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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Dec 05.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61

최종편 - 집으로 집으로

2009년 12월 10일(목) 맑음


덩케르크에서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배로 도버해협 건너는 시간이 약 두 시간 걸려 새벽 2시에 Ramsgate 항구에 내렸다. 졸리는 눈을 비벼 가면서 런던으로 올라가는데 전부 화물차들만 이 새벽에 하이웨이를 운전해가는데 여행의 시작과 끝이 똑같고 그 중간에 하이라이트만 있는데 그 하이라이트도 누가 말한 대로 지나간 것은 아무리 아름답고 힘들지라도 기억에 불과하고,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는 환상에 불과하니, 현재 바로 이 순간만이 영원에 이르는 계단이라 했으니 졸리는 눈을 부럽뜨고 운전에 매진했다.


런던 공항 근처에 가니 새벽 4시경이라 호텔에 들어가 봤자 3-4시간 후에 나와야 되는데 렌터카 return 할 근처에서 파킹 해서 눈이나 좀 부치고 가려고 조용한 곳에 차를 세우고 토막잠을 잤다. 딱 3시간 자고 나니 출근하는 차들로 주위가 시끄럽다. 렌터카 return 이정표를 따라 잘 가다가 로터리에서 길을 놓쳐 버렸다. 이노무  유럽 로터리는 잘못하면 길 놓친다. 보통 로터리에 exit이 서너 개 되니까 잘못 나가면 다시 들어와야 되는데 그게 맘대로 안된다. 이번에는 잘못 빠져나와도 크게 잘못 나온 모양이다. 앞에 보니 lane이 두 개인데 둘 다 바리케이드가 있어 무슨 코드를 집어넣어야 바리케이드가 올라가는데 내 차례가 되어 봐도 어찌할 수 가없다. 차를 세우고 내 뒤에 서있는 차에게 가서 길 잘못 들어왔으니 니 코드 좀 빌리자 하니까 아지매가 질겁을 하면서 안된다고 하였다. 보니까 출근시간이라 내 뒤로 차들이 제재소에 켠 나무들 쌓이듯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그 아지매가 관리 사무소에 가보래. 옆에 사무소가 있어가서 사정 이바구 하니 일단 내 뒤차를 오른쪽 lane으로 통과시키고 나는 backup 해서 유턴으로 되돌아 나왔다. 공황 단지 내 근무자들 전용 파킹장같았다. 이것이 이번 내 여행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공항에서 또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에피소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 반납하는데 마지막으로 congestion charge라 해서 80 파운드 추가 차지하더라고. 많이 타묵었는데 내는 게 아깝지는 않았다. 바르셀로나에서 사고 나서 받은 사고보고서를 주니까 매니저가 보더니 별 말이 없었다. 왼편 백미러가 손상되어 별도로 배상을 해야 할지 걱정했는데 무사히 넘어간 것이다.


공항에서 짐을 부치는데 올 때는 가방 하나로 충분했는데 갈 때는 그게 아니네. 내가 그럴 줄 알고 말타에서 중간 사이즈 가방 한 개를 샀다. 짐이 느는 건 전부 여행책자인데 그중 제일 무거운 책이 그리스 아테네 박물관에서 산 책으로 박물관 조각상만 모은 사진책인데 가격은 62.70유로 무게는 2.7킬로그램이었다. 이것 말고 각 여행지에서 안내책자를 샀는데 이걸 모아 보니 엄청난 무게란 걸 공항에 가서야 알았다. 일단 짐을 두 개로 분산해서 부쳐보니 둘다

