇴를 표명했다. 그러나 도연학원에 대한 국정감사는 김씨의 사퇴와 별개로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 교육위원회에 촉구한다. 국회 교육위는 학교법인 도연학원의 사학비리를 철저히 감사하길 바란다.
이어 우리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교사 A에 대한 부당해임 철회하라!
하나. 광주시교육청은 학교법인 도연학원에 대해 특별감사 실시하라!
하나. 광주시교육청은 학교법인 도연학원에 임시이사 파견하라!
하나.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학생 고소에 대해 광주시민 앞에 사과하라!
2020년 10월 19일
교사 부당해임·소송 남발 학교법인 도연학원(명진고)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광주교사노동조합,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참교육학부모회 ,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참여자치 21,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광주청년유니온
<명진고 사학비리 사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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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동규는 현재 오마이뉴스에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특히 명진고 사학비리 사건과 관련해서 '명진고 저항자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 들어오시면 명진고 사건 근황을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