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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27. 2023

어쩌면 지금은 Unlearning을 배울 때

보고 듣고 배워 지금 써먹기

출근길에 페벗님 글을 읽는데 머릿속에서 'unlearnig'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습니다. 최봉영 선생님 표현을 빌면 말이 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Unlearning이라는 말이 나에게 말을 걸다

그래서 이번에는 페북을 통해 페벗 님께 말을 걸었습니다.

제 느낌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근데, unlearing에 대한 느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팀을 바꾸기 위해 가장 난제는 잊어버리는 것unlearning

하나는 최근에 다 읽은 <울트라러닝>이고, 그전에 분명 HBR의 피터 드러커 기사인데, 집에 잡지가 없어서 이를 찾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전통적으로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출시하는 데 5년이 걸렸으나 오늘날 도요타와 닛산, 혼다는 그 일을 18개월 만에 해내고 있다. 품질관리와 더불어 그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 모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다.

몇몇 미국 기업들이 제품개발 분야에서 일본 모델을 따라 하려고 열심히 노력해 왔다. 가령 1980년대 초부터 이런 작업을 하기 시작한 포드는 10년 뒤인 1990년대 초에 현저한 진전을 보였다. 아직도 완전히 일본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팀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학습을 요구한다. 바로 잊어버리는 것unleaming이다. 어렵게 얻은 스킬과 평생 가져온 습관, 장인정신과 프로정신이라는 뿌리 깊이 박힌 가지만 등을 포기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오래 유지해 왔던 소중한 인간관계를 포기하기가 가장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우리 공동체' 혹은 '우리 가족'이라고 여겨왔던 것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단, 감탄을 한번 하고 갑니다. 이 기사는 이글이 1992년 9-10월호에 실린 것을 다시 실린 내용입니다. 그가 예고한 지식사회의 어려움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각 분야에서 선도하는 사람들만 아는 표현입니다. 제 일상에서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후에 있던 회의에서도 과거의 지식에 빠져 있는 회사 동료에게 unlearning에 대해서 배워 보라고 말하고 회의를 파했습니다.


개발자는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

잠시 제 생각을 끄고 페벗님의 후속 대화를 보겠습니다. 생성형 AI로 인한 개발자의 위협에 대한 체감에서 나온 글이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다음 문장을 보니 과거에 '패러다임 쉬프트'라는 말로 표현했던 현상을 말하는 듯했습니다.


저는 주어진 시간의 변화를 그대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10년간 스스로를 단련해 왔습니다. 그래서 거꾸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이를 달성하는 힘은 부족하다 여길 때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려고 재작년 말에는 전략적 로드맵을 찾아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적용해 보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풍파 자체를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문제는 시간을 두고 사후에 돌아봅니다. <나의 경력관리와 직업사>를 보니 2022년 6월에 한번 점검을 했네요. 저는 아직 경영을 하는 삶의 구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드러커의 경전을 손에 놓고 있지 않고, HBR도 꾸준히 읽어서 그 바닥의 말들은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도 다음 비전을 만들면 회사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생존을 위해 unlearing 당했습니다. 2015년에도 스스로 원해서 unlearing 당했는데, 작년까지 unlearing 당해야 했습니다. 안 그러면 회사를 살릴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갇히거나 남의 말을 듣고 의존하고 싶은 마음에 주저앉게 되었으니까요.


2024년에도 여전히 XPer

이렇게 최근 겸손해진 경험을 뒤돌아 보니 다시 한번 비노드 코슬라가 왜 실리콘밸리의 현자로 불리는 지를 실감합니다.

최근 다수의 현자들에게 들은 표현을 빌면 권위, 자격증, 책 따위의 뒤에 숨어서 안전감에 취해 있지 말고, 그게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를 듣고 망망대해나 광야와 같은 길로 모험에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 서서 애를 쓰면 내가 취한 방향에서 벌어지는 변화의 가장자리에 서게 되기 때문에 버티는 만큼 배울 수 있다는 말로 배우게 됩니다.


쓰고 보니 별 이야기 아니네요. 지난 10년도 <나만 잘하면 전체가 나아지는 XP>에 쓴 대로 살았는데, 몸이 달라지고 역할이나 책임이 달라지고 경험이 늘었을 뿐, 제가 지향하는 가치나 태도는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네요.


지난 보고 듣고 배워 지금 써먹기 연재

1. 자율 주행 영상에 내게 알려준 생각 활용하기

2. 책 읽는 습관을 지켜주는 습관 문지기의 활용

3. 일의 완료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으면 얻게 되는 이득

4. 미뤄진 일을 다시 바라 보기

5. 동동주와 막걸리 차이를 Bard와 ChatGPT에 묻기

6. 드립커피 마시다가 급입문한 커피 푸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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