12킬로가 오버되었다. 짐 한 개에 23킬로까지 공짜고 두 번째 짐은 23킬로까지는 50불 차지한다. 무게를 재보더니 225불 추가 차지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12킬로 추가 부담이 175불이라는 소리인데 그렇게 낼 수는 없지. 공항 한구석에 repackage 하는 데가 있는데 저울하고 물건 올리는 거치대가 있다. 일단 책을 몇 권 빼니 무게가 23킬로 맞춰지고 빼낸 책은 카메라 가방 속에 구겨 넣고 다른 가방 안에는 마시다 남은 위스키 밸런타인과 줌렌즈만 빼도 무게가 확주네. 그렇게 해서 50불만 더 내고 짐2개를 부치고 security check area로 들어갈 때 비엔나에서 산 우산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기내 반입이 안된다고 baggage claim 하라고 하였다. 다시 짐 부치러 가니까 이 아가씨 하는 말 너는 두 개를 이미 부쳤으니 3번째 짐은 200불이래. 애들이 지금 농담하냐. 12 유로 우산을 200불 내고 부치라고. 규정이라 어쩔 수 없대요. 그래 그럼 우산하고 이별하면 되지. 그런데 그게 아까운 게 우산에 비엔나라고 예쁘게 글씨가 찍혀있고 유일한 비엔나 수브니어인데 그래도 200불 가치는 없어 매정하게 버렸다.


부치는데 200유로 드는 비엔나 우산

               

비행기 타고 가면서 생각하니 이제 별 걱정 없이 여행 마치는구나. 강도당한 것 없고, 잃어버린 것 없고,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아픈 적 한 번도 없었고, 비록 삼천포로 몇 번 빠졌지만 새로운 여로를 발견한 짜릿한 기분도 있었고 이 모든 것들을 큰 행운으로 받아들여야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기내식으로 주는 치킨을 먹었는데 맛이 괜찮아 와인까지 한 잔 걸쳤다. 내가 그동안 와인 이바구는 안 했는데 프랑스 보르도를 지나 스페인에  들어서서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와인을 마셨는데 처음에는 딱 한잔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포르투갈, 이태리, 그리스를 거쳐 동유럽 가니까 거의 한 병 수준으로 양이 늘어 버렸어. 그런데 이 와인 때문인지 아니면 아침을 걸러서 공항에 와서 사 먹은 샌드위치 때문인지 아니면 어제 저녁 브루지에서 먹은 seafood 중 생굴 때문인지 식사 후 30분 뒤부터 위가 틀리기 시작하는데 화장실을 들락거리기 시작하였다. 증세는 저번에 뉴욕 골프대회 가는 날 아침의 그 증세하고 비슷하였다. 몸에 힘이 짜악 빠지면서 배가 틀리기 시작하는데 그대로 바닥에 눕고 싶었다. 기내 화장실 변기에 쪼그려 앉아 그런 생각이 들더라. 너는 47일간 남들 열심히 일하며 생업을 꾸려가는 동안 혼자서 좋은 세상 구경하면서 사진이나 찍어 친구들한테 자랑한 그 대가로 배가 아픈 것이라고. 하지만 배가 틀리는데 너무도 아파 화장실을 나와 뒤쪽 승무원한테 갔다. 벌써 얼굴 꼬락서니가 안 좋아 보이는지 묻더라. Are u sick? Yes, I'm. 하니까 커다란 비닐봉지를 집어주더라고. 그러니 영어가 Are u sick?(멀미하냐)이 아니고 Are u ill?(아프냐)인데. 멀미로 간주되어 토하라고 봉지를 주더라고. 그게 아니고 food poison 같은데 구급약 없냐고. 아무 약도 없대요. 변소에서 나와서 30분 동안 배가  틀리는데 그대로 뒤쪽 변소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배만 잡고 있었다. 느낌에 머리에 있는 피가 전부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아 거울을 보니까 얼굴에 핏기가 없이 핼쑥한 게 장바이러스 증상 같았다. 왜 하필 가만있다가 지금 이러는 것일까. 아니면 아침에 공항에서 사 먹은 샌드위치에 체했을까. 급체 증상이 몸에 힘이 빠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배가 틀리는데 잘못하면 죽는 수도 있다. 내가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155마일 과속으로 달리다 핸들 조작 잘못하나 식중독이나 급체로 급사하나 죽는 게 매 한 가지라고.


