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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오랑 Jan 16. 2024

월세 500/30에 사는 배우

무모한 20대 청년의 독립 스토리

가끔 아주 감동적인 순간들은
단순히 운에 맡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순간들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투자해야 한다.

히스 형제의 책 '순간의 힘' 中



39만 원.

배우가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을 때 계좌에 있던 액수다. 내 전재산이었다. 상당히 적은 돈이다. 적다 못해 한 달을 겨우 버틸 수 있는 금액이었다.


당시 어떤 생각과 정신으로 이 돈만 들고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하기 그지없었다. 당연하게도 이 돈은 2주가 되지 않아 바닥이 났다. 당장 밥 한 끼 먹을 돈도 남지 않았다.


상황이야 어쨌든 난 이렇게 독립했다.(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독립하긴 했다. 하지만 아는 형들이랑 살았고 혼자 온전히 독립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기나긴 자취 생활의 시작이었다.


다행히 운 좋게도 경기도 한 지역에 누군가가 집을 해줘 무료로 거주할 수 있었다. 비록 화장실도 없고 창문도 없으며 씻을 공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작은 방이었지만,


배우가 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여겼다.


참.. 지금 돌아보니 한심하고 무모하기 그지없었다.




서울로 상경할 당시 아무런 계획과 대비책이 없었다. 서울로 무작정 올라가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게 문제였다.


수도권 월세가 얼마인지,

어디에 살아야 하는지,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살아갈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집 구할 보증금조차, 여유자금 또한 모으지 않았으니 말이다.


더 심각한 건 일할 곳도 나만의 일도 전혀 없었다. 그냥 '어찌 되겠지!'라며 대충 넘겼던 것 같다. 아니.. 차마 이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 같다.


오로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만이 내 뇌를 지배했다.



멍청한 이 청년은 그때그때 대처하며 살아가기 바빴다.

이후에 닥칠 생존의 위기를 모른 채 말이다.


참... 무모한 20대 청년이었다.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 다음의 이야기로 꾸며가려 합니다.

배우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법 없다


<목차>


실패한 배우의 이야기


PROLOGUE  

 아니 땐 굴뚝엔 왜 연:기가 나지 않는가?

 실패한 배우 이야기를 (굳이) 왜 들어야 하죠?


S#1. 그랬더라면

 월세 500/30에 사는 배우

   ↳ 독립하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

   ↳ 자취를 꼭 해야 할까?

   ↳ 네? 통장이 압류됐다고요?


 아! 뭐든 배울걸!

   ↳ 지겨운 알바천국

   ↳ 난 왜 배우려고 하지 않았을까?

   ↳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


 주변에서 연예인 하래요

   ↳ 전 끼가 넘쳐흘러요

   ↳ 변호사 3만 명 시대, 배우는?

   ↳ 연기는 타고나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전 전공도 아니고 경력도 없는데 가능할까요?


 예술? 예‘술’?!

   ↳ 뭐? 공연을 못 갔다구?

   ↳ 술 마시고 분장실에서 자기

   ↳ 점점 가빠지는 나의 숨소리


 넌 너만의 기준이 있니?

   ↳ 니 생각 좀 얘기해 봐

   ↳ 나무를 타볼까? 응? 난 물고긴데..?!

   ↳ 뭐? 니가 BMW를 탄다고?


 나는 ‘왜’ 배우가 되어야 하는가?

  ↳ 우리의 소원은 슈퍼스타?

  ↳ 역마살 낀 배우

  ↳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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