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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3. 2024

돈이 돌게 하는 순환이 경제의 핵심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지난 글에 이어 <대한경제부흥회> 3장 <한국형 소득 불안>의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쓰는 글입니다. 2장은 <나라가 만들어주는 시드머니>는 제 라이프스타일과 거리가 멀어서 몰입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밑줄 친 문장이 다음 다발말[1] 뿐이었습니다.

제가 주식 분석할 때 회사 이름을 빼라고 했잖아요. 아이를 보는데 왜 부모 딱지를 붙입니까? 무상급식이 아이들을 위해서 하는 거지 부모를 위해서 돈을 제공해 주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금수저와 흙수저로 경제력을 나누는 세태와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는 현실을 보면 찜찜한 기분은 쉽게 가시지는 않습니다.


모든 제품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시대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밑줄 친 내용을 다시 읽게 됩니다. 다음에 인용한 내용을 두 번째 볼 때는 처음에는 간과했던 '모든 제품의 가격 변동성'이란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지금 전 세계에서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보니까 공급이 가격을 주도합니다. 우리가 맞이할 시대에는 모든 제품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거예요.

공급 과잉의 시대를 넘어 모든 공산품이 보편제가 되면 그렇게 되는 것일까요? 아무튼 경제 환경 변화가 극심해지면서 과거의 경험과 이론에 매몰된 경제 관료들은 무능해지는 모양입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 끝나면 환율이 안정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전쟁이 한국은행 총재가 통제할 수 있는 문제인가요? 이렇게 말하는 것은 참 무사안일이죠. 책임자 중에 이러한 인식 수준을 가진 사람이 많아요.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유가도 안정된다? 아니, 그걸 누가 모르나요?

경제 정책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통제 불가능한 요인을 이유로 드는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 수출이 좋아질 거라는 말은 아무 말도 아닌 것과 똑같아요. 중동이 안정되면 환율도 안정되겠죠. 이런 말도 아무 말이 아닌 거예요.

앞서 <경제를 움직이는 역동성 그리고 투자하는 마음의 정립>에서 '행운'에 해당하는 부분을 이유로 드는 일은 핑곗거리를 찾는 무기력한 일이거나 구태의연한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시동 님의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역으로 말하면 다소 극단적인 대책 또는 적극적인 시장 개입 정책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보면 25%라는 수치는 굉장히 놀랍습니다.

우리는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요. 당장 식량 자급률도 쌀을 빼면 5%입니다. 쌀을 포함하면 자급률이 25%인데, 나머지는 다 수입한다는 이야기예요.

식당에서 국산을 보기 어려운 정도로만 알다가 이 정도 심각한 수준인 줄을 몰랐던 것이죠. 한편으로는 좁은 땅에 살면 당연한 일 같기도 하고요. 반면에 건강한 먹거리를 중시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국산 식품의 유통업의 수익성이 기대되는 분야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돈이 돌게 하는 순환이 경제의 핵심

다음 내용을 읽다 보면 '모든 경제 관료들이 모피아는 아닐 테고, 전부 복지부동은 아닐 텐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돈을 쓰면서도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정책들이 나와야 합니다. 전 세계가 그런 정책들을 고민하고 시행하려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냥 국가가 돈 쓰면 물가가 오르니까 안 된다는 원론적인 말만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동기가 경제 관료들에게 없는 것이 아닐까요? 그만큼 세상은 급변해서 옛날에 배운 방법 그대로는 통하지 않는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광수 님은 코로나 때 경험으로 경제의 다른 면을 본 듯도 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사는 가만 보는 게 아니라 '주변에 문 닫는 가게가 없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죠. 주변을 둘러봤어요. 그런 관심들이 재난지원금과 함께 우리 경제를 돌게 만들었죠. 필요한 정책은 이런 거예요. 서로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는 방식으로 국가가 돈을 쓰라는 겁니다.

이를 다음과 같이 통섭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죠.

측은지심이 커져야 경제가 잘된다고요. 각자도생이 아니고요.

경제는 돈이 돌아야 하는 것이고, 지난 글에서 이광수 님이 강조한 역동성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뒤에는 이를 분명하게 하는 다발말이 등장합니다.

미국의 한 주에서 노숙자가 증가하자 노숙자를 위한 세금을 거뒀어요. 사회적 의존 소득과 같은 지원을 해주자는 거였죠.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원금으로 노숙자가 없어지니까 관광객이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다시 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이 살아났죠. 이런 변화가 그냥 '듣기 좋은 착한 소리'가 아닙니다. 결국 경제는 '순환'이 핵심이에요. 돌고 돌아야 하는 겁니다.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단락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2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21. 디지털 마약 비유 때문에 살펴본 애플 비전 프로

22. 스키장에서 생긴 일과 과도한 분업 현장의 대안

23. <Tidy First?> 번역이 옵션 개념을 가르치다

24. 다이슨과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 중단의 의미

25. AI 업계가 보여주는 거대 중공업과 같은 흐름

26. 나만의 스코어보드가 없다면 실패하는 투자다

27. 신중한 경로 판단과 꼬리사건을 만드는 습관

28. 진정한 도시의 힘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29. 도시는 번영과 행복의 열쇠다

30.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

31. 산업화라는 보편적 혁신: 가난으로부터 번영으로

32. 진정한 환경운동은 '친환경' 도시화다

33. 경제를 움직이는 역동성 그리고 투자하는 마음의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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