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워크 정강욱 대표
가짜 노동은 의미가 없고, 가치 있는 결실을 맺지 못하며, 실제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텅 빈 노동'은 가짜 노동이고, '빈둥거리기'는 의도적인 가짜 노동이다.
.
.
.
그러나 가짜 노동은 그냥 텅 빈 노동이 아니다. 바쁜 척하는 헛짓거리 노동, 노동과 유사한 (하지만 노동은 아닌) 활동, 무의미한 업무다. 즉,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하는 작업이거나 마찬가지로 거의 결실을 보지 못하는 뭔가 다른 것이 계획·제시·착수·실행되기 위해 사전에 이뤄져야 하는 노동을 지칭하기도 한다.
데니스 뇌르마르크와 철학자 아네르스 포그 옌센, 책 <가짜 노동> 중에서
찬 바람이 쌩~하게 불어 옷깃을 부여잡아야 겨우 체온을 지킬 것 같은 날. "어휴, 가을이야 겨울이야" 구시렁 구시렁대며 발걸음을 바삐 재촉했던 오후였어요. 조금이라도 먼저 도착해 차 한잔을 마시면서 마음을 따듯하게 데울 요량이었죠. 온기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곧 만날 분의 얘기를 깊이 있게 들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요즘 마녀의 [더 토크뷰]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어요. 일의 본질과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건데요. 오늘은 조직에서 일을 하는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진짜 문제를 함께 풀고, 업무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방안을 스스로 찾도록 돕고 있는 조직 개발 전문가를 만나는 만큼, 일에 대한 얘기가 얼마나 찐~할지 기대가 되어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는 지금 왜 일을 하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요즘 '일'이란 화두에 마음이 참 끌리던 참이라 '일'을 하는 사람들의 다양하고도 역동적인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는데요. 그러다 진짜 일을 추구하고 있는 그를 알게 되었어요. 한 소셜미디어에서 '러닝 퍼실리테이션(Learning Facilitation)'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했는데 그의 계정이 눈에 띄었고, 그가 올려 둔 게시물들이 뭐랄까, 마음을 끌었습니다.
무엇보다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일 특히 진짜 일에 대한 열정적인 사람의 향기가 묻어났다고나 할까요. 그는 일을 진짜 일과 가짜 일로 구분하고 진짜 일을 추구하는 데 진심을 다하는 듯 보였어요. 얼마나 진심이면 회사 이름까지 '리얼워크(REAL WORK)'라고 지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 그와 그의 동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그들이 진행하는 교육 과정에도 참여해 보았습니다.
그쯤 되니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타인에게 성심성의가 느껴지게, 그것도 일관되게 느껴지게 일을 할 수 있는 건지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바로 '다다다닥~ '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리얼워크의 정강욱 대표. 토크뷰 직전까지 마녀는 '내가 하는 일은 진짜 일인가? 고객의 진짜 문제를 함께 풀고 있나?'를 한참을 되새김질했는데, 그를 만나니 어두운 망망대해에서 등대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
반갑습니다 대표님,
대표님의 한 SNS 계정 프로필에 '지구별여행자입니다. Learning Facilitator, 조직개발(OD) Consultant로 돈도 법니다. 오늘도 나의 큰 즐거움과 세상의 깊은 필요가 만나는 지점을 찾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내용으로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제가 ENFP,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기업의 대표를 하는 게 맞지 않은 사람 같은데 하고 있죠. 하하하. 즉흥적이고 훌쩍 여행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구 달리는 야생마 같은 성향의 사람이라 이곳, 이 지구에서 여행하듯 살고 싶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가치 지향적이기도 해서 의미 있게 밀도 있게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조직 개발 컨설턴트로 현장- 조직 워크숍-에서는 자유롭고 유연하게 참석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가서려 노력합니다.
그러면 대표님의 즐거움과 세상의 깊은 필요가 만나는 지점은 '리얼워크'가 되는 건가요?
- 네. 리얼워크와 리얼워크가 돕는 조직들이죠. 제가 회사에 바라는 꿈은 '리얼워크'가 이 업계에서 '롤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큰 회사, 매출이 많은 회사가 아니라 '저 회사처럼 되고 싶다'는 롤모델. 제가 일하는 이 회사 '리얼워크'가 그런 회사가 되는 것이 제게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조직들이 이런 회사를 만드는 것을 돕는 것이 현재는 또 하나의 바람입니다. 하지만 나의 즐거움과 세상의 깊은 필요가 만나는 지점을 찾는다는 것은 상황, 환경, 포지션 등이 바뀌면서 그 지점도 바뀌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늘 답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3년 전에는 이런 마음이 아니었으니까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답을 찾게 될까 저도 궁금합니다.
