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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방끈수공업자 May 12. 2017

포닥으로 살아가기-오퍼

축하합니다.

포닥으로 살아가기-프롤로그

포닥으로 살아가기-PI찾기(1)

포닥으로 살아가기-PI찾기(2)

포닥으로 살아가기-제안서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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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닥으로 살아가기-컨택(5): 커버레터

포닥으로 살아가기-인터뷰(1): 인터뷰 준비

포닥으로 살아가기-인터뷰(2): 인터뷰와 그 후

포닥으로 살아가기-오퍼

포닥으로 살아가기-알찬 포닥 기간을 보내기 위한 방법

포닥의 커뮤니케이션

에필로그 : 대학 교수의 길

질문 받습니다 : https://brunch.co.kr/@cnam/80


드디어 길고 긴 연재를 끝마치는 때가 왔습니다. 게을러서 빨리 끝내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하고 글의 퀄리티가 점점 떨어져가는 것에 대해 반성합니다. 


오늘은 오퍼를 받은 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모든 일을 잘 진행하시고 오퍼까지 받으신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힘든 여정이었을 것 입니다. 그 과정에서 무너지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계속 달려오신 것이 멋지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훌륭한 연구 기대하겠습니다.


먼저 비공식적인 오퍼가 올 것 입니다. 이건 PI로부터 간단하게 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연락을 받을 것이고 오퍼를 줄 생각인데 수락하겠냐는 질문일 것 입니다. 그리고 승락을 하신다면 공식적인 오퍼레터가 학교/기관으로부터 올 것 입니다. 정식 오퍼에는 근무 기간, 직책, 업무, 연봉 등에 대해 적혀있어야합니다. 해야할 일이나 직책의 경우는 이미 현재 시점에서 다 알고 계실 것이구요. 기간에 대해서도 알고 계실 것 입니다. 하나 전혀 모를 (조금은 아실수도 있겠지만) 부분은 바로 연봉이죠. 비공식으로 오퍼를 줄 때에 연봉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입니다. 만약 정식 오퍼레터를 받기 전에 연봉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았다면 반드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식 마인드--돈 얘기는 아랫사람이 먼저 꺼내지 않는--를 가지고 어련히 알아서 해주시겠지 하는 생각은 마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돈 얘기는 공식 오퍼가 나오기 전에 끝나 있어야합니다. 저의 경우는 PI가 연봉을 제시해주셨고 제가 오케이함으로써 (협상의 여지가 있긴 한 것 같습니다만 저는 그냥 자리만 있어도 감지덕지라..) 비공식 오퍼 수락은 이루어졌습니다. 


연봉 : 학교/기관/연구분야/지역에 따라 연봉은 천차만별 일 것입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구분야와 지역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중간급 규모의 도시에 살고 있어서 제가 박사를 했던 시골지역에 비해 생활비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제 분야는 포닥의 수가 바이오 분야처럼 상당히 많은 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제 연봉은 적어도 아쉽지 않은 수준은 되었습니다. 박사 받고 한국 회사에서 일을 한다면 받을 수 있는 기본봉보다 조금 높은 정도.. 그렇지만 여기 물가를 고려한다면 그렇게 여유있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박사과정에서는 마이너스가 되던 것이 이제는 조금이나마 플러스가 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싱글이시라면 돈보다는 연구 및 진로에 더 무게를 두고 계실테니 적은 연봉이라도 만족하시겠지만 가족이 있으시다면 돈도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하던 좋은 자리를 얻었다는 기쁨으로 금전적인 고통이 상쇄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본인이야 연구가 목표고 거기서 얻는 기쁨과 성취감이 있겠지만 가족의 경우는 미국 생활이 정말 오래도록 꿈꿔오던 소망이어서 여기 산다는 그 기쁨만으로 모든 어려움이 잊혀지는게 아니라면, 현실 생활에서 오는 여러 어려움과 낯섬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 가끔 맛있는 것도 사먹고 쇼핑도 하며 스트레스 풀 수 있을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니 그 정도 돈은 벌어다 주실 수 있는 포닥이 되면 좋을 것 입니다.


