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part2-2.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 리뷰
지금에 와서 드는 후회는 그때 내가 서울에 있어서 엄마를 잘 챙겼으면 치매를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때는 늦으리, 후회는 늘 자책을 남기기만 한다. ... 실은 한집에 살아도 웬만한 관심이 없으면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 부모님의 방에 과자 봉지나 재활용 스티로폼 그릇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일단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shlee, <갈팡질팡 치매 동반기> 1. 엄마 안녕~
그때만 해도 어머니가 치매일 것이라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도어락 비밀번호같이 사소한 몇 가지 기억을 잊으신 것 빼고는 전혀 이상이 없으셨거든요. 아니 지금 생각해 보면 차마 치매라는 생각을 하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죽음보다 무섭다는 치매...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comnsee, <치매 어머니와 동행> 3. 2022년 9월 어느날 (2)
엄마가 우리 형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연기하고 있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우리에게 모든 게 몰래카메라였다고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억울하고 안쓰럽고 때로는 버겁기도 하다. 엄마가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 것조차 세상은 허락해주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엄마는 세상과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세상과 이별하기에 그 이별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엄마의 삶이 엄마 것이 아닌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고용환, <엄마는 행복한 치매 환자입니다> 13. 누군가 몰래 카메라였다고 말해준다면 좋겠다
엄마는 요즘 예쁜 것을 참 좋아하신다. ... 철저한 실용주의자 엄마가 변하기 시작한 건 치매 초기였던 때 같다. 어느 해 어버이날 손녀가 사 온 카네이션 화분이 너무나 예쁘다며 좋아하셨다.
우연, <엄마는 치매나라 여행중> 21. 카네이션 단상
다음 미션을 드린다. 걸려 있는 옷을 모두 개켜 장롱에 넣어보시라. 옷 한 장 한 장 야무지게 방밖으로 턴다. 거실에 먼지가 자욱해진다. 침대 위에 방금 턴 스웨터를 펼쳐놓는다. 한참을 보더니 찡그리고 "개키는 걸 모른다"하신다. "괜찮아요. 그럼 내가 알려드릴 게. 이렇게 팔을 안쪽으로 모으고 몸통 부분을 크게 한번 접으면 돼" "알았다"하시며 웃는다. 생애 처음으로 젓가락질 배우는 아이처럼.
아생, <치매엄마의 우당퉁탕 개구진 하루> 7. 유쾌한 일상으로 성큼
폐렴으로 병원에 약 2주간 입원했던 엄마가 퇴원하셨다. ... 퇴원한 엄마는 얼굴살은 빠지고 뱃살은 늘어있었으며, 눈빛은 조금 더 초점이 없었다. 기침과 가래는 조금 나아졌지만 손이 떨리는 건 더 심해져서 젓가락질을 할 때면 음식을 많이 흘리셨다. ... 그렇게 한약을 먹은 지 2주일가량 된 어느 날 식사 중 남편이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 장모님 손을 안 떠시네요?... 신경과에서는 엄마의 손떨림, 머리 떨림은 파킨슨 증상이라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식은땀은 특별히 몸에 이상이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사의 말은 거의 철썩같이 믿는 나는 엄마에게 '의사가 별 수 없다니 불편해도 어쩔 수 없지'라고 말하고 그저 방관하고 있었다. 퇴원 이후 심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며 한의원에 가보자고 했던 남편에게 고마워진 순간이다.
나다움, <엄마의 새 친구 치매와 동행이야기> 11. 정말 한약때문이라고?
문제는 다음날부터 시작됐다. 이제 부지런히 재활치료에 집중해야 하는데 엄마가 움직이는 걸 힘들어하고 결정적으로 자다가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려 한다는 거다. 것도 자주. 수술을 해서 서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꾸 잊는다. 아니 아주 가끔 기억한다. ... 수술 후 섬망증세가 생겼고 매일 보는 의사와 간호사도 인지 못하고, 여기가 어디냐를 수시로 물어보는 엄마는 매일 낯선 곳에 있는 셈이다. 환자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니 잠깐이라도 가족을 자주 보면 좋다고 담당의가 일러준다. 그래서 동생과 매일 간식을 싸들고 갔다. ... 게다가 물을 잘 못 마시니 몸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일주일에 한 번씩 수액을 맞아야 하는데 엄마가 주삿바늘을 직접 빼버리고 난동을 부려대서 입원 막바지에는 매일 병원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아생, <치매엄마의 우당퉁탕 개구진하루> 4. 엄마의 대퇴부 골절 극복기(3)
엄마가 다니는 데이케어 센터는 한 달에 한번 보호자 모임을 한다. ... 엄마에게 여기가 집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하게 된다.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하다보면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고 힘들면 화가 난다. 그러면서 화내는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나만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되면 큰 위로가 된다. 나만 나쁜 게 아니라 도처에 같은 형편의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그래서 이게 그냥 보통 수준의 인간이 하는 행위로구나 하면서 받는 위안이다
shlee, <갈팡질팡 치매 동반기> 11. 같은 말을 반복하는 엄마 대처법
엄마는 당신의 대부분을 잊어버렸지만 나는 엄마를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엄마의 변화를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힘들다, 괴롭다는 고백이 수두룩하지만 글을 쓰는 동안 울고 웃으며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치매를 앓고 계시지만 긍정적이고 명랑한 엄마 모습도 떠올릴 수 있었다.
