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박문호學의 시작 영향으로 둘째 아이와 함께 샤워를 하면서 138억 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해 언어 상징을 통한 가상 세계의 출현에 이르는 우주의 진화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박문호 박사님이 자주 강조하는 기억해야 할 결정적 지식이란 생각이 들었던 탓입니다. 샤워를 마치고 둘째에게 빅뱅이 언제 시작했는지 물었는데, 답을 못합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첫째가 답을 합니다. 과학책을 좋아하는 큰 애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샘이 났는지 갑자기 달려가 A4 지를 들고 오더니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아이가 빅뱅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할리 없지만, 아무튼 빅뱅이라는 개념 덕분에 둘째의 생각도 커져갑니다. 샤워 중에 이런 말을 했거든요.
아빠, 그럼 지구가 공룡을 만들었으니까.
공룡보다 수소가 더 오래전부터 있었던 말이네요.
저는 <월간김어준>에서 박문호 박사님이 알려준 지식을 이용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응, 빅뱅 때 만들어진 수소가 물속에 갇혀서 지금까지 지구에 있어
샤워할 때 이미 온몸이 물로 적셔져 있으니 효과가 더 좋습니다.
한편,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쓰레기를 버릴 때 결정적 요인에 대한 자극을 심어주려고 일부러 했던 행동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습니다. 몇 주가 지난 후에 효과가 있는지 시험을 해 보았습니다. 아직 영어 단어를 모르는 아이가 그때 일을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예상 대로 아이가 정확하게 기억했습니다. 영어 단어를 모르는데 어떻게 아는지 물었습니다. 아이가 답했습니다.
그때 내가 비닐을 파란색에 넣었어요.
놀랍네요. 박문호 박사님께 배운 '일화 기억'이라는 표현이 떠오릅니다. 아이가 단번에 기억할지 알 수는 없지만, 두 단어에 대해 한번 설명을 해 줍니다. 이어서 이 둘이 우리 집 안에서는 어떻게 대응되는지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일반 쓰레기를 집에서 버릴 때는 거실 쓰레기통에 넣고, 재활용 쓰레기 넣는 곳은 따로 있어서 이를 연결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아이는 아주 자신 있게 대답을 했고, 대칭적인 지식의 연결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둘째가 큰 애가 하는 행동이나 말을 따라서 원소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앞서 샤워하며 수소를 예로 든 것도 아이가 원소를 먼저 말한 데서 기인하죠. 그래서 샤워 후에 함께 원소가 나오는 책을 봅니다. 하지만, 큰 애처럼 관심을 오래 유지하지는 못하네요.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할 때, 저는 보던 책을 유심히 더 보았습니다. 언젠가 아이에게 설명해 줄 내용을 찾는 목적으로 눈길이 갔는데, 이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특정 개념을 설명하는 결정적 요소로 설명을 하는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이유입니다.
8.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