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지난 글에 이어 <제로 투 원>을 12장 '사람과 기계, 무엇이 중요한가'와 14장 '창업자의 역설'을 읽고 배울 수 있는 내용을 씁니다.
어떤 일에서는 값싼 노트북 컴퓨터가 가장 똑똑한 수학자도 이기지만, 또 어떤 일에서는 1만 6,000개의 CPU를 가진 슈퍼컴퓨터도 어린아이를 이기지 못한다. 이를 보면, 인간과 컴퓨터는 단순히 누가 더 강하고 약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서로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메시지는 <AIoT의 등장과 Linguistic Self의 활용>에서 언급한 '새로운 관계 맺기'와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기술은 일종의 관계 맺기다. 우리는 관계를 머리로 이해관계만을 따지면서 맺지 않는다. 앞으로의 기술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의 이해를 뛰어넘는 기술들이 새롭게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는 어떻게 이 새로움을 나에게 임베딩(embedding)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저자는 글로벌화가 초래하는 모방적인 소비 경쟁을 탈피하기 위해 기술을 택하라고 합니다.
기술은 글로벌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가 경쟁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더 강력해질수록 컴퓨터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할 것이다.
피터 틸은 이미 페이팔이 상호 보완적 비즈니스로 컴퓨터와 공생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식의 인간-기계 공생 관계 덕분에 페이팔은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수십만 곳의 소규모 업체들도 우리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상에서 번창할 수 있었다. <중략>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연을 영영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컴퓨터가 발전할수록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링크트인이 채용 담당자들을 위해 했던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 <중략> 링크트인은 채용 담당자에게 해결하고 싶은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설문조사를 실시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채용 담당자들을 전면 대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짤 생각도 없었다. 채용이란 부분적으로는 탐정 일이나 세일즈와 비슷하다. 지원자의 이력을 면밀히 조사하고 그들의 동기와 적합성을 평가한 다음, 가장 유망한 지원자들에게 입사하라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중략> 링크트인은 지원자들을 물색할 수 있는 강력한 검색 및 필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링크트인의 네트워크는 자신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싶은 수십만 명의 전문가들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요즘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와 일하면서 위 내용에 대한 실제 현황을 드려다 보기도 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에 대한 다수의 오해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오늘날 기업들이 끝없이 데이터를 갈구하는 것은, 데이터가 더 많으면 항상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잘못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보통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데이터다. <중략> 오직 인간인 애널리스트들(혹은 SF에서만 볼 수 있는 종류의 일반화된 인공지능)만이 쓸모 있는 통찰 결과를 찾아낼 수 있다. <중략>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도울 수 있을까?'
또한, 생성형 AI가 출시된 이후에도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한 듯합니다.
피터 틸은 창업자들의 극단적 모습을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과 비교합니다.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한 명의 희생양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 것이다. <중략> 처형을 당하기 전 희생양은 신과 같은 숭배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중략> 모든 왕들은 살아 있는 신이었고, 모든 신은 살해당한 왕이었다. 어쩌면 현대의 모든 왕은 자신의 처형을 계속 미루고 있는 희생양인지도 모른다.
창업자를 신화에 나오는 인물에 비유하는 부분은 묘하게 <이카루스 이야기>와 닮아 있습니다.
아래 문장을 <이카루스 이야기>의 '아트'로 읽느냐 피터 드러커의 '경영자'로 읽느냐에 따른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단 한 사람뿐인 독특한 창업자는 권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강력한 개인적 충성을 얻어낼 수 있으며, 몇십 년을 내다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전자는 '온인 나'의 시각이 강하고, 후자는 '쪽인 나'의 공동체적 시각이 강합니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읽다 보면 결국 둘 모두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업이 알아야 할 교훈은 우리에게는 창업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략> 위대한 창업자는 자기 회사의 모든 이들에게서 최선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