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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l 20. 2024

큰 아이가 익히게 도운 나의 똘레랑스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제주에 살면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여름에 마당에 풀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름이지만 해가 나지 않는 날은 물이 찬데, 둘째는 뛰어드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반면에 큰 애는 몸이 찬 탓인지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지켜보고 참견을 하고는 합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 이런저런 조언을 하니까 아이가 그 마음을 알았는지 바디슈트(서핑을 배운다고 산 방수복)를 가져다주면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개성을 가진 존재다

아이가 바디슈트를 입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아이의 슈트 착용을 도우면서 개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개성을 가진 존재다>에서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개성을 존중하는 마음'을 명료하게 느꼈던 때가 떠오릅니다. 육아 과정에서 배움이 아니었다면, 아이에게 '유별나게 군다'라고 말하며 제가 어릴 때 받은 그대로 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릴 적 계곡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저에게 이모부가 사내답지 못하다고 언어폭력(?)을 난사했던 기억은 아직도 있으니까요. 아마 이모부는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전혀 폭력적이라고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평생 스스로도 그런 말속에 살았으니 당연히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겠죠.

아무튼 결혼 후에 대화의 소중함이나 정서나 감정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부분을 배운 탓에 저는 <결혼은 사랑을 배우는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다>라고 강력하게 믿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제 삶의 여정이 그러한 것이지 모두에게 통용되는 진리는 아니겠죠.


네 방법은 틀렸어 그리고 내 방법이 옳아

가까운 지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다른 사람 의견을 제대로 듣기도 전에 항상 자기는 더 나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신이 그런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죠. 방법이 옳고 그름에 대해서 절대 우위를 따지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개인에 대한 존중을 배우지 못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저 역시 8 년 전쯤에 '개취인정'의 소중함을 깨닫기 전까지는 사소한 일이나 방법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그다지 눈에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개취인정을 실천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효율을 중시했던 저에게는 그 과정이 극적이기까지 했는데, 결과적으로 인내심을 발휘하여 개취인정을 하면서 더 나은 소통 방법을 경험하하였습니다. 아마 그전까지는 사적인 취향은 조직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듯합니다.

최근에 프로 축구 경기장에 간 일이 있습니다. 양쪽 골대 뒤 쪽에서 서포터스의 응원전이 한창이었는데, 갑자기 상대편 클럽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연출되어 놀랐습니다. 아마도 상대 서포터스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취인정: 내 식의 똘레랑스

프랑스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하는 책이나 기사에서 '똘레랑스' 정신을 말하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예찬 수준의 글로 기억하지만, 프랑스혁명의 유산 정도로 생각하며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제 경험과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큰 아이의 긴 입수 준비 과정을 도우며 제가 받아들이는 행동이 개성에 대한 존중이고, 이를 위해 행동을 실천하는 바탕에 바로 그 '똘레랑스'와 비슷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표현은 적어도 저에게는 '똘레랑스'보다는 '개취인정'이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2024 연재

1. 몸으로 배우는 자기 주도 학습 도우미

2. 어떻게 이야기의 배경 지식을 채워 학습할까?

3.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처하며 함께 배우기

4. 한자 쓰기로 배우는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

5. 한자 쓰기로 배우는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 II

6. 아이의 질문을 학습으로 이어가기

7. 아이들 부모님에게 감정 카드를 추천합니다

8.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

9. 결혼은 사랑을 배우는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다

10. 아이들과 결정적 지식 공부하기

11. 자녀 교육에 있어 부모의 역할과 이다지기

12. 아들의 행동 대신 습관에 주목하기

13. 아이의 개성 그리고 부모의 이해와 지지의 힘

14. 아이는 혼내는 게 아니라 지켜봐야 한다

15. 아이의 문제 푸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도우미로 참여하기

16. 숙제를 의무가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서 문제로 정의하기

17. 무지를 여행지로 활용하고 체험 위주로 설계하기

18. 글감을 뽑아서 매듭을 짓는 방법을 일러주기

19. 아이가 슬퍼하는 순간에 감정 과학자로 변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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