리얼워크 이전의 경력이 궁금한데요. 직장 생활을 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 네, 맞습니다. 세 군데 회사를 다녔습니다. LG전자, 한국리더십센터, GS홈쇼핑에서 일을 했었고, 사회적 기업을 공동창업하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다 지금의 저를 만든 회사라 생각되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만한 유명 기업에 다니셨는데, 퇴사하신 이유가?
- 첫 직장에서는 신사업 마케팅 부문에서 일했습니다. 첫 직장은 제게 큰 화두를 던짐과 동시에 또 제가 뭘 좋아하는지를 알게 해 준 곳입니다. 좋은 경력 조건에는 감사하나 '이 일을 내가 계속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즐겁게 일하면서 성과를 낼 수 없을까'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성과를 잘 내는 분들이 많았는데 일의 과정들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해 보이더군요. 일의 방식이 왜 이럴까,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니 그건 조직 문화에 관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사실 지금까지도 그 문제를 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는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고민, 화두, 발견으로 첫 직장을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직장에서 그 화두의 답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상한 회사는 '한국리더십센터'였는데, 당시 그곳에 다니는 후배가 있어 책 내용이 사실이냐고 물었더니 "진짜 사실이다."라고 말해주더군요. 저는 바로 입사지원을 했고 합격해서 정말 신나게 일을 했습니다. 완벽한 회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직 문화의 힘을 알게 해 준 곳이고, 저도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했고, 잘했고 인정도 받았던 곳입니다.
그런데 왜 퇴사를?
- 신나게 일을 하다 보니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해서 MBA 과정을 밟기 위해 퇴사를 했고, MBA과정을 마친 후에 세 번째 직장의 HRD 부서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직장으로서는 정말 좋은 곳이었는데 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무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는데 당시 부서 리더분께서 교육을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않다 보니 직무 가치에 대해서 인정받기도 어렵고 새로운 시도도 막히곤 해서 다른 길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하고 빠르게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리얼워크를 창립한 계기는?
- '가짜 일'을 하기 싫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시절 가짜 일에 대해 느낀 바가 큽니다. 어느 날 열심히 강의를 하다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기업에서도 기대감이 없었고 그냥 재미있게 해 달라는 요청이었어요. 그러니 참석한 직원들도 기대감이 없었죠. 지방까지 가서 강의하는데 시간이 진짜 아깝고,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은 겁니다.
'진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진짜 문제를 '함께' 풀어가고 싶었죠. 이 말은 '리얼워크'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진짜 일을 탁월하게 하려면 혼자는 못합니다. 팀으로 해야 하죠. 그때 현 리얼워크의 공동창립자이신 '이연임'이사를 만났습니다. 정말 일을 잘하는 분입니다. 몇 번 함께 일을 했었는데 너무 순조롭게 일을 하시는 분이라 저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이 되었습니다. 이연임 이사가 아니었다면 아마 '리얼워크'를 시작하지 못했을 겁니다.
가짜 일? 진짜 일? 어떻게 다른 건가요?
- 가짜 일은 쓸모없는 일입니다. 쓸모없는 일을 열심히 해야 할 때 어떻겠습니까? 힘이 빠질 겁니다. 마음도 영혼도 없이 일을 하는 것은 삶을 좀먹는 경험이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일은 마음을 담아 하는 일입니다. 일의 쓸모가 이해되고 그것이 개인의 '가치'와 연결되는 것. 거기에 더해 성장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진짜 일이고, 제가 추구하는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진짜 일, 가짜 일이 다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그 비중을 살펴본다면?
