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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진 Aug 26. 2020

아나운서들은 죄다 욕망 덩어리?

영화 속 아나운서와 현실 아나운서의 차이

*메인 사진은 JTBC 드라마 <미스티> 공식 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정보를 캡처했습니다.

*아나운서 파헤치기. <김나진 아나운서의 마.이.아.파.>는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마음껏, 이토록 자세히,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한번, 파헤쳐봅니다!

아나운서 하면서 그동안 마.이.아.파.왔거든요^^*


1편 <아나운서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죠?>

2편 <아나운서의 고용 형태는? 연봉은?>

3편 아나운서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발음? 발성? 애드리브?

4편 <라디오 DJ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5편 <아나운서 되려면 무슨 과를 나와야 하나요?>

6편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우는 직업, 리포터>

7편 <아나운서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8편 <강렬했던 예능 출연의 기억과 유느님의 은총>

9편 <선택을 하기보다 받아야 하는 직업인 아나운서. 지금은?>

10편 <아나운서의 숙명, 뉴스 특보와 뉴스 속보>

11편 <뉴스 앵커가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이유>

12편 <아나운서국에 날아오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선물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꽤나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방송국이다. 그리고 아나운서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순간 떠오르는 우리 영화만 해도 <더 테러 라이브>, <오늘의 연애> 등이 있고, 드라마에도 꽤나 많이 나왔던 거 같다. <미스티>, <질투의 화신>, <프로듀사> 등 언뜻 떠올려봐도 줄줄 나오는 거 보면 방송국이라는 소재, 아나운서라는 아이템이 뭔가 흥미 있는 요소를 뽑아낼만한 구석이 많다는 방증도 될 거 같다.


 영화나 드라마 속 아나운서들은 하나의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내가 발견한 그 공통점은 바로, 영화나 드라마 속 아나운서들이 하나 같이 엄청난 욕망 덩어리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야 한다든가, 다른 사람이 잘못돼야 내가 올라갈 수 있으니 그 사람을 잘못되게 만든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특히나 자주 보이는 장면 중 하나가 이런 거다. 함께하는 진행자보다 더 멋있고 예뻐 보이려고, 더 실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 말이다. 상대의 메이크업 도구를 감춰두거나 의상을 더럽히거나 하는 그런 장면들. 함께하는 사람의 대본을 몰래 바꿔 실수를 하게 만들거나 잘못된 정보를 흘려 사과하게 만드는 그런 씬들.

  물론 그런 경우가 완전히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욕망으로 이글이글거리는 사람도 분명 가까이에서 몇몇 봐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 상식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영화나 드라마 속 욕망 덩어리 아나운서의 모습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도 너무 있어 보인다.


 경쟁을 할 때는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걸로 하지 않는다. 오디션으로 당당하게 경쟁하고, 눈 앞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명확히 말해준다. 그리고 함께 진행하는 동료와는 너나없이 가까운 사이가 된다. 이 글감을 제공해준 모 후배 역시 함께 진행하는 선배를 '베스트 프렌드'라 표현했다.  서로 가까워지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지 갖은 술수를 동원해 나가떨어지게 하지 않는다.

 물론 마음은 욕망으로 가득할 수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 남들보다 더 인정받고 싶고 더 잘 나고 싶은 본성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얄팍한 수법을 동원하는 것은 오히려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름길이다. 공정한 경쟁을 해야 그렇게 되지 않는다.


 또 하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크게 잘못 묘사되고 있는 점이 있다.  바로 프로그램의 서열화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TV에서 밀려서 나를 라디오로 보냈잖아." 극 중 하정우 씨가 한 말인데, 이 말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TV의 하위 프로그램쯤으로 대하는 인식이 깔려있다.

 물론 개인의 성향에 따라 조금 더 비중을 두는 프로그램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보통의 경우 라디오 프로그램만 한다고 밀려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일 경우가 많다. TV에서보다 오히려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전문성을 더 갖출 수 있고, 청취자와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라디오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으니 진행자들이 라디오를 소홀히 생각할 수 있을 거라는 억측이 만들어낸 대사인 것 같다.


 쓰다 보니 생각났다. 앞서 말한 국내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국을 다룬 해외 영화에서도 아나운서들은 하나 같이 욕망 덩어리로 보여왔다. <굿모닝 에브리원>, <브루스 올마이티> 같은 영화에서도 서로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워대는 사람들로 묘사됐으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방송 진행자들이 질투의 화신으로 보이는 건 부정할 수 없나 보다.




 설령 드라마 속 아나운서들의 세상처럼 실제로 아나운서들 간의 치열한 중상모략이 존재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음은 분명하다. 방송국 내에서 실력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껍데기만 있는 사람이 잠깐 화제가 되거나 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자리를 지켜갈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실력이 있느냐 없느냐다.

 그 실력이라는 단어에는 기본적인 방송 진행 능력을 포함해 인지도, 이해도 등 아주 다양한 것들이 포함된다. 인맥이나 친화력으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그것도 실력 중의 하나다. 사람을 사로잡는 실력이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인 거니 그것도 실력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결국 결론은 하나다. 실력이다. 실력을 보여주면 그 어떤 주위의 모함도, 왜곡된 시선도 이겨낼 수 있다. 어디 아나운서들 뿐이겠는가. 이 세상 모든 곳이 그렇다.

 실력을 갈고닦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뭐라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나처럼 실력이 부족해 마이 아픈 분들이 있겠지만, 곧 나아질 거다. 무조건 정공법, 정면승부로 가자. 가서 보란 듯이 내 실력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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