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대학생 젊은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속 그 단어.
친구들과 연말에 만나 서로 잊자고 하며 마지막엔 꼭 나오는 그 단어.
부모님께서 차마 말씀은 안 하시지만 이마에 쓰여 있는 그 단어.
취직
졸업의 END를 사회생활의 AND로 이어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오늘은 사회인으로서의 데뷔를 앞둔 젊은 독자분들을 위한 글이다.
그때 그 멘땅의 헤딩 시절의 기억을 여러분의 입장에서 꺼내본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한다면 '나를 어떻게 마케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냥 버티고 인내하고 힘내자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퍼스널 브랜딩 시대임을 누구나 알면서도 입사지원만 하면 경직되고 똑같아지는 그 프레임의 틀을 미세하게라도 깨려는 노력이 회사에 잘 전달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나를 마케팅한다는 말이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면 당연시했던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나를 마케팅하고 있는 요소임을 알게 될 것이고 입사 도전에 새로운 감정과 자신감이 들 것이다.
1. 이력서의 본질
입사 지원 서류 양식부터 시작한다.
회사 고유의 폼이 있는 곳도 많지만, 구직 사이트만 봐도 이력서의 형태가 건조할 정도로 같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분들이 애쓰고 여기저기 꿀팁 참고해가며 작성한 이력서의 정성.
힘 빠질지 모르겠지만 회사의 입사 담당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이는 미세먼지를 혼자 다 걷어내기보다 어려울지도 모른다.
진실의 순간이 다르다.
입사지원자가 면접 연락을 꿈꾸며 작성하는 그 포인트와,
입사 담당자와 1차 검토자가 쌓인 업무 속에서 수많은 이력서를 검토해야 하는 그 포인트의 결이 다르다는 뜻이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게 걱정은 마라.
진실의 순간에 대한 주파수를 맞출 수 없다면, 입사지원자인 내가 회사의 그것에 맞추면 된다.
필자는 20대 중반 당시 엄청난 유행이었던 삼겹살 브랜드의 경력 슈퍼바이저 공고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경력 전혀 없는 내가 남들과 똑같이 열심히 하겠다는 문구 몇 개 더 달고 지원해봤자 바로 삭제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으로 옮긴 것이 회사의 CI 컬러를 본 따서 직접 이력서를 만들고 이를 고급 용지에 출력한 뒤에 직접 봉투에 담아 회사를 찾아간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이 좋게 받아들여졌는지, 무수히 많은 경력자 속에 1차 면접을 프리패스하였고 그렇게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과도한 오버페이스는 금물인 회사가 있다.
규정을 더 강조하는 회사 또한 많다.
거기에 맞춤법 검사도 하고 띄어쓰기도 잘하며 최선을 다해 이력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기본이다.
하지만 내가 꼭 입사하고 싶은 회사라면,
너무나 인기가 많아서 운에 맡긴다는 생각으로 반 체념한 상태에서 지원하는 회사라면,
생각을 180도 바꿔서 어차피 떨어지면 얼굴 안 볼 사이라고 생각하고 꼭 위의 방법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입사 지원 방식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직접 문을 두드리기에는 부담 백배가 될 수도 있으니 건물 안 우체통에 넣고 와도 80% 성공이다)
마찬가지로 이 회사라고 생각되는 시그널이 온다면 그때도 조금 더 다른 어프로치의 방법론을 이력서와 함께 고민해보자. 여러분의 창의성으로 회사를 놀라게 할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 누가 알겠는가.
'휴가 나온 군인의 다림질은 군인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2. 이력서에 센스 담기
추가 꿀팁으로 이야기하자면, 기본적으로 이력서는 텍스트가 상당히 많다.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찰나의 순간에 빛날 수 있는 세 가지 키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이력서 타이틀.
'귀사의 소중한 인재가 되겠습니다' 이런 거 말고 나를 표현하는 필살기 타이틀을 뽑아보자.
머리가 아프면 구글에서 글 제목 짓는 법을 검색해보시길.
첫 장 상단의 카피에서 승부가 갈릴지도 모른다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예상외의 반전을 기대해 봄이 더 낫지 않을까?
※ 예시 - 이력서 헤드라인 문장의 차별화
3분만 투자하시면 그렇게 찾던 인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는 3가지 이유.
뜨거운 열정으로 불타기 일보직전인 면접서 (광고기획/대행사 등에 입사 지원할 경우)
두 번째 포인트는 프로필 사진.
시각적 요소를 상징하는 사진의 경우 그냥 시간에 쫓겨서 찍지 말자.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에서 증명사진을 검색해보고 거꾸로 나의 핏에 맞는 스튜디오를 찾아보자.
모두 다 같은 증명사진이 아니다.