- 제가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편이라서 가짜 일은 안 하려고 합니다. 저나 구성원들이 가짜 일은 낮추고 진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표로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년 워크숍 때마다 '나에게 진짜 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가치로운 일:리얼워크에 탁월함을 더한다'는 미션 중심의 대화를 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표로서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으니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대표의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저희가 연말까지 조직개발과 과정개발 프로젝트로 일정이 꽉 차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 일들을 하는 시간 동안 우리 멤버들이 진짜 일을 하면서 일의 맛과 멋을 느끼도록 돕고 싶습니다. 가짜 일은 없애고 진짜 일로 채우는 것이 대표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자 하고 싶은 진짜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다가 언젠가 '진짜 일: 리얼워크'라는 책을 쓰고 싶습니다.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실제로 좋은 결과도 내고, 바라는 좋은 모델이 되었다고 주변에서 인정해 줄 때 그런 책을 쓰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와 우리 멤버들이 노력과 에너지를 쏟은 이 회사를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멋진 미션, 멋진 모토, 그리고 멋진 '일을 바라보는 방식'이란 생각이 듭니다. 언급해 주셨던 책,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처럼 '우리는 진짜 일을 하는 회사에 다닌다(?)'같은 책을 쓰셔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하하. 리얼워크를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올해로 4년 차입니다.
4년 차. 연말까지 프로젝트로 꽉 차있다니 부럽기 그지없는데요. 하하하. 요즘 불경기로 기업이 돈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 교육 업계에서 자주 들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꼭 투자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네, 경기가 어렵기도 하고 교육의 한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이 잘하면 정말 좋은데 '교육이 이 일에 진짜 도움이 돼?'라고 했을 때, 그걸 증명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교육은 사람을 성장시켜서 일하게 만드는 것인데, 당구에 비유를 하면 당구공이 쿠션에 한번 부딪쳤다가 가는 느낌인 것이죠. 즉 교육과 개인의 성과 관계가 다이렉트(직접적)하지 않은 겁니다.
예전처럼 인재를 길러서 쓴다는 체계적인 양성의 개념이 많이 사라지고, 요즘은 필요한 인재를 바로 채용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만 교육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얼워크가 조직개발 컨설팅을 하면서 기업과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교육이 간접적이라면 직접적인 건 무엇일까? 조직문제에 바로 접근하는,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자. 저희는 그것이 워크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리더십 교육이라고 하면 리더를 훈련시켜서 리더가 그 팀을 잘 이끌게 만드는 것입니다. 리더를 통해서 한 번 거쳐가니 직접적이지 못합니다. 리얼워크는 리더를 직접 도와주는 방식을 택합니다. 리더가 구성원의 입을 열게 하고 싶을 때, 리더와 팀원이 같이 모여 논의할 수 있도록 직접 개입하는 것이죠. 워크숍을 퍼실리테이션 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리더와 팀원들이 함께 얘기하고 방법을 도출하니 바로 실행할 수가 있습니다.
교육 후 리더 보고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 팀원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여 업무 현장에서 바로 실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전 -워크숍 중- 사후까지 촘촘히 설계해 현장의 진짜 문제를 함께 풀어 조직 구성원 개인들의 업무와 가치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런 차별화된 조직개발 방식으로 리얼워크의 문을 많이 노크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리얼워크만의 차별화된-워크숍- 방식으로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시고 계신 거군요. 차별성에 대해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미리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늘 해오던 방식 말고 고객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저도 고민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 개발에 있어서 요즘 기업으로부터 가장 많이 요청받는 사항 혹은 트렌드가 있다면?
- 가장 명확한 큰 흐름은 팀 단위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차원의 변화는 범위가 크고 오래 걸리는 데, 팀 차원에서는 작고 명확한 변화를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팀은 팀장과 팀원이 합의하면 직접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보니 팀 단위의 조직 개발 워크숍 요청이 상당히 많습니다. 친밀해지기, 조직 목표 얼라인먼트(alignment. 올바르게 유지하는 정렬 상태), 성취를 방해하는 것을 걷어내기 등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해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 기반-진단에 기반한 조직 개발(OD)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직에서는 리더들을 다면 진단하고 그 진단 결과를 나눠 줍니다. 그렇게 되면 진단 이후 구체적인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에는 다면 진단 결과(데이터)에 기반해 리더가 그 결과를 어떻게 소화하고,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지 성찰하고 실제 적용하여 변화를 만드는 것까지 돕기도 합니다.
끝으로, 조직 차원에서는 확실히 '일하는 방식을 설정(set-up)하는 것'을 많이 합니다. 보통 CoC(Code of Conduct, 행동약속) 또는 워크웨이(Work Way)라고 합니다. 조직문화를 다룬다고 할 때, 이벤트를 많이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일 문화를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기업의 문화는 곧 '어떻게 일하는가', 일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라는 일하는 기준 방식을 만들고 내재화하고 전파하는 것입니다.