급체이면 손가락 따는 비법을 나는 아니까 손가락 한번 따 보려고 다시 뒤에 있는 여승무원에게 물었다. 혹시 needle 있나고. 아지매 눈이 똥그레 지면서 needle 하며 되묻는다. 그래 내가 아쿠팡처를 좀 하니까 needle 있으면 주고 없으면 너 name tag 다는 snap pin을 잠깐 빌려 달라고 하니까 기겁을 하네. 아무래도 빌려 줄 것 같지 않아 궁리 끝에 tooth pick 좀 달라고 하니 그거 몇 개 주더라고. 그거 가지고 피는 내지 못하고 수지침 지압 형식으로 양손가락 10 군데를 세게 찌르고 나니 배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 같았다. 누가 만일 네가 47일간 지금처럼 다시 다니고 대신에 아까처럼 2시간 동안 배틀어 볼래 하면서 어느 것 할래 하고 다시 물어보면 47일간 잘 놀다가 두 시간 배를 틀 수도 있겠더라고. 왜냐하면 죽지는 않은니까. 그래도 배 무지하게 아파 세상만사가 귀찮아지고 꼭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다시 배낭여행 가라면 다시 갈 수 있을까?


내 자리로 돌아가 앉아 있으니 배 통증이 조금씩 나아지는데 얼마 후 두 번째 기내식으로 피자를 주길래 먹지 않고 소다수 한 모금으로 저녁을 때우고 나니 처음 출발할 때 그때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배가 고팠고, 지금은 배가 아파 먹지 못해 배가 고프니 처음과 끝이 어떻게 이렇게 교묘하게 맞아떨어지는지 누가 알 까나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다음 모델 사진들은 내가 유럽 다니면서 틈틈이 스냅사진으로 모아둔 것 들인데 독자들이 그동안 경치 사진만 봐서 식상할까 봐 내가 팬서비스 차원에서 첨부해 주는 거니까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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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모델들


이태리 시실리아 미녀

이태리 시실리섬 남부 리카다 미인. 저 뒤에 서있는 식스팩 머스마가 헤라클레스. 미인을 얻으려면 몸짱이어야 된다는 말인가? 호텔 로비에 결려있는 유화로 된 작품



동유럽 불가라아 미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잡은 육체파 –수박 속이 싱싱하다. 현지어를 모르니까 이게 무슨 제품 선전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찍어댔다.



불가리아 미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삼성전자 셀폰 판촉 알바하는 여대생



이태리 모델

무슨 안경선전하는 이태리 모델. CHRISTIAN DIOR 같다.  



아태리모델

그 유명한 돌체가바나(D & G ) 모델로 유럽 큰 도시에서는 만날 수 있다.  D & G는 Dolce & Gabbana의 약자로 이태리 명품 의류회사로 이탈리아 디자이너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시작하여 명성을 쌓은 고급 의류 회사이다.



세르비아 모델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본 렌트 비행기 회사 선전 모델.



국적 불명의 MZ 세대

어디서 잡은 건지 모르겠다.



토끼소녀 모델

보석 선전하는 모델로 이태리 아님 스페인. 토끼소녀 콘셉   



오스트리아 모델

의상 선전 모델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 앞에 있는 쇼핑몰 안에서 캐치. 건강한 미인이다.



밸기에 모델

벨기에 시내에서 잡은 걸로 걍 뒤태가 시원해서  



오스트리아 모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쇼핑몰 내 의상 모델



밸기에 모델

벨기아 시내의 시계 선전 모델



유럽 CD 모델

명품  CHRISTIAN DIOR 전속 모델. 마지막 날 프랑스에서 도버해협 건너가는 야간 페리보트 안에서 만났다.



독일 속옷 모델

여자 속옷 모델인데 독일 바덴바덴 시내에서 우연히 조우  



새르비아 모델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만난 대형 사진인데 위부분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다   


이렇게 틈틈이 모델 사진을 찍어 놓았다가 같이 나열해서 감상해 보니 그것도 별미다.  한국 모델들과도 차별화되어 비교해 볼 기회도 있는데 여러분 취향대로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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