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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Mar 18. 2024

시공간과 순간 그리고 임자와 일됨이라는 인식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임자는 자아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최봉영 선생님과의 통화 과정에서 선생님이 보내주신 이미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이름은 <내가 무엇을 어떤 것으로 풀어서 알아보는 일>입니다. 묘한 일입니다. 선생님의 나름의 연구 과정에서 만드신 내용일 텐데 제가 최근 관심을 두고 따지던 문제들과 여러 가지로 연결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묻고 따지고 풀어봅니다. 먼저 포기말[1] 단위로 하나씩 보겠습니다.


두 개의 시공간과 순간(瞬間)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1.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이때> <이곳>에 마주한 <이것>을 어떤 것으로 풀어서 알아보는 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생각을 풀기에 앞서 낱말의 뜻부터 차려 봅니다. 시공간을 찾아보니 시(時)공간과 시(視)공간이 있었습니다. 둘은 앞선 한자 한 글자의 차이이기도 하고, 하나의 차원을 더하고 빼는 관계이기도 했습니다. 위 포기말은 <이떄>라는 시간을 다루니 시공간(時空間)을 말합니다. 시공간은 때 시(時), 빌 공(空), 사이 간(間)이 합쳐진 단위입니다. 풀이를 보죠.

    『물리』 보통 삼차원의 공간에 제사차원으로서 시간을 가한 사차원의 세계. 민코프스키는 이 사차원의 세계를 생각함으로써 상대성 이론의 여러 관계가 수학적으로 간단하게 정돈된 형식으로 나타남을 가리키고, 시공 세계의 관념이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설명하였다. ≒사차원 공간, 사차원 세계, 시공 세계, 제사차원 세계.  

앞서 함께 견주었던 시공간(視空間)은 삼차원 공감에 해당합니다.


이번에는 <이때><이곳> 그리고 <이것>을 묶는 순간을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눈 깜짝할 순(瞬)과 사이 간(間) 조합에서 바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지만, 풀이는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시간을 마치 미분[2]하는 과정에서 인식으로 정한 양을 뜻하는 말로 느껴집니다.

「1」 아주 짧은 동안. ≒순각.

두 번째 의미는 시공간을 개체 혹은 몸통으로 만들고자 할 때의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선명한 인식 없이 쓰던 순간에 대해 다시 보게 됩니다.


어떤 일을 일됨으로 보기

'어떤 것'을 포용하는 한 단어로 떠오르는 말은 일, 일됨, 이벤트 따위입니다. 최근 <한국말 포기말의 5가지 바탕 얼개>를 풀 때 '일됨 풀이'가 주된 얼개란 느낌이 있었는데, '왜 그러하냐?'라고 물으면 늧으로 그러할 뿐 아직 말로 설명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3]

기억에 의해 제 글을 검색하다가 까맣게 잊고 있던 '일됨으로 보기'란 매듭말[4]을 <일됨으로 보기 vs 로그인 세션으로 나누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재작년부터 현상을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래밍 개념으로 이벤트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GA(Google Analytics)에서 이벤트 중심 데이터 모델을 만난 것입니다.

출처: https://analyticsmarketing.co.kr/digital-analytics/5692/


한국말 인식 모형이라는 가정

첫 번째 포기말에서 끄집어낸 그간의 생각을 모아서 하나의 가정을 내려 봅니다. 자아 혹은 임자(둘 중에 고민하다가 토박이 말인 임자를 택합니다)가 순간의 느낌과 생각을 합하여 인식을 만든다는 가정입니다. 한국말 인식 모형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풀이말 하나로 여기까지 왔으니 긴 여정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잠시 쉬어가야겠네요.


주석

[1]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최근 페벗 님이 공유한 미분의 정의가 떠오릅니다.

[3] 머지않은 시기에 일과 일됨의 차이를 풀면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4] 왜 매듭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

(3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1. 묻고 따져서 그러한 까닭에 맞는 것을 찾아서 굳게 믿기

32. 새롭게 꾀할 수 있는 힘 vs. 공명정대한 중도

33. 얽힘 상태와 의미를 두루 따지는 분별 그리고 대화

34. 오락가락하는 마음의 안과 밖이 맺는 관계

35. 분별은 다각도의 분석으로 볼 수 없던 얽힘을 보는 일

36. 새로운 차원을 공감하고, 얽힘을 풀어내고 얼개를 만들기

37. 소통의 가장 기본은 한쪽의 소리에 경청하는 마음가짐

38. 한국말 포기말의 5가지 바탕 얼개

39. 사람이란 무엇인가? 일상이란 무엇인가?

40. 임자는 한국말로 푼 자아 개념입니다

41. 고양이와 사람이 무엇을 알아보는 단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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