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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May 11. 2024

아들의 행동 대신 습관에 주목하기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아이들의 학습에 초점을 두면 꾸준한 연재가 어렵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일상에 밀착해서 아이들을 통해 제가 배우는 것을 포함하는 형태로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첫 사건으로 아이들의 습관을 다루는 일을 소재로 글을 씁니다.


아들의 행동 대신 습관에 주목하기

꽤 오랫동안 두 아들이 모두 오줌을 싼 후에 불을 끄지 않고 욕실 문도 열어둔 채 다음 할 일을 했습니다. 어떨 때는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제가 그냥 불을 끄고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행동 대신에 습관에 주목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실천을 했습니다. 거실에서 둘째와 놀고 있던 큰 애를 불러서 눈을 마주치고 아이가 놓친 일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설명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아는지 물었습니다. 큰 애가 눈치를 채고 '습관'이라는 낱말을 넣어 답을 했습니다. 칭찬을 해 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따 둘째도 같은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를 떠올려 실천합니다. 둘째에게도 설명을 한 후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버릇이 무엇인지 알아?


버릇은 처음 들어 본 듯했습니다. 그래서 사전 찾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아이에게 풀이를 읽게 했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조금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마쳤더니 이번에는 둘째가 사전을 마음대로 펼쳐 보았습니다. 조금 다른 의미지만 <끝없는 사슬로 나타나는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육아나 학습에 대한 저의 욕망으로 시작된 일이 끝나자, 이번에는 아이의 욕망이 펼쳐지는 광경이었습니다. 아이는 큰곰자리를 찾아서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옆에서 듣고 있던 큰 애가 끼어들어서 자신의 별자리 지식을 뽐냈습니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

마침 이 글을 쓸 때 즈음에 읽은 <1분 버핏>에서 버핏이 습관에 대해 쓴 내용이 눈에 띕니다.

올바른 사고와 행동을 조금이라도 빨리 익혀라

다만, 규칙을 머리로만 알아서는 습관이 될 수 없습니다.

"규칙을 읽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자신이 정한 규칙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끝으로 거의 같은 뜻이라 느껴지는 습관과 버릇을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먼저 버릇의 풀이입니다.

「1」 오랫동안 자꾸 반복하여 몸에 익어 버린 행동. ≒습벽.
「2」 윗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예의.

두 번째 풀이는 습관과는 구분되는 뜻이네요. 습관은 習(익힐 습)과 慣(버릇 관)이 합쳐진 말입니다.

「1」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염습.

심리학에서 쓰이는 두 번째 풀이는 학자들이 버릇 대신 습관을 택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2」 『심리』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  

사실 이런 생각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삶의 차림판>을 쓰며 생겨난 것입니다. 아마도 최봉영 선생님의 생각이 담긴 다음 포기말 영향이겠죠.

학자들에게 한국말은 그냥 일상적으로 쓰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씨말로 쓰인 두 한자의 바탕을 알기 위해 한자 사전도 찾아보았습니다.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2024 연재

1. 몸으로 배우는 자기 주도 학습 도우미

2. 어떻게 이야기의 배경 지식을 채워 학습할까?

3.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처하며 함께 배우기

4. 한자 쓰기로 배우는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

5. 한자 쓰기로 배우는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 II

6. 아이의 질문을 학습으로 이어가기

7. 아이들 부모님에게 감정 카드를 추천합니다

8.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

9. 결혼은 사랑을 배우는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다

10. 아이들과 결정적 지식 공부하기

11. 자녀 교육에 있어 부모의 역할과 이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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