일 문화가 기업 문화다. 조직 관점에서 공감이 가는 관점인 것 같습니다. 일 문화가 어찌 보면 관계와 갈등의 시초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함께 일 문화를 개발했던 기업 중에 기억나는 곳들이 있다면?
- HL그룹(전 한라그룹), 대상, 남양, 신한은행, 지마켓 등과 일하는 방식을 함께 만들었고, 현대, 기아, SSG 등과는 내재화하는 작업까지 했었습니다.
경험에 비추어, 조직에서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만드는 방법이 있을까요?
- 다 비슷한 맥락인데, '우리 회사가- 함께- 만들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이 만들어졌다'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구성원들이 참여적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데, '잦은 관심, 잦은 참여'가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고 참여시키고, 함께 결정하고, 탑다운(Top-down)과 바텀업(Bottom-up)이 함께 만나도록, 관심과 의견을 듣는 것입니다.
‘일하는 방식’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이것을 팀 단위에서 소화하는 워크숍을 합니다. 우리 팀에서 필요한 것은 뭘까? 어떻게 지킬까? 등 팀이 합의하고 지켜나가도록 돕는 것이죠. 팀의 워크룰(work rule)을 만드는 것입니다. 한 기업에서 1년간 33개의 팀과 워크숍을 했고 30일이 지난 후 팀워크룰 실행도를 측정해 보니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의 결과치를 보인 적이 있습니다. 이 수치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지킨다'는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이처럼 계속 조직에 실제적인 변화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일하는 방식'을 함께 만든 기업은?
- 대상그룹입니다. 대상의 경우 '일하는 방식'을 만든 후 대외적으로도 공개했는데, 유튜브에서 대상그룹의 [우리가 만든 CoC] 7가지 행동약속 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대상의 경우, 조직문화팀이 이 프로젝트를 구성원들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공개된 형태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고자 했고, 실제로 인터뷰, 설문, 퀴즈, 워크숍 등 전 직원의 다양한 참여를 통해 ‘7가지 행동양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만든 행동약속이라... 뭔가 뿌듯할 것 같기도 하고 자부심도 느끼게 될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런 일을 돕고 있는 리얼워크의 일하는 방식은 어떤지 궁금해지는데요?
- 리얼워크가 일하는 법은 분명합니다. 저희 기업 홈페이지에도 명시되어 있고, 저나 구성원 모두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치로운 일 REALWORK에 탁월함을 더한다'는 미션 하에 일의 목적(業:업), 과정(樂: 락), 수준(格: 격), 결과(刻: 각)에 따라 일하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과 일해오신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금 조직이 겪는 (대체적인) 진짜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역시 '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가?'. 보통 비전 혹은 목적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없거나 명목상으로만 있는 경우 프로젝트 요청을 많이 하십니다. 경험상 이는 모두 대표님의 고민이고, 대표님들의 고민으로 비전수립 작업이 시작됩니다.
다른 하나는 같은 곳을 바라보더라도 함께 잘 일해야 하는데, '뭐가 제일 좋은 방식일까? 어떻게 하면 함께 잘 일할까?'입니다. 조직 내부에는 비효율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다 아는데 누구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죠. 예를 들어, 구성원들이 '내가 안 해도 될 일을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일들입니다.
이런 비효율적인 것들은 일하는 방식을 좀 먹고 걸림돌이 됩니다. 이런 것들 중에는 개인이 치우기 힘들고 조직이 해결해주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걸 걷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조직개발의 아젠다(agenda) 같습니다. 저는 종종 이 아젠다를 '자전거 바퀴'에 비유를 합니다.
자전거의 앞바퀴는 '직원 역량 개발'이고 뒷바퀴는 '조직개발'입니다. 직원의 역량 '개발'과 역량 '발휘'는 다른 얘기지요. 개발은 될 수 있지만 발휘 못하게 할 수도 있고, 발휘할 수 없는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개발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직문화이고, 이 것을 해내는 것이 조직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지 않은 관행을 걷어주고 불합리하게 에너지를 빼먹는 요소들을 걷어내 주어야 직원들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많겠지만, 딱 하나만 꼽으신다면?
- 많이 있는데... 딱 한 가지를 꼽는다면... 마음을 모으는 것 같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나?'라고 했을 때, 당연히 완전히 똑같을 순 없겠지만 마음을 담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 없이, 그냥 자신의 영혼을 어디 한편에 제쳐두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여겨집니다.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조직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얘기는 리더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들리는데, 조직에서 어떤 리더층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시는지요? 최고 경영자/의사결정권자 vs 팀/그룹 단위의 중간 리더 중에서?
