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지난 글에 이어 <대체 뭐가 문제야> 12장 '주차장이 부족한 캠퍼스'를 다루며 스스로에게 또 세 가지 중요하게 느낀 점을 물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꼽은 '허상의 문제로 전환하기'에 대해 먼저 글로 씁니다.
다음 포기말[1]을 읽는데 '허상의 문제'라는 표현이 그냥 지나쳐지지 않았습니다.
그 문제를 허상의 문제로 전환하여, 그 상황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봄으로써 우리 자신을 문제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미 <문제의 본질, 허상의 문제 그리고 유머 감각>에서 이를 다뤘는데 충분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허상의 문제들이 진짜 문제다
제가 인용한 글이고, <문제의 본질, 허상의 문제 그리고 유머 감각>을 쓸 당시에서 묻고 따지고 풀어 보았는데 놀랍게도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당시 인용했던 사피엔스 구절(다발말)을 보면서 다시 아래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손때를 묻히고 자주 인용한 덕분에 <대화할 때 사실, 감정, 의미를 구분할 수 있다면>의 내용이 찾아옵니다. 문구(매듭말)를 가져온 후에 '대화' 대신 '문제 정의'를 넣어 봅니다. 변수 처리[2]하는 것이죠. 설명을 위해 제가 그린 그림을 불러옵니다.
음, 그림이 딱 맞지는 않습니다. 전에도 이런 불편(?)을 겪은 듯하여 찾아보니 <시공간과 순간 그리고 임자와 일됨이라는 인식>이 이미 있었네요. 귀찮아서 그간 미뤘던 것을 이참에 그리기로 합니다. 일됨에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허상의 문제로 인식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내 감정과 사실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어쩌면 자연스럽게 의미도 희석이 되죠. 의미는 가치를 붙이는 주체가 있어야 존재하는 것인데, 그것을 떨어트리는 과정에서 나는 주관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왕 그린 김에 <한국말 포기말의 5가지 바탕 얼개>에서 그렸던 그림의 꼴도 차용해서 다시 '허상의 문제'에 대한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로 합니다.
마음에 쏙 들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지금의 제 생각을 담은 그림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보아도 좋은 다시 말해서 녀김은 나에게 달려 있는 '일됨'을 이제 '허상의 문제'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변수화 해야 하는 대상은 앞서 언급한 사실, 감정, 의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은 상수로 두고 누구의 감정과 의미를 다룰지를 결정하여 사고 실험을 하거나 관찰 혹은 인터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귀찮음을 극복하고 손때를 묻히는 과정에서 기억이 저에게 축복을 내려줍니다.
바로 <문제의 본질, 허상의 문제 그리고 유머 감각>에 썼던 유머의 힘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느끼게 해 줍니다.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있었던 유머의 힘을 이제는 이해가 아니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한번 인용했던 <제정신이라는 착각>을 통해 배운 표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 명제는 바로 이것이다. 어떤 확신이 '정상적인' 것으로 혹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해도, 그것은 언제나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은 종종 우리에게 커다란 유익이 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견하게 해 주고, 그런 사건에 더 쉽게 대응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설은 가설일 따름이다. 즉 아직 입증되지 않은 가정이므로, 언제든 잘못된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
유머는 바로 내가 확신이라는 우물에서 나올 수 있도록 날개가 되어줍니다. :)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저의 이런 식의 일상의 함수 응용을 <함수형 인간>이라고 부릅니다.
(1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3. 끝없는 사슬로 나타나는 문제
14. 부적합을 발견하지 못하다
15. 문제의 본질 파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