계약기간 : 포닥 오퍼는 대부분 1년 단위로 옵니다. PI가 계약을 2년간 혹은 그 이상 보장했다고해도 일단 계약서는 1년 짜리로 오고, 첫 해 계약 마치기 전에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식으로 서류처리는 진행될 확률이 높습니다. 포닥은 계약직이고, 기관/학교마다 다르지만 계약직은 일반적으로 1년씩 계약을 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1년 계약으로 오퍼를 주고 성과에 따라 최대 얼마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오갈 것 입니다 (최대기간은 명시 되지 않은 경우도 많음). 박사과정과 완전히 동일한 연구를 하시는 경우는 1년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만  주제가 조금 바뀌는 경우는 포닥을 1년으로 마치는 것은 시간대비 성과효율이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적응하고 논문을 뽑아 내기 시작할 준비가 되었을 때에 그만두게 되는 거니까요. 저는 분야가 적지 않게 바뀐 바람에 2년 정도를 생각 중입니다.


재계약 : 그럼 재계약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보통의 경우는 첫 해에 논문을 많이 뽑아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주제도 다소 바뀌기 때문에 적응 기간도 필요하고 생활적으로도 적응을 해야하니까요. 그리고 논문을 오자마자 첫 두세달안에 제출한 것이 아니라면 재계약 이야기를 해야할 때쯤, 즉 대략 6-8개월 지난 후 까지 출판된 논문이 여럿 있기 쉽지 않습니다 (6-8개월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비자연장 문제 등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 수반될 수 있어서입니다. 재계약 확정은 이를수록 좋습니다). 다만 이 기간동안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업무 파악을 빨리 끝내고 연구실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시면 재계약은 문제 없을 것 입니다. 사실 대체 불가능한 포닥이 있겠냐만은 (애초에 단기간 있을 걸로 예상되는 계약직이죠)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대체했을 때 PI에게 가해지는 부담 (새로운 포닥의 적응기간, 본인만의 스킬 등이 새 포닥에게 제대로 인계되지 않을 가능성 등등)이 있기 때문에 1년차에 미운털이 박히지 않았다면 재계약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계약직 연구원노예의 경우 마음이 항상 불안할 것입니다. 당장 몇 달 뒤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렇다고 계약연장이 되지 않을 걸 대비해서 미리 잡서치를 하기엔 아직 준비가 덜 된것 같은 생각도 들고, 혹시 교수가 이 사실을 알게되면 재계약을 안해주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추천서를 받으려면 모르게 진행할 수도 없죠) 많은 생각이 있을 것 입니다. 눈에 띄는 성과를 첫 6개월 안에 하나 정도는 낼 수 있도록 하시고 (논문 한편 이상 제출 정도) 그것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을 때에 슬쩍 재계약 얘기를 꺼내시고 좀 이르지 않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비자 등의 신분 문제로 인해 서두르는게 좋을 것 같아 그렇다고 말씀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재계약 얘기로 흘러갔네요. 저도 초반이 이것 때문에 혼자 맘고생을 해서요. PI 마음은 진작부터 재계약을 해줄 생각이었던 듯한데 그 속내를 알 수 없어서 혼자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공식오퍼 : 학과에서 공식 레터를 보낼 것 입니다. 세부내용 잘 적혀있나 확인하시고 서명해서 돌려보내시면 됩니다. 여기까지 끝나면 PI에게 땡큐 이메일이나 카드를 보내시는 것이 좋구요. 공식 레터 서명하신 이후에는 학교 직원과 함께 초청/비자 절차 등을 풀어나가시면 됩니다. 이건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고, 자칫 잘못된 정보를 드렸다가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저의 경우 미국 학생비자를 갖고 있었어서 한국에서 J비자로 오시는 분들이랑은 경우가 좀 달라서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말씀드릴 부분은 반드시 일찍 절차를 시작하시고 학교 직원들의 답변이 빠릿빠릿하게 오지 않을텐데 며칠 기다려서 답이 없으면 자주 체크하고 채근하시길 빕니다.