- 역할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다 다르기 때문에 리더라면 다 중요합니다. 조직문화 상당 부분이 최고경영자를 따라가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모든 사항을 컨펌(confirm)할 수 있는 정점에 있는 리더가 중요합니다. 다만, 조직을 이상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점진적 개선을 하고 현실적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는 팀이나 임원진 수준의 조직 변화가 직접적이고 현실감이 있어서 중간 리더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자기 발견과 자기 인식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그게 없으면 길을 잃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어떤 태도와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게 되는 것이죠. 너무 바쁘면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돌아보지도 못해서 길을 잃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 만나 본 리더 중에 정말 멋진 '리더'라고 생각되는 분이 있을까요?
- 제가 직접 만나 뵌 분은 아니고, 저희 회사에서 진행했던 워크숍에서 실제로 존재했던(?) 팀장님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한 기업에서 진행했던 팀단위의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인데, 워크숍 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웃으며 분위기가 따듯하더랍니다. 표정이 다들 너무 밝고 대화를 할 때나 조직 문제를 다룰 때 진짜 너무 몰입을 해서 워크숍을 담당했던 저희 멤버들이 놀라워서 점심시간에 해당 팀의 팀장님에 대해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해당 팀이 원래는 두 파트로 조직문화 점수가 낮았던 팀이라고 합니다. 파트 간 갈등이 있었던 것이죠. 그런 팀의 팀장으로 가신 현재 팀장님께서 1년 만에 조직문화 점수가 최극상인 팀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진심으로 구성원들을 아끼는 리더와 그 리더를 따르는 구성원들이란 걸 볼 수 있었답니다.
워크숍이 끝나갈 무렵, 팀원들의 소감을 들은 해당 팀장님께서 마음을 담아, 심지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소감을 이렇게 말하셨다는군요. "이렇게 멋진 분들이 장차 모두 리더가 될 테니까 엄청 기대됩니다." 구성원들이 리더가 되길 바라고 또 멋진 리더가 될 것이라 기대하는 '리더'라니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저희 멤버들도 무척 놀라웠다고 하더군요.
정말 존재하는 분이 맞으십니까?! 하하하. 진심은 통하는 게 맞나 봅니다. 듣기만 해도 그 팀원분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리더는 아니더라도 선배쯤 되어 주고 싶네요. 하하하.
말씀해 주신 기업과 다르게 경직된 문화를 가진 곳들도 많을 텐데요. 컨설팅하러 가실 때 '조직의 경직도'를 알아보는 대표님만의 '촉'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워크숍 현장에 가면 온도차가 바로 느껴집니다. 하하하. 리더가 가는 곳마다 분위기가 얼어붙어 대화가 급격히 줄어드는 곳은 경직된 조직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그보다 현장 투입 전에 알 수가 있죠. 사전 인터뷰에서 리더 인터뷰를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조직 구성원들에 대해 심각하게 부정적으로 말하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구성원들에 대한 기대가 없고 책임을 전가하는 리더의 말에서 감을 잡을 수 있죠. 리더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구성원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의 초점이 오로지 부정적인 면에만 머물러 있는 분들이 있는 조직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우리는 당나라 군대다"
그런 조직의 경우 컨설팅을 어떻게 하시나요?
-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일의 효율을 중요하게 봅니다. 경우에 따라서 일을 거절하기도 하고, 사전에 현재 수준에 맞는 기대목표를 정하고 합의해서 일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기대를 못 맞추면 서로 너무 아쉬우니까 기대 수준을 조정해 '여기까지만 가보자'라고 제안을 드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문제 해결까지는 못 가도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것까지라든지, 문제를 고민하는 정도 까지라든지... 그렇게 기대 수준을 조정해 시작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조직들이 있습니다. 어떤 조직은 한 발이 아닌 반 발만 나가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시작이 반'이란 말도 있으니. 조금 세부적인 질문을 드려 보겠습니다.
워크숍을 할 때 참여를 잘 안 하는 분도 있을 텐데, 그런 분들을 참여시키는 필살기 같은 게 있을까요?
