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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Mar 29. 2020

ENTJ의 열정

자기발견_14DAY

글쓰기에는 '말하기'와 '보여주기'가 있는데 직접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요약하는 것을  '말하기'라고 하고, 마치 눈에 보이듯이 묘사하는 것을 '보여주기'라고 한다. 글은 구체적일수록 힘이 있으므로 '말하기'에 머물지 말고 '보여줄'때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거나 뭔가 하나 남길 수 있다. 


이야기만 하지 말고, 소재에 이야기를 붙이고 이미지화한다면 더욱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글이 된다.


요즘 내가 재밌게 읽은 소설이 하나 있다.  이도우 작가님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굿나잇 책방과 논두렁 스케이트장, 호두 펜션 등이 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마침 드라마로도 방영 중이길래 유튜브에서 잠시 찾아보니 아니다 다를까 비슷한 분위기다. 이렇게 줄거리나 내용만 줄줄이 이야기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듯이 보여주기 식으로 글을 써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미지화하는 노력을 해보자. 글을 읽었는데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듯이 그렇게 써보자.





요즘 내가 열정적으로 파고드는 대상은 "한달서평"이 아닐까 싶다. 글을 카톡에 인증했다는 글이 올라오면 일단 이모티콘으로 화답을 한다. 글을 읽기도 전에 이모티콘을 날리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모티콘 따위에 의미씩이나?ㅋㅋㅋ) 일단 개인적으로 무플을 제일 싫어한다. 당연히 악플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지만 반응 없는 것 즉 무플이 민망하기 짝이 없다. 일을 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 아이들을 보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매일 하는 것이니 말이니 말이다. 하는일 없이 책 읽고 글만 쓰는 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각자의 생활을 하면서 해내는 이들에게 수고하셨다는 뜻으로, 곧 잘 읽어보겠다는 의미로 이모티콘을 띄우는 것이다. 



참고로 난 ENTJ이기 때문에 목적 없는 일은 잘하지 않는다. 예전에 스터디에서 공부를 하는 날도 아니고, 회의가 있는 날도 아니고, 무슨 행사가 있는 날도 아닌데 목적 없이 모이자는 공지가 뜬 적이 있었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친목도모라고 말을 하면 또 모를까, 귀한 토요일에 가정을 내버려 두고 목적 없는 모임에 갈 리가 없는 ENTJ의 나이다. 그래서 나는 참석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다른 의도가 있었는데 내비치지 않은 채 투표 같은 게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참석하지도 않은 나에게 뭔가가 할당되었다. 솔직히 이때는 좀 어이가 없었다. 내가 동의를 하지도 않았고 나의 상황도 물어보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것이 불편했다. 



아무리 내가 아이가 없고, 상대적으로 젊어서 일을 맡기면 잘할 거 같다고 해도 나는 이성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결정되는 것에는 절대 끌려가지 않는 유형이다. 아니 되려 나에게 반감을 사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엉겁결에 그냥 하는 유형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주도적일 뿐만 아니라 이해되지 않는 무조건적인 명령을 싫어한다. 나의 상황과 스케줄, 나의 에너지 등을 고려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ENTJ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더 사람들이 성향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나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의 성향에 맞게 제시를 하고, 당근과 채찍을 써야 하는 법이다.(이 글을 읽는 스터디 멤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고, 나의 유형이 그렇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이모티콘을 띄우고 나서 하는 일은 장부에 몇 번째로 제출했는지 숫자로 기록하는 것이다. 이것 또한 당연히 이유가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단 30일 동안 미션을 수행한다. 모두가 그릿이 있거나 성실한 타입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모든 정보를 동원하고, 세세한 관찰을 통해서 한 명 한 명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30일 동안 미션을 진행하는데 다 끝날 때가 되어서야 그 사람을 파악한다면 리더의 역할면에서 바라보면 좀 아쉽다는 것이다. 깊게 알 수는 없어도 라이브톡, 댓글, 글의 내용, 제출 시간대등의 모든 것을 취합해보면 '이분은 일이 많으셔서 시간에 쫓기시는구나'  '이분은 아이들 때문에 아예 일찍 제출하시거나 아예 늦게 제출하시는구나' '이분은 성실한 타입이시구나' '이분은 좀 더 동기부여가 필요하구나'등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가 무슨 회사도 아니고, 학교도 아니고, 그냥 자기 계발 커뮤니티일 뿐 아니냐라고 말한다면 섭섭하다.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마음을 쏟고 가치를 부여하냐에 따라 그것의 가치는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미약해 보일 수 있어도 어떻게 클지 모르는 HANDAL이고, 여기서 수많은 연결과 예상치 못한 번뜩이는 일들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 안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미션을 90% 이상을 완료해야 하고, 그 이하인 경우에는 다시 반달 쓰기로 돌아갔다 와야 하는 시스템이다. 훈련소로 재배치되는 셈이다. 



