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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Nov 15. 2019

나 혼자 본다

혼자서도 잘하지롱

30일 글쓰기 3주차는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주제들인데 글을 쓰다 보니 나 스스로가 이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게 정리가 된다. 의식하지 않으면 나 자신조차 어떻게 살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그냥 바쁘게만 살아가는데 글쓰기는 이래서 참 좋다. 물론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그것이 잘 될 리가 없다. 처음에는 책을 활용하던지, 나처럼 30일 글쓰기를 참석해서 도움을 받고 차차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글을 쓰는 그 날을 기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하니 성향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다. 로맨틱 코미디나 휴머니즘, 코믹 영화를 좋아하는 나와 보통의 남자들처럼 로코는 정말 노노하고 액션이나 볼만한 스케일의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은 영화 선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제일 만만한 게 영화 보고 밥 먹는 루트일 텐데 영화를 보면 꼭 한 쪽은 만족하고 한 쪽은 인내해야 했다. 물론 가끔가다가 둘 다 괜찮은 영화가 나온 적도 있지만 드물었다. 



아직도 꽁냥꽁냥 하는 영화, 달달구리한 연애가 나오는 영화로 연애세포를 수혈하고 싶은 나는 그냥 혼자 여행을 보기 시작했다. 남편과 같이 보려면 꼭 주말에 봐야 하는데 (평일에는 퇴근하자마자 쉬어줘야 하는 내향형이므로 무리한 스케줄을 요구하면 안 된다) 나 혼자 보면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에 상쾌하게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좋다. 혼밥도 처음이 어렵지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고 편한 것처럼 혼영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야 두리번거리지 이제는 혼자서 팝콘세트는 물론이요 어떠한 간식도 과감히 먹을 수 있다. 다만 조금 일찍 가서 광고시간에 거의 다 먹는 유형이다. 영화 볼 때 팝콘 소리를 개인적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에 조용히 마실 수 있는 음료야 두고 마시지만 부스럭거리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편이다. 



나는 늘 맨 뒷자리 통로 쪽에 앉아서 보고 거의 어플로 예약을 하고 표를 뽑지 않고 어플로 로그인해서 입장한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은 자리, 간혹 와이드 좌석이 있으면 더 좋다. 영화를 볼 때도 쿠폰 신공을 쓰는 건 기본이다. 예전에는 조조를 자주 보기도 했는데 할인 티켓을 적용하면 가격차이가 없어서 요즘에는 그냥 낮에 보는 편이다. 대략 7천 원 할인권이 주어졌다고 하면 신용카드 할인이 매월 2장까지 4,000원씩 할인되므로 3,000원 정도에 보는 편이고, 가끔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의 날에는 5,0000원인데 신용카드 할인을 받으면 1,000원이라서 좋긴 하지만 5시~9시 상영에 사람이 없을 수는 없어서 쾌적함은 포기해야 한다. 



남편은 회사에서는 단체 문화생활을 시행하는 덕분에 원한다면 1달에 1번은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다. 문화의 날 회사에서 단체로 예매를 하는 것인데 남편은 자주는 아니고 가끔 가서 보는 것 같다. 물론 영화 선택폭이 그렇게 넓지는 않아서 지난달에는 너무 재미없고, 시간만 아깝다고 하긴 했지만 말이다. 



책에서 얻는 인사이트도 많지만 적당히 영화를 보거나 예능을 보는 이유는 흐름을 읽기 위해서다. 지금 콘텐츠의 미래를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은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책에서 다른 책이 계속해서 인용된다던가, 영화에 나왔던 얘기가 또 책과 연결되고, 또 요즘은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도 있듯이 모든 게 연계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두루두루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떤 소재가 나와도 막힘이 없이 대화가 가능하고, 강의를 할 때도 인용이 되고 하니까 말이다.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 3,000원을 주고 혼자서 온전히 몰입해서 영화를 한편 봐야 하는데 이번 달에는 바빠서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는다.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좋겠다'라고 말씀을 하실 수도 있지만, 이전의 나는 다정한 연인의 보살핌을 받으며 영화를 보러 오는 이들을 그렇게 부러워했었다. 그러다가 부러워하지 말자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비교해봤자 비참해지고 교만해지기밖에 더하겠는가. 그냥 남편이 보기 싫다는 로맨틱 코미디를 더 이상 들이대지 않고 조용히 낮에 보고 오는 것으로 나는 만족하기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혼영은 온전히 몰입해서 좋고, 누군가와 함께 보는 것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또 좋은 거 아니겠는가. 끊임없이 없는 것에 몰입하기보다는 최대한 나에게 있는 것들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관에서 최신영화를 보든지, 넥플렉스로 전편을 보던지, 웃음 빵빵 터지는 예능을 보던지 다른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있는 환경을 감사하며 그 안에서 오늘도 의미를 찾아가면 어떨까. 혼영을 고독하다고 바라볼 수도 있지만,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니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작은 것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30일 글쓰기 15 da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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