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툰-30 예비 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나도 일단 우량남매를 낳기 전까진 가슴이 표준사이즈였다. 밤톨군 3,63kg, 알밤양 3,74kg로 낳고 조리원에서 모유와 분유를 섞여 먹고 집으로 온 뒤로 오직 모유만 먹이면서 모유수유를 17개월, 24개월을 하고 나니 젖을 말릴 필요도 없이 사이즈가 훅 줄었다. 첫째 때는 그나마 봐줄 만했는데 둘째까지 젖을 먹이고 나서는 목욕탕에 가는 게 창피해져 버렸다. 친정엄마는 아직 가슴 태가 이쁜데 왜 나는 우리 엄마를 닮지 않았을까. 확신할 순 없지만 아이를 낳기 전에 운동을 안 해서 몸에 있던 근육이 다 풀어졌기 때문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알밤양에게 2차 성장이 나타나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재는 누굴 닮아서 몸매가 글래머 하지? 가슴은 크고 허리는 얇고 엉덩이는 크고 다리는 길단 말이야. 몸매와 키는 성공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노화해 가는 내 몸과 비교가 되어 씁쓸함이 따라온다. 특히 녀석의 가슴과 내 가슴이 너무 다르다.
가끔 다 큰 딸이 나에게 안겨 가슴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가슴을 손으로 조몰락거린다.
자꾸 만지려는 녀석을 막으며 실랑이하는 모습을 목격한 남편이 무심히 팩폭을 하고 지나간다.
"딸아, 있지도 않은 엄마 가슴 뭐 하러 만지냐?"
끅! 잔인한 남자! 발끈하지만 사실이라 반박할 수가 없다. 대신 원인 제공자인 알밤이 뺨을 쭈욱 늘리며 노려본다.
"나도 처음부터 이렇지 않았다고. 너희들, 특히 네가 엄마 젖을 너무 좋아해서 2년을 꽉 채워 다 빨아먹어서 그런 거잖아. 돌려줘!"
"헤헤. 난 기분 좋은데? 말랑말랑하잖아"
"그래, 넌 탱글탱글하고, 난 말랑말랑하지."
"옛날엔 엄마 가슴이 엄청 큰 줄 알았는데."
"... 네가 엄마 안티구나, 야."
모유수유하면 가슴 망가진다는 말 허투루 들었는데 그 말이 맞았다. 그래서 후회하냐면 그건 아니다. 모유수유할 때 아이와 하나 되는 그 기분 좋은 느낌은 엄마가 아니면 알 수 없다. 작은 입으로 젖을 쪽쪽 빨아먹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만지고 한 번씩 나와 눈을 마주칠 때의 사랑스러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맞는 궁합으로 수유를 했던 시간은 소중하다. 하지만 관리를 안 한 건 후회된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면 부모는 태교에 엄청 신경을 쓰는데 임신 전부터 운동을 열심히 해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예비부부가 있다면 임신 전부터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시기를. 아이를 키울 때도 힘이 있어야 하지만 예쁜 가슴을 위해서라도 꼭 관리하셔야 합니다. 처지고 나면 늦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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