- 워크숍 현장에 참여도가 떨어지는 분들이 오신다면, 상당 부분 워크숍 전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누가 워크숍에 오는지, 왜 오는지, 이 시간에 중요성을 느끼는지에 따라 참석자의 참여도가 달라지는데, 참석한 분들이 '내가 왜 여기와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강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워크숍 현장에서 강사가 참여를 촉진하는 스킬을 쓸 수는 있겠습니다만은, 제 생각에 그런 참석자의 생각을 강사의 스킬로 극복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죠.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하지요. 그래서 사전 설계가 중요합니다. 공감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참석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나라도 이 주제면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든다면, 참석자가 가져가야 할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한 것을 가져가도록 사전에 설계하는 것이죠. 저는 강의든 워크숍이든 '점'이 아니고 '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전 준비가 잘되면 워크숍 중과 후도 잘된다고 봅니다. 사전에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필요 없는 쓸데없는 일로 생각되면 참석자에게는 '가짜 일'이기 때문에 참여의 가치를 못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내 문제'로 인식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답답해하는 문제 중심으로 푸는 겁니다. 사전 인터뷰나 특정 행동 등을 미리 요청해서 사전에 '내 문제'로 인식하고 관심을 갖도록 합니다.
이때 러닝 퍼실리테이션(Learning Faciltation)이 중요합니다.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배우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워크숍에 오시는 분들을 '학습자'라고 말합니다. 진짜 문제를 학습자 모두가 상호작용하며 함께 푸는 것입니다.
'러닝 퍼실리테이션'을 중요하게 보시는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 러닝 퍼실리테이션(이하 러퍼)은 리얼워크의 워크숍 특징이기도 합니다. 러퍼는 가르치지 말고 배우게 한다는 개념으로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가르친다고 배우지 않고, 배운다고 실천하지 않는다." 하하하. 리얼워크는 참가자의 관점을 확장하고 그분들의 논의가 깊어질 수 있도록 러퍼를 조직 개발에 잘 활용하여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정 설계 부분이 독특한데, 서로 자연스럽게 배우고 현장에 돌아가서 실천해 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러퍼가 뭔가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는군요. 러퍼를 중요하게 여기는 리얼워크의 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 멤버들이나 저 스스로에게도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태도를 보면 '사랑'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비즈니스 용어로 사랑이란 단어가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구성원, 조직, 고객 등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것을 정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고 다른 말로 칭할 수도 있겠습니다만은 저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을 담는 사랑이 답을 찾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최고는 아니더라도 줄 수 있는 최선을 줄 수 있고, 결국 탁월함도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이 모든 일의 동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가스라이팅처럼 여겨질까 싶어서... 하하하... 1년에 한 번 정도 구성원들에게 말할까 말까 하는 정도이긴 합니다만, 제가 바라고 지향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가짜로 하지 않고 마음을 담아 일하기를, 현장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변화라도 있기를 바라면서 일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제 스스로 경계하는 바인데, 교만해지지 말자는 것입니다. 회사가 왜 망할까, 왜 건강하게 돌아가지 못할까를 생각해 보면 리더가 교만해질 때인 것 같습니다. 구성원 때문에 자기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사람을 도구로 쉽게 여기면 그것이 교만입니다. 교만하면 색을 잃고 길을 잃습니다.
또 욕심은 필요하지만 과도한 욕심은 경계해야 합니다.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면 함께 일하는 맛을 잃고 결국 동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빠지기 쉬운 것이 욕심이고, 그래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측면입니다. 욕심이 과하면 눈이 가려지고 망합니다. 그래서 '교만은 멀리하고, 욕심은 관리해야 한다'라고 유념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보신 분들 중에 대표님의 사랑이 닿아 리얼워크의 멤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데요. 하하하. 리얼워크의 멤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채용절차를 좀 소개해 주세요.
- 제가 유난히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함께 멀리 보고 갈 수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요즘 트렌드와는 다를 수 있는데, 제가 지향하는 바는 같이 오랫동안 손잡고 갈 수 있는 사람을 강하게 원합니다. 오래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서로에게 진심으로 대할 수 있고 헌신과 노력하는 관계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말하자면 사람과 연애가 아니라 결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약속하고 헌신하고 같이 가는 큰 그림으로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채용과정에서 사람의 기본 바탕이 어떠한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려고 합니다. 그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공개채용이 아닌 추천을 받고, 그다음 우리와 업무적으로 맞는지 핏(fit, 적합성)을 봅니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기본적으로 정식 입사 전에 같이 일을 해봅니다. 물론 임금을 지불하고 실제 저희 프로젝트에 개입을 시켜 멤버들과 서로 맞춰 보는 과정을 거칩니다.
