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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Mar 01. 2023

[리더십][제18강] 협력과 파리의 에밀리

전략컨설팅[H] 한봉규 

안녕하세요. 전략컨설팅[H] 한봉규입니다. 104주년 삼일절입니다.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 수 없습니다. 이제 누구도 국민주권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이제 누구도 한 사람의 삶을 소홀히 대할 수 없습니다."라며 마무리 지었던 103주년 대통령 기념사 한 대목이 떠 오름니다. 


독립선언문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이 첫 문장이 백년을 거쳐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일깨워주는 듯 했습니다. 올해 기념사는 대한민국이 어떤 독립국이고 자주민임을 자각할런지 궁금합니다.


앞글 1분 요약입니다. 백워드 인덕션 사고법을 두 사례를 통해 알아 본 시간이었습니다. 전략 분야에서는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으로 사용하고, 의사결정 분야에서는 의사결정 나무로 구조화하여 활용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런 백워드 인덕션은 특정 미래 시점에 목표를 달성했다는 전제 조건으로 시작해서 현재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는 데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게임이론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활용합니다.

이 메커니즘을 응용한 방식이 한 때 유행했던 '유언장 쓰기' 또는 '묘비명 쓰기'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템이 빨리 사라졌던 것은 상상력이 부족해서라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따라서 백워드 인덕션 사고법은 특정 미래를 고정하는 것 못지않게 직관과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관과 상상력, 행동 경제학에서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두 요인입니다. 앞 글 1분 요약이었습니다.




http://hochdorf-ff.ibk.me/




오늘 얘기 주제는 '지네 게임 centipede game'을 알아보고 백워드 인덕션 사고법의 중요성을 성찰해 보겠습니다. 제9강에서 소개한 동전 게임 방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hfeel/1129





지네 게임

1. A, B 두 플페이어가 'Continue'와 'Stop'을 선택한 결과에 따라 보상금이 결정된다.

2. '1라운드'에서 A가 C를 선택하면 B가 게임을 계속할 수 있지만, A가 S를 선택하면 A는 4, B는 1의 보상금을 각각 받고 게임은 종료된다.

3. 위 그림은 이와 같은 진행 방식을 도식화 한 것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할수록 지네 발을 닮았다고 해서 '지네 게임'이라고 한다.

4. 각각의 플레이어는 자기 이익에 충실한 합리적이고 경제적 인간임을 전제한다면(혹은 고정한다면) 이 게임은 누가 어느 단계에서 종료 버튼 S를 누를 것인가?

5. 결과적으로 말하면 그림의 하단 7%, 36%, 37%, 15%, 5%는 각 단계에서 종료한 분포이다.

6. 최종 단계의 이익이 가장 큼에도 참가자 대다수는 3단계 > 2단계 > 4단계 > 1단계 > 5단계 순으로 게임 종료를 선언했다. 놀라운 것은 5단계까지 게임을 끌고 간 확률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게임 결과는 백워드 인덕션 사고법을 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1단계부터 시작하는 이 지네 게임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한 단계 한 단계 게임을 치를 때마다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C'를 선택할지 'S'를 선택할 지에 대한 판단 정보라고는 선택한 후 나타나는 이익표와 상대 플레이어에 대한 자신의 믿음 말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3단계'와 '2단계' 순으로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의심의 여지없는 합리적인 종료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각 플레이어가 백워드 인덕션 사고법을 알고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한 게임을 했다면 결과는 분명 달랐을 겁니다. 이 과정을 두 연인의 연애이야기로 설명하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 '파리에 간 에밀리'에는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1년 동안 파리에서 일을 하게 된 에밀리는 약혼자가 파리에 올 날을 기다렸고, 마침내 그날을 앞둔 전날 남자는 에밀리에게 파리로 갈 수 없다고 얘기를 하자 에밀리는 당차게 이별을 선언합니다. 


이 얘기는 시즌1-2편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남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시카고 삶이 좋다. (에밀리) 네가 돌아오는 것이 좋겠어!"라고 하자 에밀리는 "싫다면, 끝나는 건가"라며 이별을 선언합니다. 


약혼을 앞둔 이 둘은 지네 게임 4단계 즘에서 게임을 멈춘 것입니다. 요컨대 남자가 자신의 최적 이익을 4단계에서 'Stop' 한 것입니다. 남자 입장에서 어쩌면 합리적인 판단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약혼이라는 미래는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화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실제로 극 중에서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만 에밀리는 굿바이를 선택하죠. 


파리에 간 에밀리 시즌1, 2편


남자도 백워드 인덕션 사고를 했을 겁니다. 한데 자신의 이익이 4단계 [8, 32], 5단계 [64, 16]을 놓고 봤을 때 4단계 즘에서 에밀리 반응을 보고 대처하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둘의 최종 목표는 약혼입니다. 이 중차대한 거사를 앞두고 남자는 갑자기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실수를 범한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다룰 '냥이의 딜레마'에서 다시한번 소개하겠습니다. 왜, 연애는 상대를 배려하고 때로는 양보해야 하는 것이 미덕이고 사랑의 행동인지를 말입니다.


