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툰 31- 오~빠, 오빠, 오빠, 옵~~빠!
드라마에서 종종 치는 대사
상대 여자에게 마음이 있을 때 동갑 남주가 동갑 여주에게 괜히 써먹는 말
야, 있어봐. 오빠가 해줄게.
뭐래, 같은 나이에 니가 왜 오빠야. 생일도 나보다 늦는 주제에.
노래 가사
아이유의 <좋은 날>
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
박현빈 <오빠만 믿어>
오빠 한 번 믿어봐~~
왁스의 <오빠>
오빠, 나만 바라봐!
현 남편이 전 남친일 때 늦게 들어가라며 나를 꼬드길 때 했던 말
내 눈 좀 봐. 오빠 믿지?
남자들은 오빠라는 호칭을 좋아하나요?
그동안 오빠라고 불렀던 사람이 남편 말고 아무도 없었다. 아, 한 명 있구나. 친오빠.
남편과 동갑인 친오빠가 저 멀리 울산에서 살고 있다. 오빠라도 부르는 느낌은 다르다.
남편은 오빠이고 친오빠는 오빠야~로 둘을 구분한다.
밤톨군을 가끔 알밤이 오빠로서 부를 땐 억양과 목소리톤이 달라진다.
24년 차 남편 오빠는 낮은 저음에 무덤덤한 오빠!이고
밤톨군은 아구, 우리 오빠가 고생이 많네, 그치 알밤아?이다.
아들 기분을 띄어줄 때 꼭 알밤이를 끌어들여야 한다.
남편이 쉰을 넘어가고 나도 마흔 후반을 달려가는 시점이 되었다. 30대까진 오빠라는 호칭이 괜찮았는데 밤토리 남매가 사춘기가 되니 이대로 계속 불러도 괜찮을까 고민이 된다. 많은 부부가 여보! 또는 자기야!라고 부른다. 어렸을 때는 '자기야'가 나이가 팍 들어 보이고 오글거렸는데 지금은 남들이 부르는 '자기야~'가 부부 사이가 좋은 느낌,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지인 남편은 와이프를 00 씨!라고 부른다. 그것도 듣기가 괜찮았다.
얼마 전에 남편에게 호칭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 애들도 많이 컸는데 오빠라고 부르고 오빠는 내 이름 부르는 거 괜찮을까? 우리 호칭을 바꿀까?
"뭘로? 자기야? 아니면 여보?"
남편 입에서 막상 생각했던 호칭이 나오니까 등이랑 팔이 사정없이 간지러웠다.
"웃! 아냐, 아냐. 됐어. 못 부르겠다."
남편이 호칭이 뭐가 중요하냐고 넘어간다.
"뭘 바꿔... 그대로 부르면 되지."
그래... 오십 대 중반까지는 봐줄만하지 않을까? 호칭은 그 후로 다시 고민해 보자. 설마 60이 되어서도 오빠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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