일하는 시간, 식사 시간, 연락 소통하는 시간 등을 지내보며 서로 알아보는 것입니다. 서로 호감이 생겨 입사 결정을 하면 입사 후에 신입, 경력직 별로 우리가 계속 같이 갈 수 있는지 알아보는 숙의 기간을 거칩니다. 숙의 기간 후 전 직원의 무기명 피드백을 받아 전달하고, 그 피드백에 대해 다시 한번 내부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 입사자와 함께 계속 갈지 말지를 서로 상의합니다.
이런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정식 멤버가 되면 그 이후로는 완전 자유체제로 일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있는 전체 회의 때만 출근하면 되고 나머지는 자기가 가장 일이 잘 되는 곳에서 일하면 됩니다. 리얼워크는 완전히 믿고 맡기는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숙의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믿지 못하면 관리가 들어가야 하니까 입사 과정은 심사숙고하고 정식 멤버로 입사한 후에는 최대한 자율권을 줍니다.
와~~~ 입사하기 너무 빡센 거 아닙니~~ 까?! 하하하. 4년 차 동안 이 채용과정을 해보신 결과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 네. 하하하.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저희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까다로운 이 과정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의 팀워크를 형성하는데도 그렇고, 업무 특성상으로도 정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리얼워크의 업이 한 명 한 명이 정말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업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컨설팅 업의 특성상 빨리 성장할 수도 없지만 빨리 성장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사업을 위해서 사람을 막 뽑을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채용하는 사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막 뽑은 다음에 리더한테 다 맡기고 품으라고 하는 것은 경영이 잘못된 거라 생각합니다. 채용을 잘못해 놓고 리더에게 다 품어라? 그리 고생하는 건 아니라고 보기에 채용을 잘해야 한다 주의입니다.
저는 리얼워크가 필요한 단계를 단단하게 밟아가며 좋은 회사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제 경영 방식은 정량적인 수치 목표가 없습니다. 그게 의미가 있나 싶기 때문입니다. 리얼워크의 철학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미션 드리븐(Mission Driven)-마음을 담아 일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을 버스에 태워라'는 말이 있듯이 업과 회사가 지향하는 문화에 맞는 채용 방식을 선택했고, 그래서 천천히 성장한 것이 우리 회사한테 플러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한계일 수도 있고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걸음마 단계니까 탄탄하게 인재를 가져가는 방식이 맞다고 봅니다.
좋은 철학이라 생각되어 동경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재의 다양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리얼워크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기를 바라는, 기본 바탕이 선한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그 사람을 다양성과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바탕은 튼튼하고 스타일, 성향, 선호도 등은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해야 할 부분과 다양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 있는 것이죠. 성격, 취미, 관심이 안 맞아? 이건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인정해야 하는 다양성이죠.
선한 사람들의 다양성으로 뭉친 회사. 이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꼭 현실에 오래오래 존재해 주길 응원하는 마음이 커지네요. 더불어 세상에 리얼워크 같은 회사가 이상적인 이상한 회사가 아닌, 현실적인 보통의 회사가 되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 감사합니다. 어려운 도전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50명 100명 이렇게 조직이 커져도 잘 유지가 될지 의지대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도전은 할 수 있는 것이니 바라고 믿으며 노력하고 싶습니다.
향후 리얼워크의 목표와 비전을 밝혀주신다면?
- 지금까지 제가 계속한 말속에서도 저희 홈페이지에서도 발견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비전은 '진짜 문제를 함께 푸는 회사, 잘하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대고객적으로 잘 해내고 싶고, 내부적으로는 정말 건강한 조직이 되어서 '롤모델'이 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서 비전입니다. 하하하하.
2014년 목표는 조직개발 분야에서 기준을 확립하고 싶습니다. '조직개발이 무엇이다'라는 기준과 그 기준에 따른 프랙티스(practice)를 책으로 발간하려고 합니다. 생각, 입장,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리얼워크가 정의하는 조직개발의 기준과 프랙티스를 잘 정리해서 '조직 개발이란 이런 거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년도 마일스톤이 될 것 같은데, 1분기에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님, 제가 검색을 통해 대표님의 SNS 계정과 리얼워크를 처음 알게 되었고, 대표님의 게시물을 보면서 호기심이 생겼고, 리얼워크의 무료 온라인 세미나를 듣게 되었고, 그러다 공개과정까지 참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표님과 토크뷰를 진행했는데요.
