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발견_13DAY
1. 글을 장면 단위로 쓰는 연습을 한다.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면 뒷감당이 어려우니 쓰고자 하는 장면에서 생각나는 작은 대화, 날씨, 물건 등으로 시작해서 점점 핵심 사건으로 들어가자. 이야기를 좁히고 주제를 자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글을 쓰는 지름길이다.
2. 글을 쓰다가 막힐 때는 질문을 좀 더 세밀하게 하자. 좀 더 작고, 좀 더 좁은 것을 얘기해보자.
우리는 흔히 글을 쓰려면 어떤 큰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손바닥 자서전 특강"에서는 누누이 강조한다. 좁고 세밀하고 작은 이야기를 하라고 말이다. 소소해서 이게 글감이 될까? 하는 생각은 우리의 오산이다. 어떤 대단한 사건을 겪지 않았다고 걱정을 할 것이 아니라 매일 내 곁에 일어나고 있는 작고 소소하고 좁은 주제를 발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평소에도 핸드폰에 메모를 해두는 편이지만, 글감 수첩에 적는 게 좋겠다. 무엇에 대하여 써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쓸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뭘 쓸지 고민해보지 않고 관찰하지 않은 탓이 아닐까?
내 이름으로 된 부동산을 갖아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단 한 평의 땅도, 단 한 번의 집이나 아파트도 소유해 본 적이 없다. 결혼 전까지는 계속해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결혼 이후 14년 동안은 계속해서 전세에 살고 있다. 어느덧 결혼을 해서 5번의 이사를 경험했는데 이번 여름에 또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사는 참 귀찮고, 버려지는 돈이 많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자유롭게 이 동네 저 동네를 살아 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주상복합형 오피스텔에도 살아봤고, 산속의 아파트에도 살아봤으며,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서도 살아봤다. 지금은 음식물 분쇄기, 천장형 에어컨, 붙박이 장, 전자렌지 겸 오븐, 김치 냉장고, 비데, 엘리베이터 자동 콜, 전기와 가스 차단이 가능한 어플이 옵션으로 있는 신축 아파트에 살아서 우리의 살림이 별로 없음에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신축 아파트에 살고 있다.
신혼 때 왜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사지 않았을까? 좀 무리해서라도 분양을 받지 않았을까? 너무 오랜 세월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을 뿐이고 언젠가는 우리도 어떤 동네에 안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게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어느 동네로 가야 할지도 감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나에게 실물 부동산은 없지만 나에게는 성향을 볼 줄 아는 지혜와 공감능력이 있다. 고로 나는 마음의 부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준다.
오늘도 4시간 30분에 거쳐 오전부터 상담을 했다. 성향과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적절한 예시를 찾기 위해 나의 모든 직간접 경험들을 동원한다. 가장 이해하기 쉽도록, 가장 공감되도록 노력하며 머리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설득을 하고, 이해를 시킨다. 상담을 하다 보면 스스로가 말을 하고 있는 나를 제3자처럼 바라볼 때가 있다. 내담자와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상담에 몰입하다보면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말들이 막 쏟아져 나오곤 한다. 그렇게 파도에 몸을 맡기듯 상담이 흘러가면 나도 좋고, 내담자도 좋다.
자신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고, 막막하기만 했던 나의 문제점과 현실이 어느새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지는 순간이 오면 내담자들의 얼굴빛이 달라진다. 이 흐름을 타고 나는 더욱더 본인의 강점을 인지하실 수 있도록 돕는다. 정말 귀한 강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격려받지 못하고, 귀하게 여김을 받지 못하면 내 안의 것이 정말 귀한 줄을 모르기에 그것을 깨닫게 도와드리는 것이다. 실물 부동산은 없지만 나는 오늘도 이렇게 마음의 부자가 되었다. 내담자도 기분이 좋고, 나도 뿌듯하니 세상의 것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꽃집이 있었는데 통화를 하느냐고 타이밍을 놓쳤다. 꽃 한 송이를 사드리고 싶었는데 말이다.
이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장롱과 에어컨 전자레인지를 다 팔고 왔기에 다음 이사 가는 집에 옵션이 없다면 계산이 안 나온다.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또 그다음 집이 옵션이 있는 집일 수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진다. 그러나 이것에 연연한다고 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1도 없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흐름에 맡겨야 하고, 나는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짐을 더 줄이고, 최대한 옵션이 갖추어진 곳이 있는지 잘 구해보면 될 뿐이다. 실물 부동산이 없다고 주눅 들 필요도 없고,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마음이 부자이니까 말이다.
12DAY 현재 당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 사람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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