따뜻한 느낌이 나는 사진이 있고 차가운 쿨그레이의 사진이 있다.
배경 컬러가 부담스럽게 파란색인 사진이 있는가 하면 나를 전문가스럽게 보이는 사진이 있다.
스튜디오에 따라 작가의 성향이 반영된 기본적인 느낌이 있다. 이를 SNS의 사진들을 통해 나와 매칭 시켜보자.
그렇게 스튜디오를 본인이 직접 섭외해보고 예약해서 찍어보자.
자신감 뿜뿜이다.
세 번째는 자기소개서.
삶의 과정을 늘어놓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는 많은 이력서 작성 팁 콘텐츠를 통해 봐 왔을 것이다.
면접관 또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서류를 검토해야 하는 피로감과 부담감이 있다.
신입 전형인 경우에 기본 정보에서 어느 정도 눈길이 가는 이력서는 많다.
그렇다면 임팩트 있는 서류 검토의 클로징을 위해 자기소개서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어필 자체보다 일단은 나라는 입사지원자에 대한 정체성을 명확하게 풀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메인 헤드라인으로 한번 더 나의 가치를 강조하고, 아래의 내용들은 일반적인 소제목들보다 회사가 궁금해하거나 중요해하는 것부터 소제목으로 정렬하고 한번 더 각각의 소제목에 맞는 카피를 반영한 뒤에 이에 대한 내용을 3~4 문장 정도로 짤막하게 풀어가보자.
오히려 검토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 없이 텍스트만 많은 자기소개서보다 이렇게 짜임새가 있고 '아, 이 사람이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려 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는 자기소개서가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3. 면접까지!?
우와 미쳤다. 대박! 연락이 왔어!
서류 합격의 연락이 얼마나 뿌듯한지 알기에 그 기쁨은 적어도 그 날 정도는 만끽해도 된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 방심은 금물이다.
비전, 사명 이런 거 너무 달달 외우려고 시간 뺏지 말고 소비자 관점에서 해당 회사를 다룬 여러 글들을 충분히 읽어보자.
핵심 상품이 있다면 경험은 물론,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반드시 글로 써보자.
(그래야 나중에 해당 질문이 나오면 말로 표현하는 게 나도 모르게 자연스러워지고 쉬워진다)
면접에 대한 유형이나 대략적인 질문은 웹 서칭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이 될 수 있으니, 해당 시간과 해당 방식에 대해 충분히 리허설을 많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자.
길에 돌아다니면서도 예상 질문에 대해 혼잣말로 읊어보자.
수 없이 반복 연습해서 올라가는 프레젠테이션 무대는 내가 몇 문장을 빼먹거나 다르게 말해도 나의 무대로 이끌고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연습과 면접 긴장감은 무조건 반비례한다.
그리고 면접 당일에는?
나를 믿자!
내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면접관도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
모르는 것 때문에 페이스 잃어서 허둥지둥 대는 것보다
깔끔하게 인정하고 살짝 미소를 짓는 것이 더 신뢰를 줄 수 있다.
달릴 준비되었나요? (이미지 출처 : Pixabay)
면접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은 이 외에도 많지만 스크롤이 많이 내려온 만큼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정말 여러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 하나가 있다.
만약 입사 지원한 회사에서 연락이 안 오거나 탈락했다고 하면?
쿨 하게 받아들이자.
자신감이 떨어져도 괜찮다.
하지만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안된다.
그 영역에서는 철저하게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경력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는 여러분이 기를 쓰고 채우려고 하는 한 줄, 한 단어의 영향이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러한 한 줄을 채우지 못해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 달라는 말이다.
그리고 아직은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직장'보다 '직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포인트가 있다.
내가 어디에서 일하는지에 대한 것보다, 무슨 일을 하고 이 일을 통해 내가 어떤 발전과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지, 그렇기 위해 내가 어떤 노력과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job보다 직장의 네임밸류를 우선시해서 접근하는 입사지원 전략은 지양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20대 중반. 이력서를 넣어도 반응이 전혀 없을 그 당시.
집에 있는 것이 너무나 가시방석이어서 지레짐작 부모님을 피하고 혼자 더 웅크린 기억이 난다.
내가 너무나 미워 보일 때가 있었다.
난 무엇을 해야 하나,
아니.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했었다.
아무것도 잘난 것이 없던 나였다.
하지만 그렇게 별 볼 일 없던 나도 첫 직장생활 이후 15년여 동안 (회사의 규모를 떠나) 대리 직급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특진으로 마흔 살에 부장 직급까지 달려왔다.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지금의 모습과 상황에서 혹시 힘들어한다면,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라는 스스로에 대한 속삭임과 격려로 일어서길 바란다.
여러분들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까.
※ 사회생활에 도전하는 졸업생분들과 모든 독자분들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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