에밀리 역시 백워드 인덕션 사고를 했을테고, "This is Pari~"라고 외친 한마디 말에 해피엔딩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획은 있었을 뿐 에밀리가 놓친 것은 상대 남자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한 것입니다. 


극 중 남자는 에밀리가 주고 간 계획서를 읽었지만 전혀 감흥이 없다고 말을 합니다. 만약 이 얘기를 에밀리가 파리로 떠나기 전 했더라면, 에밀리 역시 계획을 수정했을 겁니다. 하지만 남자는 그 말을 이별을 앞둔 전화 통화에서 밝힙니다. 두 사람은 분명 백워드 인덕션 사고를 펼쳤지만 특정 미래상이 서로 달랐고, 상대방에 대한 행동 예측 또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일관한 탓에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이 장면에서 압권은 에밀리가 남자에게 (너는) 항공 마일리지로 원정 경기나 보러 가라고 하면서, 파리에는 사랑과 낭만과 불빛과 아름다움과 열정과 섹스가 가득하다고 분하고 들뜬 목소리로 이별 선언문을 낭독하는 장면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백워드 인덕션 사고를 펼치는 데 있어 왜, 직관과 상상력이 뛰어나야 하는 지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에밀리 역시 남자의 행동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어 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실패 이유는 행동 예측을 막연하게 했다는 점입니다. 남자의 속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자신의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에밀리 입장에서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의 백워드 인덕션은 금상첨화 아니겠습니까? 여튼간에 두 사람의 백워드 인덕션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앞서 두 차례(제9강 동전 게임, 제17강 책을 빌리러 가는 A) 소개하고 함께 공부한 백워드 인덕션 사고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백워드 인덕션은 상대방 결정에 따라 자신의 결정을 선택하는 시간적 순서가 있다. 하지만 에밀리는 시간적 순서는 있었지만, 상대 남자 결정은 간과했다.


둘째, 시간적 순서라 함은 특정 미래 시점에서 현재로 내려오면서 계획을 수립하거나 상대방 행동을 예측한다. 에밀리는 특정 미래 시점 즉, 파리 여행을 즐기는 상대 남자와 즐길 계획은 있었지만, 행동 예측은 빗나갔다. 


셋째, 백워드 인덕션 사고는 직관과 상상력이 중요하다. 에밀리의 직관과 상상력은 차고 넘쳤지만 상대 남자 결정을 간과했기 때문에 행동 예측도 빗나갔고 결국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사례는 '왜 그때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라는 흑역사를 지우고 싶은 마음에 대한 성찰이고, '한 번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라는 전설적인 카피를 실제적으로 실행할 때의 행동 조건 즉, 상대의 결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백워드 인덕션이었습니다.




#리더십 #게임이론 #죄수의딜레마 #행동경제학 #지네게임 #백워드인덕션 #파리의에밀리 #협력 #전략컨설팅H #한봉규



[제1강] 협력하시겠습니까? https://brunch.co.kr/@hfeel/1121 


[제2강] 협력에 끌리시나요? https://brunch.co.kr/@hfeel/1122 


[제3강] 협력·죄수의 딜레마 https://brunch.co.kr/@hfeel/1123 


[제4강] 협력과 죄수의 딜레마의 내쉬 균형 https://brunch.co.kr/@hfeel/1124


[제5강] 협력을 끌어내는 방법 https://brunch.co.kr/@hfeel/1125


[제6강] 협력, 모든 것이 내 세상 https://brunch.co.kr/@hfeel/1126 


[제7강] 협력, 진짜 단순한 코디네이션 게임 https://brunch.co.kr/@hfeel/1127


[제8강] 협력, 운명을 건 코디네이션 게임 https://brunch.co.kr/@hfeel/1128


[제9강] 협력의 선택이 10년울 좌우하는협력 https://brunch.co.kr/@hfeel/1129


[제10강] 협력의 6원칙 feat.일타스캔들 https://brunch.co.kr/@hfeel/1130 


[제11강] 협력은 커미트먼트하라 https://brunch.co.kr/@hfeel/1132  


[제12강] 협력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삶 https://brunch.co.kr/@hfeel/1133


[제13강] 협력과 행동경제학 https://brunch.co.kr/@hfeel/1135  


[제14강] 협력과 인지적 구두쇠 https://brunch.co.kr/@hfeel/1136 


[제15강] 협력과 제로섬 게임 https://brunch.co.kr/@hfeel/1137 


[제16강] 협력과 코디네이션 게임 https://brunch.co.kr/@hfeel/1138


[제17강] 협력과 백워드인덕션 https://brunch.co.kr/@hfeel/1139




 칼럼 : 전략컨설팅[H] 한봉규 

▷ 강연 문의 : hfeel@naver.com / 010 6366 9688 

▷ 프로필 https://blog.naver.com/hfeel/222992379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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