전원이 90% 이상을 달성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한 이유는 또 있다. 2020년 3월 29일 일요일인 오늘은 2020년 89번째 날이다. 새해에 야침 차게 계획을 세웠어도 꾸준하게 유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다. 물론 목표가 너무 추상적이거나, 높아서 일수도 있지만 꾸준한 것이 어려워서가 대부분일 것이다. 내가 89번째 날인것을 아는 이유는 매일 데일리 리포트를 쓰기 때문이다. 대단하게 길게 쓰지 않아도 나는 매일 쓴다. 이렇게 지속하는 것은 습관이므로 한 번은 임계점을 꼭 넘어야만 한다. 그냥 쉽게 되지는 않는다. 어디선가는 작은 성공을 경험해봐야 하고, 나도 해봤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효능감이 높아져야 그다음 미션도 어렵지 않게 지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작은 성공의 경험을 "한달서평"을 통해서 했으면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성인 중에 매일매일 책을 읽고 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30일 중에서 90% 이상을 달성한다고 인생이 180도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시발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발점이 될 것이고, 그게 뭐 대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생각이 어디에 머무는지이다) 우리가 HANDAL만 하고 사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업무가 있고 가정에서의 역할이 있다. 그러나 HANDAL을 통해서 어떻게 업무가 확장될지, 가정 속에서 역할이 확대될지는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 가능성을 열어둘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바라고 원하면서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사람은 변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사람이 한순간에 짠! 하고 바뀌겠는가?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하지만 결단하고, 이를 꽉 물고 뭐라도 작은 성공을 맛보면 못 할 일은 또 뭔가 라고 생각하는 1인이다. 여기서 얻은 작은 성공으로 만족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것에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확대되고, 스스로를 신뢰할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는 동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신뢰와 책임감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한순간에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릿을 키워야 한다.






디퍼런스 상담이나 학교 강의 등을 듣고 난 다음에 나의 미션을 실행한다. 나도 "한달서평"과 "자기발견"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2개의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힘든데 어떻게 2개를 다 하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비법은 리더를 하면 다 하게 되어있다. 나도 하기 싫은 날이 왜 없겠는가? 글이 안 써지는 날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조는 날도 있다. 그럼에도 해낼 수 있는 것은 리더인데 안 하고 스킵할 수는 없기에 어떻게든 해낸다. HANDAL, 학교, 여러 모임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내가 리더를 맡으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으니 시도해보시기를 응원드린다. 



이렇게 나의 미션 2개를 마치고 나서는 이제 팀원들의 글을 읽기 시작한다. 나를 포함한 20명이니 19명의 글을 읽는 것이다. 리더가 꼭 다 읽고 댓글을 달아야 하는 규칙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시간이 꽤 걸리긴 하지만 하는 이유는 우리가 글로만 소통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읽으시는지, 어떤 것을 느끼시고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글밖에 없으므로 나는 글을 읽을 뿐이다. 그리고 소소한 댓글이어도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어준다는 것은 꽤 기분 좋은 일이고,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며, 또 책임감과 긴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므로 매일 읽고 댓글을 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이미 씽큐베이션을 하면서 9개월 동안 훈련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씽큐베이션은 1주일에 1개의 서평이라는 다른 점이 있긴 했지만 글의 양은 이쪽이 훨씬 더 길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댓글 다는 것도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고 애정과 관심 또한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이것이 공부가 되는 것이다. 그냥 후루룩 보는 핸드폰의 기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뇌도 긴장하지 않으면 몇 번을 읽어도 맥락이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의 집중력이 요해지며, 또한 댓글도 어떻게 써야 할지를 고민이 되므로 글쓰기 훈련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9개월 동안 훈련했던 것이 근력으로 쌓였기에 지금 한달서평 19명의 글을 매일 읽고 댓글 다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지 이게 처음이었다면 어려웠지 싶다. 






우리는 생각보다 다들 괜찮은 사람인데 디퍼런스 상담을 해보면 자신에 대한 평가가 다들 너무 짜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끊임없는 비교를 하고 1등만 칭찬하는 풍조가 우리를 이렇게 다 망가트려놨다. 나는 나대로 쓸모가 있고, 1등은 1등대로 쓸모가 있을 뿐이지 비교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다 같이 행복할 수도 있는데 꼭 줄을 왜 세워야 하는가? 여기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람들 안에서 칭찬과 격려와 할 수 있다는 응원으로 힘을 얻어야 한다. 강점이 드러나도록 격려받고, 시선을 바꾸면서 나를 재인식해야 한다. 또한 나도 동료의 강점을 칭찬해주고, 살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여기서 어느 정도 훈련이 되면 험한 사회에서도 강철 마인드로 나아갈 수 있고, 쓸데없는 모진 말을 하는 인간들도 우습게 여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환경이 설정되었을 때 제대로 한번 나의 강점을 발견해보고, 나 스스로가 나를 좀 격려해줘 보자. 구박과 비교와 움츠려 드는 것은 이제 과감하게 거절하고, 내가 잘하는 것을 당당히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간과 에너지가 된다면 HANDAL의 모든 멤버들의 글을 읽으면 좋겠지만 사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노트북과 책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아직도 봐야 할 책이 산더미다. 그럼에도 즐겁게 팀원들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변화와 성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변했는지는 다음 기회에 또 나누는 것으로 오늘 글은 마무리해야겠다. 



20명의 한 달 서평팀들이여, 오늘도 각자에게 주어진 5%로의 지분을 감당하며 100프로 가즈아!! ㅎㅎㅎ

(다시 말하지만 나는 추노가 아니라 부드러운 추노 부추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시길♡)





한달 5기 자기발견


1 DAY  당신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271

2DAY 지금까지 살아온 당신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세요.

https://brunch.co.kr/@nager128/273

3DAY 지금의 당신을 있게 만든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74

4DAY 지금까지 살아온 자기 인생을 크게 구분한다면?

https://brunch.co.kr/@nager128/276

5DAY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은 언제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0

6DAY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2

7DAY 당신안에 모순된 성향 또는 욕망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6

8DAY 내가 보는 모습과 다른 사람이 보는 내 모습에서 차이를 느낀적이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287

9DAY 당신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세가지 전환점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8

10DAY 당신의 동료는 누구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9 
11DAY 10년전의 나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92

12DAY 현재 당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 사람은 누구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93

13DAY 당신이 가진것과 갖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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