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1962년이나 2025년이나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에 이어서 <Same as Ever>의 3장 '기대치와 현실Expectation and Reality'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제 생각을 씁니다.
글을 쓰며 다시 소제목을 보니 처음 책을 읽을 때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더불어 주말을 바쁘게 보내는 지인이 아내의 기대치 관리를 한다고 말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275년 전에 말했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 목표는 쉽게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남들보다 더 행복해지길 원한다. 이는 언제나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들이 실제보다 더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해진다는 말에 상대 평가가 암묵적 전제로 작용한다는 의미일까요?
다음 글을 곱씹어 보면 '잣대'의 의미를 다시 되뇌게 합니다.
객관적 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며, 대개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내가 삶에서 무엇을 얻을 자격이 있는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모두가 그렇게 한다.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모두가 주변을 둘러보며 이렇게 중얼거린다. "남들은 뭘 갖고 있지? 남들은 무엇을 하지? 나도 저걸 가져야 하는데. 나도 저걸 해야 하는데. 그리고 이것이 어떤 기준으로 봐도 현재가 더 나은데도 우리가 1950년대를 그리워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단서다.
또한, 즉물적인 자극의 힘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즉물적卽物的'의 의미를 스스로 알고 쓰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어서 퍼플렉시티에게 물었습니다.
'즉물적'이란 말은 사물에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성질을 의미하며, 이론이나 추상적인 생각보다 실제 사물이나 현실에 초점을 맞추는 태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현실 중심적이고 실용적인 생각이나 판단, 즉 현실에 곧바로 관련된 것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예술을 즉물적인 시각으로만 본다고 하면, 그 사람은 감성이나 이상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측면에만 집중한다는 뜻입니다. 또 즉물적인 사고방식은 현실 문제 해결에는 효과적이지만, 창의성이나 감성적인 깊이를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즉물적인 판단이나 가치관, 시각 등은 모두 현실과 구체적인 사실을 중시하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서로를 위해 공연한다니 촌철살인寸鐵殺人이네요.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소통하기보다는 서로를 위해 공연을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남들이 모는 근사한 자동차를, 남들이 사는 멋진 집을, 남들이 다니는 좋은 학교를 본다. 요즘은 "나도 저게 갖고 싶어. 나한테는 왜 저게 없을까? 왜 저 사람은 갖는데 나는 못 가질까?"라고 생각하기가 불과 몇 세대 전보다 훨씬 더 쉬워졌다.
두 아들 육아 덕분에 본능적인 모습을 눈으로 보게 되는 듯합니다. 더불어 소셜 미디어의 위험을 눈치채게 해 준 책들이 떠오릅니다.[1]
한편, 경제가 중요한 환경이란 점을 깨닫는데 분명 최근에 읽은 <먼저 온 미래>가 작용했습니다.[2]
오늘날의 경제는 세 가지를 만들어내는 데 뛰어나다. 부, 부를 과시하는 태도, 타인의 부에 대한 불타는 시기심이다.
시기심猜忌心을 제대로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사전을 찾아봅니다.
어쩌면 가치의 본질이 시기심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남들이 가진 것과 내가 못 가진 것을 비교하는 것은 거의 모든 인간이 가진 피할 수 없는 특성이다. 더불어 이 사실은 행복해지고 싶다면 기대치를 관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킨다. 기대치도 마찬가지다. 그 중요성이 가격표로 표시되지 않는 탓에 간과하기가 너무 쉽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은 전적으로 기대치에 달려 있다.
다음 글을 읽으면서 기대치 관리가 시기심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98세의 찰리 멍거에게 "당신은 매우 행복해 보입니다. 삶에 만족하는 것 같군요. 행복한 삶의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행복한 삶을 위한 제1원칙은 기대치를 낮추는 것입니다.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으면 평생 괴로워집니다. 합리적인 기대치를 갖고, 당신이 맞이한 결과가 좋든 나쁘든 침착함과 평정심을 갖고 받아들이십시오.
