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May 25. 2024

아이는 혼내는 게 아니라 지켜봐야 한다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김성근 감독님의 <인생은 순간이다>의 한 구절을 읽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수들 각자가 타고난 소질이 다르고 성격이나 특성에 따라 키워줘야 하는 길도 다르다. 또한 잠재 능력이 100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500이 있는 사람도 있고 10밖에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리더는 그 사람이 가진 만큼의 잠재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베스트다. 그런데 자기를 더 중요시하는 리더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기 시간만 중요하니까 누구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잠재 능력이 아직 발휘되지 않은 선수를 보고 '원래부터 못하는 선수'라고 단정하고는 버리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다.

먼저 '자기를 더 중요시하는 리더'란 표현을 볼 때, <닫힌 우리에서 유기체들의 조직으로>를 쓰면서 배운 '닫힌 우리'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리더가 나를 우선시'하면, 선수들 각자가 타고난 소질이나 성격, 특성 따위의 개성을 보기 어렵습니다.


혼내는 게 아니라 고쳐놔야 한다

그리고 다음 단락을 읽을 때는 또 다른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그저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게끔 고쳐놓는 게 내 역할이다. 그러면 다음 날이 되었을 때 어제의 실책에 대한 의식이 사라지고 죄책감이나 두려움 없이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조직은 그 선수 한 명을 다시 살려놓은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실수는 필연적이니 자주 할 수밖에 업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그런 제 관심사와 육아의 맥락에서 위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관련이 있는 다음 글도 보겠습니다.

원래 실책을 하면 선수는 거기에 얽매여서 '또 똑같은 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어제처럼 되면 어떡하지' 하면서 주춤해 제 플레이를 못하게 된다. 그러면 또 실수가 나고, 플레 이를 하기가 두려워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혼내는 게 아니라 고쳐놔야 한다는 것이다. 혼내봤자 뭘 하는가.

혼내는 게 아니라 고쳐놔야 한다?! 아직 제가 풀지 못한 문제입니다. 장난이 심한 아이에게 상대의 '마음을 읽는 시도'를 하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때 혼을 내는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고쳐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결국 실책은 수준을 올려주지 못한 감독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 실책을 저질렀다고 해서 선수를 혼낼 필요도 없다. 혼내는 게 아니라 다시는 그런 실책을 저지르지 않도록 고쳐놓는 게 관건이다.

아직 뿌렷한 방법은 모르지만, 이렇게 쓰고 마음에 두면 언젠가는 방법을 찾으리라 믿어 봅니다.


힘 빼고 육아하기

여기까지 쓰고 난 다음날 제 글에 라이킷한 분들 글을 무심히 클릭하다가 아리스 님의 <힘 빼고 육아햐기>를 읽었습니다. 구구절절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지만, 특히 다음 내용은 꼭 기억하여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나 역시 실수투성이란 사실을 알면 이제 막 세상 경험을 하는 아이들에게 제 언사는 가혹하기도 하고, 조바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란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를 때 거울이 있다면, 저를 비춰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도 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혼을 낸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 앞에서 화가 날 때 아리스 님의 말을 기억하고 또, '고쳐놔야 한다'는 야신의 말씀과 눈빛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아이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란 사실을 그대로 믿고 싶습니다.


아내가 제목을 보고 불쾌했다고 합니다. '고쳐놔야'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고, 도리어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한 것이죠. 그래서, 제목을 '고쳐놔야'에서 '지켜봐야'로 바꿨습니다. 야신의 의식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 표현에 뒤이어 '힘 빼고 육아하기'를 인용한 내용도 억지스럽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수정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2024 연재

1. 몸으로 배우는 자기 주도 학습 도우미

2. 어떻게 이야기의 배경 지식을 채워 학습할까?

3.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처하며 함께 배우기

4. 한자 쓰기로 배우는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

5. 한자 쓰기로 배우는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 II

6. 아이의 질문을 학습으로 이어가기

7. 아이들 부모님에게 감정 카드를 추천합니다

8.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

9. 결혼은 사랑을 배우는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다

10. 아이들과 결정적 지식 공부하기

11. 자녀 교육에 있어 부모의 역할과 이다지기

12. 아들의 행동 대신 습관에 주목하기

13. 아이의 개성 그리고 부모의 이해와 지지의 힘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숨을 쉬는 유기체이고, 동시에 욕망하는 인간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