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기대치 관리는 시기심과 고통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에 이어서 <Same as Ever>의 5장 '확률과 확실성Wild Numbers'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제 생각을 씁니다.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글로 5장이 시작합니다.
세상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바보들은 자신만만하고 똑똑한 이들은 의심이 가득하다는 데에 있다.- 버트런드 러셀Bertand Russel
실제 현실에서 확률을 토대로 사고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예시로 저자가 인용한 사건입니다.
분석가는 그들이 알아낸 은신처에 빈 라덴이 있을 확률이 60~80퍼센트라고 말한다. 국장은 다시 묻는다. "예스야, 노야?" 대부분 사람들은 확실성이 드물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최선의 선택은 자신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들은 똑똑해도 틀린 판단으로 나쁜 결과를 맞을 수 있고 멍청해도 옳은 판단으로 좋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운과 리스크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핵심을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포인트는 이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미래를 바라보는 정확한 관점을 원한다고 믿지만, 사실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확실성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정확한 관점을 원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확실한 예측을 희망합니다. 박문호 박사님 덕분에 공부하게 된 '예측 기계' 개념이 배경 지식으로 작동합니다. 결국 본능이 확실성을 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문장은 보자마자 혐오스러운 종편 프로와 타락한 PD들이 바로 떠오릅니다.
게다가 충격적이고 희한한 사건을 쫓아다니는 뉴스 미디어의 속성을 감안하면, 당신이 이런 사건을 알게 될 확률은 거의 100퍼센트다.
미디어가 사실 왜곡을 하는 바람에 레거시 미디어가 힘을 잃는 현상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죠.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은 초자연적 힘이나 마법이 작동한 것처럼 보이는 희귀한 사건도 사실은 기본적인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를 포함한 대중은 확률이나 네트워크의 힘을 모를 뿐이구나 싶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생활에서 기적 같은 일은 대략 한 달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이를 증명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루 중 우리가 깨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약 8시간이며, 그 시간 동안 1초에 한 번꼴로 뭔가를 보거나 듣는다. 따라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건의 수는 하루에 약 3만 개이며, 한 달로 치면 약 100만 개다.
더불어 작년에 읽었던 <why> 저자가 역설한 힘이 바로 네트워크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란 사실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에 인용한 저자의 풀이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만일 '기적'이 일어날 확률이 100만 분의 1이라면, 우리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기적을 경험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단순한 수학적 계산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는 끔찍한 일에도 해당하기 때문이다. 100년 만의'라는 수식어가 붙는 사건을 생각해 보자. 100년 만의 홍수, 허리케인, 지진, 금융 위기, 사기, 전염병, 정치적 붕괴, 경기 침체 등등. 수많은 끔찍한 사건을 100년 만의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다.
확률에 대해 대중이 무지한 이유도 있지만, 미디어가 사실을 왜곡해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100년 만의 사건'이란 100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다. 어느 해에든 그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약 1퍼센트라는 의미다. 이는 낮은 확률로 느껴진다. 하지만 수백 가지의 개별적인 100년 만의 사건들이 있다면, 특정한 해에 그중 하나가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꽤 높다.
한편, 다음 내용은 디지털이라는 매체가 가진 숨겨진 특성을 깨닫게 해 주는 내용입니다.
디지털 뉴스는 지역 신문의 소멸을 가속화했고 세계 어느 곳에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했다. 미국에서는 2004년에서 2017년 사이에 1,800개의 인쇄 매체가 사라졌다. 지역 뉴스 매체의 감소는 여러 중요한 결과를 낳는다. 그중 하나는 뉴스 보도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인쇄 매체의 소멸은 결국 규모의 경제와 관련이 있고, 이는 로컬의 힘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전국 단위나 글로벌 단위 뉴스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나 실용적인 정보를 끄집어내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된 것입니다. 더구나 미디어와 그들 뒤의 광고주의 힘을 생각하면 그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란 생각도 듭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이렇다. 지역 뉴스에서는 소프트볼 경기를 보도하지만, 글로벌 뉴스에서는 비행기 추락 사고와 집단 학살을 보도한다.
웹 개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저는 인터넷의 밝은 면만 봤구나 싶어지는 내용입니다.
프레더릭 루이스 앨런은 1900년의 삶을 두고 이렇게 썼다. 대다수 미국인은 자신이 아는 범위 바깥에 있는 요인들(경제적, 정치적, 국제적 상황 및 사건)에서 영향을 받아 불안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그들의 후손에 비해 적었다. 그들의 시야는 자신의 주변에 한정돼 있었다.
다음 내용은 다시 지난 글에서 찾아낸 제가 그린 그림을 소환하게 합니다.
예측이라는 분야에서 주로 이뤄지는 활동은 사람들을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수치 정보를 주는 것보다 확실성을 제공해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더 낫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을 토대로 사고하는 일이 드문 것이다.
그리고, 지난 정권(윤건희 정권)에서도 꽤 의존했다고 의심을 받는 무속이 왜 필요한지도 깨닫게 합니다.
저자는 찰리 멍거의 강연 ‘오판의 심리학’을 인용합니다.
인간의 뇌는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하고 결정을 내리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동물들은 오랜 세월 진화를 통해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쪽으로 발달했다. 포식자를 맞닥뜨린 동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은 어떻게 할지 결정하느라 오랜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예측 기계'가 어떻게 오판으로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읽으면 우리 뇌에 이미 프로그래밍된 내용을 거스르는 일은 쉽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 느껴집니다.
과거에 했던 예측이 틀렸다는 사실은 미래를 예측하고 싶은 욕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확실성은 너무나 소중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얻으려는 시도를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은 만일 미래가 얼마나 불확실한지 확실히 깨닫는다면 하루를 시작할 의욕조차 생기지 않을 것이다.
앞서 저자가 '사건이 복리 효과를 낳는다'라고 표현한 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글에 밑줄을 쳤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경제 침체가 몇 번 있었을까? 일곱 번이다. 그동안 당신의 예측 실력을 검증할 기회가 일곱 번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만일 누군가의 예측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그가 한 수십, 수백, 또는 수천 번의 예측을 실제 결과와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측정 기회가 생기는 분야는 별로 없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실제 현실이 깔끔하게 정리된 스프레드시트와 달리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탓이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읽을 때면 왜 LLM이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지 힌트를 주는 듯합니다.
사실 1만 대를 주차하는데 한 번 사고가 나는 것은 대단히 양호한 성적이다. 만일 하루에 두 번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면 그가 1만 번 주차하는 데에는 14년이 걸린다. 14년에 한 번 바퀴를 덮는 펜더를 약간 찌그러트린다면 보험 회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사고 빈도다.
1. 1962년이나 2025년이나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
2. 기대치 관리는 시기심과 고통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17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71. 다섯 번의 대멸종과 상어가 지나 온 대멸종의 역사
173. 미토콘드리아가 진핵생물의 시대를 열다
174. 개체의 죽음으로 개체군의 건강을 지키는 미토콘드리아
175.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육감이 필요하다
176. 지구 생명 탄생에서 달, 바다, 시아노박테리아의 역할
177. 움벨트 밖으로 나아가는 모험심은 어디서 나오는가?
179. 우리 행동의 엔진 역할인 본능을 우리는 볼 수 없다
180. 1962년이나 2025년이나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
181. 인종차별적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공존하는 뇌
182. 새로운 미국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가 나타났다
183. 기대치 관리는 시기심과 고통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184. 우리 뇌에 프로그래밍된 정신의 양당제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