기대치는 동기와 구분하기 힘들다는 저자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기대치를 관리해야 한다고 여러 번 언급했지만 사실 어려움이 있다. 높은 기대치와 동기를 구분하기 힘들 때가 많다. 또 낮은 기대치는 마치 포기를 뜻하는 것처럼, 자신의 잠재력을 눌러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난점을 감안한다면 다음 두 가지를 명심하는 것이 좋다. 첫째, 부와 행복은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 등식임을 항상 기억하자. 두 가지란 당신이 '가진 것(현실)과 '기대하는 것(기대치)이다. 이 둘은 똑같이 중요하다.
어딘가 낯이 익은 내용입니다. 찾아보니 작년 봄에 쓴 글, <고통을 다루는 방법: 욕심과 고통과 임자를 연결시키기>와 그때 손때를 묻힌 그림이 있습니다.
꾸역꾸역 이어온 '삶을 차리는 독서'의 효과를 느낍니다.
그리고, 작년 봄의 고통苦痛은 결국 멘탈 게임을 깨닫고, 멘탈을 키우기 위한 입장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기대치 게임의 원리를 이해하라. 기대치 게임은 결국 멘탈 게임이다. 누구나 낙담하고 스트레스를 겪는다. 동시에 모두가 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게임의 규칙과 전략을 알아둬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위해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은 기대한 것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경험하는 일이다. 즉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등식에서 기대치 부분은 중요할 뿐 아니라 현실 상황보다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어서 <Same as Ever>의 4장 '인간, 그 알 수 없는 존재Wild Minds'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제 생각을 씁니다.
공교롭게 결혼 후에 느낀 바들을 연상시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독특하고 걸출한 인물의 정신세계를 일종의 풀 패키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의 탁월한 점과 존경할 만한 특성을 바람직하지 않거나 경멸할 만한 특성과 분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직 생활 속에서 '개취 인정'이라는 장벽을 넘은 후에도 5년의 육아 과정을 지나고 나서야 개성은 장단점을 나눌 수 없이 존재하는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뒤이어 두 아들을 지켜보면서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경매에 나온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다양한 저술과 메모를 확보했다. 대부분 이전에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진귀한 것들이었다. 뉴턴은 명실공히 인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다. 하지만 케인스는 자료의 대부분이 연금술과 마법, 영생을 가져다줄 묘약에 관한 것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케인스는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신화를 원하기 때문에 거품 속 사실에 실망감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나는 적어도 10만 단어는 되는 그 방대한 자료를 훑어봤다. 그것이 마술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하며 과학적 가치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뉴턴이 거기에 상당한 세월을 쏟았다는 사실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감정을 벗어나 현실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는 힘은 필요합니다.
존 보이드는 말했다. "모든 가정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존의 믿음과 원칙이 불변의 도그마로 영원히 굳어버린다." 그런 태도를 지닌 사람은 영원히 기억되기 마련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2] <제비와 비둘기의 비유: 피할 수 없는 AI-환경>에서 해당 내용을 다뤘습니다.
1. 1962년이나 2025년이나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
(167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67. 뇌는 자신의 실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168. 화산으로 멸종한 동물들과 석탄과 함께 꺼낸 이산화탄소
169. 의식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의 암묵 기억
170. 네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 상어
171. 다섯 번의 대멸종과 상어가 지나 온 대멸종의 역사
173. 미토콘드리아가 진핵생물의 시대를 열다
174. 개체의 죽음으로 개체군의 건강을 지키는 미토콘드리아
175.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육감이 필요하다
176. 지구 생명 탄생에서 달, 바다, 시아노박테리아의 역할
177. 움벨트 밖으로 나아가는 모험심은 어디서 나오는가?
179. 우리 행동의 엔진 역할인 본능을 우리는 볼 수 없다
180. 1962년이나 2025년이나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