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은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는 사회적 행위입니다. 지난 2003년 꼬리감는원숭이의 불공평 회피 inequity awersion 연구에서 비인간 영장류에서도 공정을 중시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실험을 반복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유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까닭은 공정은 내가 받는 보상과 타인이 받는 보상 크기를 비교했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인데 이 실험에서는 보상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분노하는 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즉, 사회적 비교 과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가치
Music in the Tullerías. Édouard Manet. 1862.
이 연구에서 진화생물학자는 초기 인류가 마주한 선택 압력이 다른 대형 유인원이 마주한 압력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알아야 인간과 침팬지를 결정적으로 가른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집단 내에서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어떻게 타인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지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초기 인류는 혈연 중심의 소규모 집단을 이루며 수렵과 채집을 하는 야영 생활을 하며 발전했다는 견해가 강합니다. 한데 최근 연구는 가족은 물론 멀리 떨어진 친구들 다수와 광범위한 사회관계망을 이루며 살았다는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주로 침팬지를 연구하는 데에서 얻은 시사점이지요. #사회관계망
왜, 침팬지 연구인가 하면 한동안 인류는 침팬지와 공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삶의 모습이 침팬지와 다른 것은 어떤 특정 시기에 침팬지와는 다른 진화 과정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현재 우리 모습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미래까지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인간은 침팬지를 포함한 맹수들을 직접 제압하는 것은 피해가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집단과 집단이 연대하여 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진화에 유리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 깨달음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인간에게는 인지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다루면서 인간은 침팬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고, 연대라는 사회관계망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집단을 존속시킬 수 있었습니다. #인지능력 #정보
이 사회관계망을 만드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평판과 공정이었고, 이는 집단 내 협력을 끌어내는 데도 중요하게 작동한 기제였다는 것입니다. #평판 #공정
평판은 생존에 꼭 필요한 위험한 협력 활동을 함께 하는 데 동료를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정보였고, 공정은 사냥감을 분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회적 행위였습니다.
이 둘의 조합이 환상적이었을 때 집단의 결속력은 강해졌고, 사회관계망은 점점 넓어졌습니다. 반대로 이 둘의 조화가 깨진 집단은 맹수들의 먹잇감이 되는 방식으로 소멸했습니다.
하지만 평판과 공정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꼭 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협력하는 과정에서 이 두 요인은 숱한 오류와 폐해를 낳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것은 퇴보가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붉은콜로부스원숭이를 사냥에 성공한 침팬지는 가까이 앉아 있는 동료 침팬지에게만 먹이를 조금 나눠주는 방식으로 인간 세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인류에게는 시행착오였고 어떻게 하면 더 단단한 사회관계망을 만드는 데 평판과 공정을 쓸 것인지를 생각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입니다. 인지 능력.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날 인류의 이 발전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