데이지, <엄마에게 착한 치매가 찾아왔다> 18. 슬프지만은 않게 엄마를 기억하고 싶다
다행히 주간보호센터에서 보호자를 참 많이 배려한다는 점이었다. 운영시간도 생각보다 길었다. 엄마는 저녁 7시 20분쯤 도착했다. 동생이 퇴근하고 아주 잠시 마트에 들러 장을 볼 정도의 시간은 주어졌다. 게다가 토요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주 운영해서 토요일까지 엄마를 보내기로 했다.
고용환, <엄마는 행복한 치매 환자입니다> 13. 누군가 몰래 카메라였다고 말해준다면 좋겠다
저는 불편하신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분에게 인터넷으로 연결할 수 있는 카메라의 설치를 적극 권합니다. 아니, 권하는 것이 아니고 필수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첨단기술 시대에 집에 앉아서 경증 치매 어머니를 보살필 수 있는 것도 큰 복 아니겠습니까?
comnsee, <치매 어머니와 동행> 8. 카메라를 달다
언니를 유독 챙겨주지 않는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가슴 한편에 담아두고 살아온 언니였는데 치매라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엄마에게서 예상치 못했던 말을 들은 거다. "네가 많이 애썼다. 네가 받아 써라" 집에서 양보하는 것이 익숙했던 언니에게 치매인 엄마가 챙겨주는 순간이다. 애정표현에 인색했던 엄마의 밑마음을 알아 버리는 순간이고, 바쁜 엄마 대신 종종거리며 때론 어른처럼 집안 살림을 했던 어린 날의 언니가 엄마의 자식으로 챙김을 받는 순간이다. 엄마는 여전히 때때로 자식들을 감동시킨다
아생, <치매 엄마의 우당퉁탕 개구진 하루> 16. 돌아온 오백만원
엄마의 춤은 한 참 동안 이어졌다.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두 아들에게 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 ... 모든 것이 최악으로 변하는 이 시간에도 엄마는 우리 형제에 대한 사랑을 담아 표현해 준다. 때로는 마트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날은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기도 하고, 가끔은 싫어도 우리를 위해 조용히 이별을 해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용환, <엄마는 행복한 치매 환자입니다> 11.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아들이랑 죽는 날까지 살자
내가 엄마의 손길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던 그때, 온 정성을 다해 힘든 것도 모르고 나를 보살피고 돌봤던 엄마의 역할이 내게 돌아왔다. 나는 자신이 없다. 엄마처럼, 엄마를 돌볼 자신이 없다. ...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가 병에 걸렸나 보다고. 엄마가 엄마를 희생해서 나를 더 나은 엄마로 만들어주려고 치매라는 악독한 친구를 사귄 것이라고. 여전히 나는 엄마의 희생을 딛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았다. ... 여전히 걱정과 속상함을 짜증과 화로 표현할 줄 밖에 모른다. 그렇지만, 노력해 보련다. 엄마의 엄마가 되기 위해.
나다움, <엄마의 새 친구 치매와 동행이야기> 9. 엄마라는 딸이 생겼다
<레퍼런스>
1. 고용환. (2023.10.21) "11.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아들이랑 죽는 날까지 살자. 50대 중증치매 진단을 받은 엄마와 두 아들 이야기".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yhjade/463
2. 고용환. (2023.10.21) "13. 누군가 몰래 카메라였다고 말해 준다면 좋겠다. 50대 중증치매 진단을 받은 엄마와 두 아들 이야기".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yhjade/465
3. 나다움. (2023.12.28) "엄마라는 딸이 생겼다. 엄마의 엄마..되기".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gaulim/13
4. 나다움. (2024.02.04) "정말 한약때문이라고? 50만원짜리 한약의 영향".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gaulim/17
5. 데이지. (2022.10.23) "슬프지만은 않게 엄마를 기억하고 싶다. 치유의 글쓰기".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littlehouse/60
6. 아생. (2023.09.03) "치매 엄마의 우당퉁탕 유쾌하고 개구진 하루[4]. 치매 환자도 가족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엄마의 대퇴부 골절 극복기(3)".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a8a9320cba7745a/7
7. 아생. (2023.09.03) "치매 엄마의 우당퉁탕 유쾌하고 개구진 하루 [7]. 치매 환자도 가족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유쾌한 일상으로 성큼".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a8a9320cba7745a/11
8. 아생. (2023.09.17) "치매 엄마의 우당퉁탕 유쾌하고 개구진 하루 [16]. 돌아온 오백만 원".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a8a9320cba7745a/20
9. 우연. (2016.05.08) "카네이션 단상. 어버이날 치매 엄마는".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ruby50281t5b/37
10. comnsee. (2023.09.25) "치매 어머니와 동행 3. 2022년 9월 어느날 (2)".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mind21/119
11. comnsee. (2023.10.05) "치매어머니와 동행 8. 카메라를 달다".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mind21/124
12. shlee. (2024.04.25) "갈팡질팡 치매 동반기 1. 엄마 안녕~".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shleeenter/7
13. shlee. (2024.06.09) "갈팡질팡 치매 동반기. 11. 같은말을 반복하는 엄마 대처법".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shleeenter/8