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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8. 2024

시행착오를 받아들일 수 있게 아이를 돕기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아이 스스로 수학 공부를 하도록 돕기>에서 쓴 대로 아이들에게 중고 맥북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2년 사이에 둘째가 잃어버린 운지법이 보였습니다.


둘째 아이 운지법 복구시키기

이를 복귀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타자 연습 앱을 찾아보았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한다는 프로그램보다 확실히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아이들 선호가 있을 수 있어서 학교에서 쓰는 프로그램을 깔아 줄 필요가 있냐고 물었더니 두 아들이 일제히 '아니요'라고 합창을 합니다.


제가 시범적으로 써 보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둘째가 벌써 운지법을 지켜 가면서 타이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에 하던 가락도 있고, 문장 아래에 운지법이 그림으로 나오는 기능이 있으니 가능한 듯합니다. 우와~ 하고 이제야 프로그램에 감탄하게 됩니다.

이제 제 역할을 일종의 디렉팅 정도나 있을 법합니다.



수학 공부하면서 영어 듣기도 익숙해지기

다른 날 아이 스스로 칸 아카데미 수학 수업을 하도록 유도하고 나서 지켜봅니다. 영상을 좋아하는 만큼 유튜브 썸네일이 있으면 실행시킵니다. 문제는 영어로 설명이 나온다는 점인데, 자막이 있어서 볼 수 있습니다. 옆에서 제가 지켜보다가 영어를 따라서 말해 보라고 권합니다.

너무 빠르다고 하기에 속도를 주여 줬더니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상 복구하며 들리는 내용만 따라 하라고 합니다. 학교 다닐 때, 똑같이 안 하면 '틀렸다'라고 혼내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실수를 따지지 말고 시행착오를 장려해야 합니다. 반면교사로 확실해 배웠죠.


아이가 한 두 마디 따라 하거나 흥얼거려도 칭찬하며 장려했더니 긴장을 풀고 자신이 들리는 내용에 집중합니다. 코칭 노하우가 조금씩 생기는 듯하여 뿌듯합니다.


나중에 형이 오자 흥얼거리기를 멈춥니다. 형이 실수를 지적하고 놀리는 일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옆에서 작은 소리로 하라고 하며, 메시가 축구를 잘하는 이유는 누구보다 많은 시행착오를 했기 때문이라고 아이가 좋아하는 축구선수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용기를 내어 흥얼거립니다.


시행착오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더불어 <단단한 영어공부>에서 인상 깊었던 문구가 생각납니다.

저와 함께 있지 않을 때, 설사 이 아이들이 사는 세상에서도 '부정확에 야유와 조롱을 보내더라도' 내성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다른 날 크록스를 신어서 줄넘기를 잘 못하겠다고 투정을 하는 아이에게 운동화를 갈아 신기 전에 그래도 네가 크록스를 신고 한 덕분에 줄넘기할 때는 운동화가 좋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을 환기시켜 주었습니다. 매번 그럴 수는 없지만, 한 번쯤은 시행착오의 의미를 새기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한편, 어느날 둘째가 ‘시행착오‘란 말을 모른다고 하여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마침 맨발로 장화를 신고 산길을 걸은 탓에 뒤꿈치가 까진 일이 있었는데, 그것도 하나의 시행착오라고 다시 복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2024 연재

(1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6. 숙제를 의무가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서 문제로 정의하기

17. 무지를 여행지로 활용하고 체험 위주로 설계하기

18. 글감을 뽑아서 매듭을 짓는 방법을 일러주기

19. 아이가 슬퍼하는 순간에 감정 과학자로 변신하기

20. 큰 아이가 익히게 도운 나의 똘레랑스

21. 밀당을 넘어서 준비하고 나를 비우기

22. 둘째와 영어 책을 읽다가 감성 지능과 마음챙김도 배운다

23. 주기율표를 따라 그리는 아이에게 경험을 살짝 더하기

24. 우리 가족의 작은 역사가 되는 국기 놀이

25. 경험의 확장을 학습의 기회로 이어가기

26. 한자가 드러나는 장면에서 씨말로 인식하게 돕기

27. 아이 스스로 수학 공부를 하도록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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