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아이들의 학습에 초점을 두면 꾸준한 연재가 어렵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일상에 밀착해서 아이들을 통해 제가 배우는 것을 포함하는 형태로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첫 사건으로 아이들의 습관을 다루는 일을 소재로 글을 씁니다.
꽤 오랫동안 두 아들이 모두 오줌을 싼 후에 불을 끄지 않고 욕실 문도 열어둔 채 다음 할 일을 했습니다. 어떨 때는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제가 그냥 불을 끄고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행동 대신에 습관에 주목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실천을 했습니다. 거실에서 둘째와 놀고 있던 큰 애를 불러서 눈을 마주치고 아이가 놓친 일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설명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아는지 물었습니다. 큰 애가 눈치를 채고 '습관'이라는 낱말을 넣어 답을 했습니다. 칭찬을 해 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따 둘째도 같은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를 떠올려 실천합니다. 둘째에게도 설명을 한 후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버릇이 무엇인지 알아?
버릇은 처음 들어 본 듯했습니다. 그래서 사전 찾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아이에게 풀이를 읽게 했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조금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마쳤더니 이번에는 둘째가 사전을 마음대로 펼쳐 보았습니다. 조금 다른 의미지만 <끝없는 사슬로 나타나는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육아나 학습에 대한 저의 욕망으로 시작된 일이 끝나자, 이번에는 아이의 욕망이 펼쳐지는 광경이었습니다. 아이는 큰곰자리를 찾아서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옆에서 듣고 있던 큰 애가 끼어들어서 자신의 별자리 지식을 뽐냈습니다.
마침 이 글을 쓸 때 즈음에 읽은 <1분 버핏>에서 버핏이 습관에 대해 쓴 내용이 눈에 띕니다.
올바른 사고와 행동을 조금이라도 빨리 익혀라
다만, 규칙을 머리로만 알아서는 습관이 될 수 없습니다.
"규칙을 읽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자신이 정한 규칙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거의 같은 뜻이라 느껴지는 습관과 버릇을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먼저 버릇의 풀이입니다.
「1」 오랫동안 자꾸 반복하여 몸에 익어 버린 행동. ≒습벽.
「2」 윗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예의.
두 번째 풀이는 습관과는 구분되는 뜻이네요. 습관은 習(익힐 습)과 慣(버릇 관)이 합쳐진 말입니다.
「1」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염습.
심리학에서 쓰이는 두 번째 풀이는 학자들이 버릇 대신 습관을 택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2」 『심리』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
사실 이런 생각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삶의 차림판>을 쓰며 생겨난 것입니다. 아마도 최봉영 선생님의 생각이 담긴 다음 포기말 영향이겠죠.
학자들에게 한국말은 그냥 일상적으로 쓰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씨말로 쓰인 두 한자의 바탕을 알기 위해 한자 사전도 찾아보았습니다.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8.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기
10. 아이들과 결정적 지식 공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