집, 차, 생활 등 : 오퍼를 받으시면 가실 곳의 생활 등에 대해서 계획을 세우셔야할텐데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이겠죠. 대중교통이 불편해 차가 반드시 필요한 동네면 차를 사실테고, 그러면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렌트비 저렴한 곳도 괜찮을테지만 가족이 차를 써야하거나 차가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동네면 대중교통 노선, 학교 셔틀버스 등의 노선을 고려해서 후보를 줄여나가면 됩니다. 동시에 마트도 멀지 않게 있어야하구요. 아마 이런 좋은 입지의 집들은 한국분들이 많이 사실 것이고 잘 알고 계실 것 입니다. 한국에 어느 정도 알려진 도시/학교라면 대부분 한인 학생회, 종교단체, 동문회, 한인회 등이 잘 운영되고 있을테니 조심스레 연락을 드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학생회에 도움을 요청하기 쉬운데 포닥의 경우는 어린 친구들 부담주기 미안하기도 하고 실제로 학생들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구요 (안그래도 학교생활 바쁜데.. 웬 처음보는 아재/아지매가 도와달라고하면...ㅎㅎ). 그래서 종교가 있으시면 종교단체에 연락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험상 종교단체가 가장 헌신적으로 도와줍니다 (신앙의 힘!).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을 건너건너 소개받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학생들이고 연구원이고 다들 엄첨 바쁘게 살고 생활에 찌들어 있으므로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히 여기시지 마시고 고마움을 매번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박사할 때에 많은 분들을 학과, 종교, 동문회를 통해 정착에 도움을 드렸었는데 감사함을 진심으로 표현하시는 분들은 왠지 자발적으로 더 많은 도움을 드리게 되더라구요. 안그럴거 같지만 가끔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진짜 필요한 것만 해드리고 먼저 연락드리지 않았습니다. 저도 돈받고 하는 일도 아니고 순수하게 봉사로 하는 일인데 자기 시간은 소중한 줄 알면서 타인의 시간은 가볍게 여기는 분들은 좀 좋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여러가지 문의를 할 때에도 본인 스스로 많은 조사를 통해서 몇 가지 후보를 정하고 그 중에 어떤 것이 좋을지 의사를 묻는 것이 좋습니다. 다짜고짜 추천해주세요~ 라는 질문을 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좋은 답을 얻기 어렵습니다. 답하는 사람도 난감하구요. 사람마다 가치관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는 좋다고 추천한 것이 본인에게는 매우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최종 결정은 본인이 하시고 책임도 본인이 진다는 것을 항상 유념하셨으면 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아파트나 부동산 업체들은 이메일을 통해서 계약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1년 단위 계약이구요. 학교만 있는 동네의 경우는 학기 시즌에 맞춰서 봄부터 여름사이에 빈집이 나오고 대부분 좋은 곳은 가을학기 시작 전에 다 나갑니다. 학기 중간에 들어오시는 경우는 좋은 곳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미리 계약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도시에 사시는 경우는 연중 매물이 있으므로 조금 여유가 있어서 일단 오신 다음에 호텔 등에 몇 주 머무르면서 집을 찾아보실 수도 있겠으나 한국에서 짐을 부칠 때에 일단 보낼 주소가 필요하기에 나중에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아파트를 찾아서 추천받고 엄선해서 계약을 하고 만약 맘에 안들면 1년 살고 옮기시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 조로 돈이 나가므로, 내게 집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잠만 자면 됨! 하는 분들 제외하고는 너무 싼 집으로 계약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서 몇 년 살아본 결과 여기도 "싸고 좋은 집"은 없습니다. "싸고 구린 집"이나 "비싸고 좋은 집"만 있습니다. 그나마 "안비싸고 좋은 집"을 잘 찾으시면 행운이지만 그런 집들은 매물 구하기 어려우실 것 입니다. 현지에 사는 사람들이나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 올려두고 차례 돌아오길 기다릴 수 있겠지요.


차는 1년 미만으로 계실 것이면 구입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시고 (요즘엔 우버나 리프트도 편하게 쓸수 있고, 도시 지역은 zipcar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있으니 차 필요할 때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년 이상 계실 것이면 왠만하면 구입하시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가 있고 없고에 따라 삶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새차, 중고차 등 선택사항은 엄청나게 많으니 본인의 경우에 잘 맞춰서 좋은 차 사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차를 사게 되면 운전면허, 등록, 검사, 보험/보험료 등 복잡한 일들이 따라오게 되므로 1년 미만으로 계시는 분들 중에 차 없이도 생활이 되는 도시에 계실 분들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또 팔고가는 것도 일이고 금전적인 손해도 감수해야하니까요.


생활 준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자면 한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요 정도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연재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포스트를 구독하시는 분들 특성상 (소통보다는 정보를 얻어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ㅋㅋㅋ) 댓글이나 반응은 없어와서 글 쓰는 재미는 덜 했지만, 방문통계들을 보면 많은 분들이 포닥관련 키워드로 많이 다녀가시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제 글들이 쓸모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으로 힘을 얻고 글을 이어왔습니다. 부디 준비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연구 인생에 꽃길만 펼쳐지길 빕니다. 건승하십시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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