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세계로 들어가고 형제를 오가기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14
지난 글에 올린 대로 큰 아이가 푹 빠져있던 종이접기는 금세 동생에게도 전파되었습니다.
아이들 학습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유튜브
큰 애가 보던 유튜브 영상을 무심코 넘겼는데, 아이들의 조작법이나 영상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을 보니 그전에 안 보이던 부분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책에서는 줄 수 없는 굉장히 방대한 소재를 쉽게 접근하도록 다루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책도 많이 읽지만 유튜브를 소비하는 패턴을 책과는 또 달랐습니다. 이런 점들이 눈에 들어오는 데에는 아이들을 인정하고, 아이들 입장에서 영상을 보는 마음가짐이 문고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그런 마음가짐을 갖지 못한 저를 발견합니다.
아기발걸음 학습법은 이렇듯 저 자신의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나도 모르게 큰 아이를 소외시켰다는 마음에 큰 아이의 눈높이에서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내주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침 감기에 걸려 밖에 나가지 못하던 시점이었는데, 아이가 아직은 무리인 300조각 퍼즐을 하자고 들고 왔습니다. 모양이 가장 두드러진 부분만 맞추고 '도와달라'며 고심하는 아이에게 모서리와 '변'부터 맞추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했습니다. 가장자리를 뜻하는 말을 왜 '변'이라고 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은데, 아이가 바둑을 배우는 탓인지 아이가 그 단어를 쓰니까 저 역시 썼으리라 짐작합니다.
바둑판의 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둘째 아이가 한 줄 그리기를 해 보이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저는 그 줄을 '변'과 연결시키는 말들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둘째가 제 말을 받아 '변'을 말합니다. 제가 형과 대화하는 것을 유심히 들은 모양입니다. 반갑고 놀라운 마음에 대꾸를 해주었더니 바둑 책에도 변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어디에 나오냐고 물으니 아이가 자랑스럽게 찾아서 보여줍니다.
큰 애를 따라다니며 깍두기(?)로 배운 바둑인데, 관심은 오히려 둘째가 갖는 듯합니다. 이렇게 아이가 흥미를 갖고 있을 때 개념에 대한 흔적을 기억에 남겨야겠다는 마음에 혹시 아빠랑 사전도 같이 보겠냐고 제안합니다.
사전에서 변 글자를 찾아보기
아이는 아마도 아빠랑 무언가를 하는 일이니 흔쾌히 하겠다고 말한 듯합니다. 제가 국어사전을 펴서 아이에게 뜻을 읽어 주고, 여러 개의 '변' 중에서 해당하는 '변'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글자를 써봅니다. 이제 막 글씨를 배우는 중이라 아이가 흥미를 유지합니다.
흥미를 유지하는 상태인지 제법 응용도 합니다. 아이가 이렇게 말할 때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빠, 바둑 책에도 변이 있네
한자 邊과 변방
가끔 쉬운 한자도 연습시키는 탓에 한자 사전에서 '변'을 찾아보았는데, 아이가 따라 그리기엔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에서 邊이 포함된 단어를 찾았더니 '변방'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변방'을 찾아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