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말하기
"정보화 사회에서 콘셉트와 감성의 사회로"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가 그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말하는 현재의 변화이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다.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인데,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피로사회 그리고 소외 사회인 요즘 더욱 절실하게 하이터치의 시대의 도래에 목마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지 함께 배워보자.
나는 소프트파워를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삶과 직접적으로 대단히 밀접한 연결인 소프트파워를 배우고 익힌다. 그리고 지금-여기에서 소프트파워와 함께 계속 이어지는 삶을 나는 오늘도 살고 있다. 조금씩이지만 성장하는 느낌이 드는데, 처음에는 약간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구나.”라고 이해하지만 현실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현실의 상황을 곱씹어 본 후 혼란은 사라진다. 그러나 앞으로 또 그럴 수 있다. 이게 삶이다. 그 상황을 알아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다시 반복되는 그때 혼란을 더 쉽게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있는 ‘에고’라는 것은 그런 혼란을 만들어내길 좋아한다. 우리의 삶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삶에서 그리고 각각의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우리의 깨어있는 의식이 중요하다.
소프트파워를 배우며 나를 강렬하게 흔드는 질문들이 다가온다. 그중에 가장 강렬했던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얼마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며 살았나?”
이 질문이 나를 흔든 이유는 나의 경험적 내용물이 그러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누군가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했다는 말이고, 한편으로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질문에 나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저항했다.
“그걸 어떻게 다 표현하고 살아?”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순 없잖아.”
나는 구조적으로, 집단적으로 나에게도 일어나는 이러한 에고, 즉 내 안의 무의식의 작용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배움과 훈련을 해나가며 그리고 내 삶에 적용하고 그 의미를 곱씹어보며 알게 되었다. 나의 저항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었음을.
여기에서 자기합리화를 떨쳐내는 방법은 그다음 질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지혜로운 자세일까?”
방식과 방법이 여기에서도 중요하다. 다시 말해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우리는 충분히 내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충분히’라는 의미는 여러 가지를 포함한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내가 맡은 역할을 소화하며 등의 조건을 포함한다. 이러한 의미들은 결국 자기합리화라는 저항을 물리치는 지혜를 말한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방법은 내가 이렇게 내 마음을 표현하면 ‘상대가 나를 이렇게 판단하겠지’라며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다. 혹은 ‘상대가 이럴 것이다’라며 내 기준으로 쉽게 판단해 버린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은 책 『비폭력 대화』에서의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책에서는 자신을 표현할 때 네 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이를 비폭력대화(NVC) 모델이라고 하고 [관찰-느낌-욕구-부탁]의 단계로 연결한다.
1. 관찰
어떤 상황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한다. 내가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를 떠나, 판단이나 평가를 내리지 않으면서 관찰하는 바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
2. 느낌
어떻게 느끼는가를 말한다. 가슴이 아팠다든지, 두려웠거나 기쁘고, 즐겁고 또는 짜증 나는 등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
3. 욕구
자신이 알아차린 느낌이 내면의 어떤 욕구와 연결되는지 말한다.
4. 부탁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
이 4가지의 단계를 안다고 해서 바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가 수월해지는 것은 아니다. 잘못 표현하면 상대의 행동을 바꾸려는 듯이 혹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고, 이내 상대는 저항을 할 수도 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수많은 대화 속에서 나를 들여다보고 상대를 보며 과정 역시 잘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부드러워지고 수월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고수가 된다. 고수가 돼서 뭐가 좋다는 말이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목적, 즉 상대와 연결되고자 하는 것이다. 4가지 단계를 4가지 정보로 상대방에게서 듣는 연습 역시 우리가 서로 연결되는데 도움이 된다. 『비폭력대화』의 저자 마셜 B. 로젠버그는 말한다.
사람들이 상대방을 탓하기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서로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모른다. 어떤 갈등이나 다툼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표현하지 않은 채 그저 알아서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은 욕심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도 용기이고 진지한 삶의 자세이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갈등도 아니고 다툼도 아니다. 우리는 진정한 연결을 원한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고, 함께 더 공유하고 싶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나를 알아줬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들을 ‘아는 것’이다. 이 글에서 이렇게 풀어쓰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며 한편으로 마음이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면 된다. 그 과정을 알면 부드러워진다. 이것이 소프트파워의 매력이고 재미이다.
우리는 상대를 먼저 보는 연습을 나름대로 하지만 그 깊이는 모두 다르다. 그 깊이가 깊을수록 우리는 상대와 더 잘 연결될 수 있다. 배려가 중요하다고 늘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고 되뇌지만 실제로는 1차원적 배려의 상황만 짚어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객관적 상황으로 판단해서 ‘상대가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름의 배려를 하지만 깊이가 없다. 상대가 진정으로 어떤 기분일지 진심으로 생각해보고 상대의 욕구까지 봐줄 수 있는 깊이가 필요하다. 물론 깊이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인생의 깊이를 더해가며 그 깊이가 깊어질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심리학자 아들러가 말한 것처럼 이러한 인간 이해, 즉 ‘나’를 알고 ‘너’를 아는 것,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은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간관계를 통해서 배우며 그 깊이가 깊어질 것이다. 물론 반대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다면 그 깊이는 영원히 깊어지지 않을 것이다. 상대를 보는 연습도 ‘진정성’이 필요한데 진정성이란 어느 영역에서나 강조가 된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표면적인 관계가 많아졌다는 말 같아 슬프지만 풍요로운 삶을 위해 진정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표현하는 삶에 있어서도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진정성이 필요하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역할 갈등으로 고민이 되고 책임감으로 고민이 된다면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보자. 분명 지혜로운 방법으로 전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스스로에게서 나올 것이다. 이것은 회피와 다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현실을 회피하는 선택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용기가 아니다. 용기는 지혜로움을 겸비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회피, 도피, 저항, 대결을 의미한다. 지혜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과 더 마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는 분명히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고 반드시 지혜를 발견할 것이다.
결국 표현하지 않는 것 역시 자기중심적인 것이다. 자기중심적 자세에서 탈피하고 나와 너, 즉 우리를 사랑해야 한다. 표현하는 것이 바로 그 길이다. 나를 사랑하고 상대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나중에 가서야 나는 이래서 그랬다를 외칠 것이라면 그때그때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현명하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물론 그 방법은 관계를 통해서 삶을 통해서 계속해서 연마해 나가야 한다. 또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상대에게 말해주는 것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도 상대를 바라보는 연습이고 나아가서는 소프트파워의 핵심인 인간애를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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