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있을 때마다 신나게 준비했던 한 끼 식사, 도란도란 끝을 모르고 이어지던 이야기와 어느새 한가운데 뛰어들어 소리를 질러대던 빠위, 늦은 밤 소장님을 배웅하고 둘이서 오르던 집 앞 언덕의 고요함. 지나고 나니 이 모든 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었다.
완연한 봄임을 알아차릴 때면 계절은 이미 여름의 문턱을 넘어있는 것처럼, 그렇게 설계의 시간도 끝이 났다. 그리고 듬성듬성 하늘이 보이던 텅 빈 나무에 꽃이 피고 잎이 나듯, 그 시간 동안 하얗기만 했던 도면 위에도 빼곡히 선이 그어지고 가득 숫자가 쓰였다.
행복한 계절이었고, 충실했던 시간. 그 시간이 여전히 그립지만, 이제는 푸른 여름을 맞아 꽃이 피었던 자리가 한껏 부풀기를, 그리고 그곳에 탐스러운 열매가 열리기를 바랄 차례다.
2022.01.14. 세 번째 실시설계(인테리어) 미팅
2022.01.31. 네 번째 실시설계(인테리어) 미팅
2022.02.16. 다섯 번째 실시설계(인테리어) 미팅
2022.04.12. 시공계약: 서울한옥 by 젤코바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