짧은 토크뷰 시간만 가진 게 아니라 나름의 경험의 시간을 가지고 든 생각인데, 대표님과 리얼워크가 '일관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지고 있고 표방하며 행동으로 보이는 모습이 '진짜 문제'를 풀어가려고 애쓰고 있다는 생각. 말씀하신 대로 사람인지라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겠으나, 지금처럼 오래 지켜나가 주시길 바라며, 그러실 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듭니다. 가끔씩이라도 이렇게 외부에 리얼워크를 알리시는 일도 해주시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토크뷰에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한 사람으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너무 멋지게만 보이지 않게 해 주세요. 하하하.
하하하. 네. 제가 멋지지 않은 사람을 멋지게 만드는 재주는 없습니다. 마음을 담아 이야기해 주신 만큼 사실적으로다 진~짜 모습이 담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하하하
1장. 사장의 일
기업이 가야 할 미션과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후계자를 육성하며 올바른 기업문화를 만든다.
책, <사장의 일 임원의 일 팀장의 일 팀원의 일> 중에서
책 <사장의 일 임원의 일 팀장의 일 팀원의 일>에서 류랑도 작가는 "사장은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여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돕는 '창조적 동기부여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구성원들이 사장에게 바라는, 사장이 구성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일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정강욱 대표에게서 구성원들을 신뢰로 대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며 일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도우려는 창조적 동기부여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최소한 구성원들이 바라고 사장이 구성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무엇인지 사장의 일을 잘 이해하고 노력하고 계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건 구성원들에게 확인해야 할 사항이겠죠? 하하하.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구성원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마녀가 '최소한'으로 보더라도 구성원을 한 사람으로, 함께 먼 길을 가는 동반자로 본다는 측면에서 보면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일관되게 노력하고 계시다 생각합니다.
간혹 우리네 사장님, 대표님들 중에서 구성원의 성장보다는 비즈니스의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구성원을 사람이 아닌 도구로 여기고, 존중하고 존경하지 않는 태도로 구성원을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는 경우를 듣고 봅니다. 진짜 일을 해야 하는데 집중을 흐트러뜨리고 다른 복잡한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구성원들이 마음을 담아 일하지 않고 가짜 일을 하거나 가짜 일에 절망하는 조직에서 성장과 미래를 보기란 어렵습니다. 조직의 성장은 구성원의 성장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최근 많은 기업들이 구성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내부 마케팅에 힘을 쏟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결정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몫입니다.
모든 직원들이 좋은 리더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리더가 있는 조직이 되려면 가짜 일을 멈추고 진짜 일을 하며 개인의 가치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장님, 대표님들이 조직의 풍토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럴 때가 따로 있으리라 미루어서는 조직이 성장하기 어렵다 봅니다. 지금 구성원들과 존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소통을 시작한다면, 구성원들 역시 그에 걸맞은 훌륭한 역량들을 발휘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그 무엇에서도 제일 중요합니다. AI가 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강욱 대표와 토크뷰를 진행하는 내내 어떤 조직, 어떤 시스템이건 '사람'이 먼저이고, 중심이고 제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담아 그런 조직을 만들고, 그런 조직이 되도록 그들만의 방식으로 고객을 돕고 있는 리얼워크의 이야기를 듣자니, 찬 바람이 불며 '나 이제 겨울이에요'하고 제법 계절이 내색했던 날 오후에도 참 따듯하고 유익했습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더 토크뷰]는 홍보마케터와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홍보마케터, 개발자, 기획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시즌 2]
열한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서울 강남에 외국계 기업 다니는 마케터 전 과장 이야기
열두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1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2
열세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잇프피 마케터의 불편한 마케팅
[더 토크뷰 시즌 1]
첫 번째. 개발자가 마케터를 만났을 때
L [기고]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_이준하 수석
두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어쩌다 마케팅
세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네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4P 사용 종결자
다섯 번째. [더 토크뷰_개발자 편] #개발자에 진심인 편
여섯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B2B에서 보란 듯이 마케터
일곱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여덟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더 잘될 수밖에 없는 마케터
아홉 번째. [더 토크뷰_홍보인 편] 관계력의 여왕
열 번째. [더 토크뷰_기획자 편] 그래도 기획, 결국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